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지난해 4분기 생활필수품 가격조사 결과 대부분의 품목에서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가격이 하락한 품목도 있었지만 소비자 체감이 가능한 수준은 분유 외에 없었다. /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지난해 4분기 생활필수품 가격조사 결과 대부분의 품목에서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가격이 하락한 품목도 있었지만 소비자 체감이 가능한 수준은 분유 외에 없었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지난해 4분기 대부분의 생활필수품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품목은 전년동기대비 평균 12.1%의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원부재료 가격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가운데 제품가격은 여전히 높은 가격상승률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이하 협의회)는 매월 셋째 주 서울시 25개 구와 경기도 10개 행정구역의 420개 유통업체에서 생활필수품과 공산품 가격조사(39개 품목‧82개 제품)를 실시하고 이를 통해 물가상승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협의회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생활필수품 가격조사 결과, 2021년 4분기 대비 35개 품목의 가격이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한 35개 품목의 평균 가격상승률은 12.1%였다.

협의회에 따르면 그중 가격상승률이 높은 5개 품목은 △밀가루(38.3%) △식용유(31.5%) △마요네즈(19.5%) △참치(16.4%) △참기름(16.1%)이었다. 이들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24.3%로 나타났다. 상승률이 가장 높은 밀가루(1kg 기준)는 전년동기대비 평균 가격이 1,527원에서 2,113원으로 586원 상승했다.

가격상승률 하위 5개 품목은 △생수(0.4%) △오렌지쥬스(2.2%) △샴푸(4.0%) △맥주(4.8%) △우유(5.0%) 순으로 나타났다.

협의회 조사 결과, 밀가루와 식용유는 지난해 각 분기별 가격상승률이 높은 품목으로 꼽혔다. 특히 지난해 3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밀가루 42.7%, 식용유 32.8% 상승해 그 폭이 매우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이에 비해서 4분기 상승률은 다소 낮아졌지만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은 것으로 보여 올해 기초 식재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물가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풀이된다.

82개 세부 제품 중에서는 주 원재료가 콩과 밀인 제품이 가격상승률 상위 10개 제품 대부분을 차지했다. 곰표 밀가루 중력분(다목적용)이 40.9%로 가장 많이 올랐고 △콩 100% 식용유(오뚜기)가 39.3% △백설 밀가루 중력분(다목적용)(CJ제일제당)이 35.9% 등으로 뒤따랐다. 한편 참치캔과 마요네즈의 제품 가격 상승도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대비 4분기의 가격변동을 살펴보면 39개 품목 중 34개 품목이 상승했고 5개 품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한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4.1%다.

상승률 상위 5개 품목은 △고추장(13.9%) △쌈장(12.7%) △마요네즈(11.2%) △과자(파이)(10.2%) △케찹(10.1%)으로 조사됐다. 반면 가격하락률이 높은 품목은 △분유(-3.1%) △즉석밥(-0.2%) △생수(-0.2%) △달걀(-0.1%) △소주(-0.1%)였으나,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가격 하락 품목은 분유 하나일 것이라고 협의회는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135.0포인트) 대비 1.9% 하락한 132.5포인트를 기록하며 9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또한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에 영향을 주는 밀가루‧식용유‧과자류 등의 주 원재료인 밀과 식물성 유지류 등의 가격 하락세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협의회는 이에 대해 주 원재료가의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제품 가격을 올렸다는 기업들의 근거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올해 시작에 맞춰 많은 기업이 가격인상을 발표했다는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협의회는 이날 “고객지향적 기업 입장에서 고물가 시기에 소비자와 상생하기 위한 경영 결정인지 다시 한 번 검토하기를 바란다”며 “원재료가의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경우 기업들은 지난 1년 동안 높은 수준으로 인상한 가격을 재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기업들의 합리적 가격 책정을 기대하며 협의회는 생활필수품 및 소비자물가 감시 및 모니터링 활동은 올해에도 적극적으로 진행해 소비자권익증진을 위해 보다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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