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국내 대표 콘텐츠 기업인 CJ ENM의 최근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1년간 주가가 부진을 거듭하다가 작년 말에 접어들면서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와 대표 교체 후 사업 효율화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 한한령 해제·사업 효율화 기대감↑

20일 코스닥 시장에서 CJ ENM는 10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CJ ENM는 18일부터 19일까지 2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장을 마친 후 이날은 전 거래일과 동일한 주가에 장을 마쳤다.

CJ ENM는 국내 대표적인 컨텐츠 기업으로 미디어사업, 커머스사업, 영화사업, 음악사업 등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CJ ENM 주가는 2021년 10월 29일 장중 한때 19만1,600원까지 치솟으며 고점을 찍은 후 지난해부터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지난해 11월 4일엔 장중 한때 7만1,600원까지 내라며 저점을 찍기도 했다. 

지난해 주식거래 침체 기조 속에서 실적 부진이 두드러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 ENM는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672억원) 대비 51% 감소한 1,308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은 -790억원으로 전년 동기(2,086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특히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71% 하락한 255억원을 기록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CJ ENM의 3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평균 전망치)인 513억원를 크게 하회했다. 주력인 미디어 부문이 영업손실을 낸 데다 커머스, 영화 사업도 신통치 못했던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런데 작년 12월 중순 이후로 주가는 꿈틀거리며 조금씩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우선 중국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중국의 영상스트리밍(OTT) 플랫폼에서 한국 드라마를 방영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 이러한 기대감을 키웠다. 

중국은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이유로 2017년부터 한한령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다. 한국 콘텐츠에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문을 걸어 잠궜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중국 내에서 변화의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CJ ENM이 대표이사 교체를 계기로 사업 효율화를 통해 실적 개선을 꾀할 것이라는 기대도 투자심리를 소폭 살린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CJ그룹은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해 CJ ENM 대표이사에 구창근 CJ올리브영 대표를 발탁했다. 구창근 대표는 사업 효율화에 뛰어난 성과를 보여 온 인사로 통한다.

증권가에선 대표이사 교체를 계기로 CJ ENM이 턴어라운드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하나증권은 18일 이를 반영해 CJ ENM에 대해 목표주가를 기존 10만원에서 12만원으로 올렸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대표이사 교체에 따라 강도 높은 사업 및 인력 구조조정이 올해 안에 발생할 것”이라며 “매출보다는 이익의 성장을 중시하는 전략이 CJ ENM에게 필요한 상황이기에 기대감이 높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구창근 대표의 과거 올리브영과 푸드빌의 대표이사 재임 시절의 전략을 보면 첫해 적자 사업부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마무리 한 후 분할·매각·상장 등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졌다”며 “최근 CJ ENM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음악·드라마·TV 등 성장 잠재력 높은 사업들의 부진이 아닌, 신규 투자를 시작한 티빙·피프스 시즌이 3분기 누적으로 1,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 대표가 적자 사업부를 축소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사업부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 상당한 실적 잠재력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CJ ENM의 실적 부진이 주가에 상당히 반영된 상황에서 넷마블이 지난 3개월 간 저점 대비 38% 상승하면서 발생한 지분가치 상승 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조정했다. 

과연 CJ ENM이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해 주가 반등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