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2년 만에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가격을 인하했다. 사진은 테슬라 모델Y. / 테슬라
테슬라가 2년 만에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가격을 인하했다. 사진은 테슬라 모델Y. / 테슬라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테슬라가 자사 전기차 가격을 인하하면서 자동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여기에 캐딜락에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모델 리릭의 가격을 소폭 하향 조정했다. 이런 움직임은 자동차 업계 전반에서 전기차 가격을 내릴 여력이 충분하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향후 다수의 전기차 가격이 조정될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 2년 만에 가격 내린 테슬라… “모델Y도 보조금 받는다”

먼저 테슬라는 최근 국내 시장에서 자사 전기차 가격을 2년 만에 인하했다.

테슬라코리아에 따르면 모델3 후륜구동(RWD) 및 사륜구동(AWD) 모델 모두 가격을 600만원 인하해 각각 국내 판매가격이 6,434만원, 8,817만5,000원으로 조정됐다. 모델Y는 롱레인지가 1,165만원 인하된 8,499만9,000원, 모델Y 퍼포먼스는 1,000만원 인하된 9,473만1,000원에 판매 중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재고 모델을 처분하기 위해 모델3를 600만원, 모델Y를 최대 1,000만원 할인한 바 있는데, 올해 들어서는 지난해 연말 재고 할인 폭 만큼 판매가격을 아예 낮췄다.

이번 가격 조정으로 가장 눈길을 끄는 모델은 테슬라 모델Y 롱레인지다.

테슬라 모델Y는 지난 2021년 2월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당시 국내 판매가격은 △롱레인지 6,999만원 △퍼포먼스 7,999만원이었지만 테슬라는 하루가 멀게 가격을 인상했다. 결국 지난해 6월 기준 테슬라 모델Y 가격은 롱레인지가 9,485만9,000원, 퍼포먼스가 1억196만1,000원에 달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전기차 보조금 50% 지급 상한선인 8,500만원도 넘어서면서 소비자들은 눈을 돌렸고 지난해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18.5% 감소한 7,248대에 그쳤다.

그런데 이번 가격 인하로 테슬라 모델Y 롱레인지는 재차 보조금 지급 대열에 합류했다. 국고보조금은 315만원이며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합치면 지역에 따라 최대 405만∼675만원의 보조금 적용이 가능하다. 테슬라의 판매량이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는 대목이다.

캐딜락이 미국 시장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리릭의 기본 트림 ‘테크’를 추가하고 기본 판매 가격을 최대 약 4,000달러 인하해 눈길을 끈다. 캐딜락 리릭은 올해 하반기 국내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사진은 캐딜락 리릭. / 캐딜락
캐딜락이 미국 시장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리릭의 기본 트림 ‘테크’를 추가하고 기본 판매 가격을 최대 약 4,000달러 인하해 눈길을 끈다. 캐딜락 리릭은 올해 하반기 국내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사진은 캐딜락 리릭. / 캐딜락

◇ 캐딜락, 전기차 리릭 진입 장벽 낮춰… 4,000달러 저렴한 ‘테크’ 트림 추가

테슬라에 이어 캐딜락도 최근 자사 전기차 모델 리릭의 기본 트림을 새롭게 추가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기본 판매 가격을 인하했다. 캐딜락 리릭은 브랜드의 첫 전기차 모델이면서 올해 하반기 국내 출시가 예정돼 있다.

캐딜락은 지난해 5월 2023년형 리릭을 미국 시장에 출시하면서 권장 소비자가격(MSRP)을 △후륜구동 모델 6만2,990달러(약 7,760만원) △사륜구동 모델 6만4,990달러(약 8,000만원) 등으로 확정했다. 이 가격은 배송 운임(DFC)이 포함된 가격이다. 고가의 모델임에도 국내 일부 소비자들은 캐딜락 리릭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이러한 가운데 캐딜락은 최근 2024년형 연식 변경 모델을 공개하면서 가장 기본 트림인 ‘테크’를 새롭게 추가하고 전반적으로 가격을 하향 조정했다.

미국 현지 매체 지엠오토리티의 24일자 보도에 따르면 캐딜락은 리릭 테크 후륜구동 모델의 권장 소비자가격을 5만7,195‬달러(약 7,058만원)로 책정했다. 여기에 목적지까지 배송 운임 1,395달러(약 172만원)을 포함하면 5만8,590달러(약 7,230만원)이다. 기존에 가장 저렴했던 모델과 옵션 부분에서 약간의 차이가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결과적으로 최소 구매 가능 가격은 4,400달러(약 530만원) 인하돼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 여기에 리릭 럭셔리 트림 후륜구동 모델 가격은 6만2,690달러(약 7,735만원)로 300달러 낮아졌다.

캐딜락 리릭의 가격 인하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더 크게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캐딜락 측에서는 이러한 가격 인하에 대해 ‘차량 옵션 조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럼에도 캐딜락 리릭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차선 유지 보조 기능(LKAS)·자동주차보조·후방충돌경고 등 안전 및 편의 사양으로 불리는 옵션이 기본으로 탑재되며, 모터의 성능이나 배터리 용량도 변동이 없다. 옵션 조정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만보다는 가격 인하로 인한 긍정적인 반응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자동차 업계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전기차=고가’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일부 미국 자동차 브랜드가 전기차 가격을 인하하고 나선 점은 이러한 인식을 깨고 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런 만큼 향후 국내 자동차 브랜드나 독일 등 유럽 자동차 브랜드에서도 전기차 가격을 조정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테슬라와 캐딜락의 전기차 가격 인하로 올해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테슬라 모델Y 롱레인지의 경우 국내 판매 가격이 8,499만9,000원으로 책정됐는데, 이는 국내 전기차 보조금 50% 지급 상한선인 ‘8,500만원 미만’을 의식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으로 ‘꼼수’ 논란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근거자료 및 출처
캐딜락 리릭, 미국 시장 판매 가격 인하 현지 매체 보도
2023. 01. 24 지엠오토리티(gmauthor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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