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은 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4.25~4.5%에서 4.50~4.75%로 0.25%p 인상했다. 사진은 이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 AP·뉴시스
미 연준은 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4.25~4.5%에서 4.50~4.75%로 0.25%p 인상했다. 사진은 이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 AP·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했다. 연준은 새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p(퍼센트포인트)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밟았다.  

◇ ‘물가 상승 둔화’ 언급한 파월

미 연준은 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4.25~4.5%에서 4.50~4.75%로 0.25%p 인상했다.

연준은 지난해 6월부터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 단행을 통해 강력한 긴축 통화정책을 펼쳐오다 작년 말부터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돌입했다. 지난해 12월 FOMC 회의에선 기준금리를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바 있다. 새해 첫 FOMC 회의에선 금리인상폭을 0.25%p로 더 낮췄다. 

이날 연준은 성명을 통해 “최근 소비와 생산의 완만한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며 “최근 몇 달 동안 일자리 증가는 활발했고 실업률은 여전히 낮았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수준이라고 봤다. 

연준은 적정 물가상승률 목표를 2%로 삼고 있다. 연준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한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고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즉, 물가상승률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말이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이러한 의지를 강조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최근 3개월 물가지표에서 물가 상승률이 둔화세를 보인 것에 대해 “고무적인 전개”라고 평가하면서 아직은 안심할 때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인 하향 곡선이라고 확신하려면 상당히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며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현 방향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긴축 발언에도 시장에선 연준의 매파적(긴축) 색채가 옅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보고서를 통해 “연준은 여전히 매파적인 스탠스를 견지했지만 말(매파)과는 다른 행동(인상폭 조절)과 새로울 것이 별로 없는 기자회견 내용 등을 고려하면 매파적 색채가 조금은 옅어진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FOCM 성명에서 물가상승률 둔화 표현이 등장한 점을 주목했다. 최 연구원은 “FOMC 이전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ongoing increases(지속적인 금리인상)’라는 문구는 그대로 유지해 향후 추가적인 인상(2회 이상)을 시사했으나 인플레이션이 다소 완화됐다는 문구를 추가하면서 처음으로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 파월 “금리 인상 논의 시기상조” 발언에도 시장 기대감↑

시장에선 연준이 3월 추가 인상을 단행한 후 5월께는 동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올해 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으나 연준은 금리 인하 결정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파월 의장은 처음으로 디스인플레이션 단계에 진입했음을 인정했다”며 “최근까지 연준 구성원들이 주장하던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이 아닌 ‘적절히’ 제약적인 수준을 언급한 점도 강경 일변도 정책의 종료를 시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기준금리 ‘인상’도 긴축이지만 ‘높은’ 금리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도 엄연한 긴축”이라고 평가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멈추더라도 당분간 높은 금리가 유지되는 긴축 정책은 유지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로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도 진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지난해 유례없이 가파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했던 연준이 통상적 금리 인상 폭으로 속도를 조절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시장은 이번 FOMC 결과로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된 것으로 해석한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수출부진 지속 등 실물부문의 어려움이 확대되는 가운데 물가도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한시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 등 금리 경로에 대한 연준과 시장과의 인식차가 당분간 지속될 경우 향후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면밀한 시장 모니터링 및 정교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봤다.  
 

근거자료 및 출처
Federal Reserve issues FOMC statement
2023. 02. 01(현지시각) 연방준비제도
2월 FOMC: 힘 빠진 Hike Boy
2023. 02. 02 한국투자증권
[FOMC Review] 높은 기준금리의 유지도 엄연한 긴축
2023. 02. 02 한화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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