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7세대 제타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국내 시장에 판매되는 수입 준중형 세단 중 가성비 모델로 손꼽힌다. / 제갈민 기자
폭스바겐 7세대 제타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국내 시장에 판매되는 수입 준중형 세단 중 가성비 모델로 손꼽힌다. / 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에 진출한 수입차 브랜드는 20개가 넘지만 이들이 판매하는 차종 중 ‘수입 준중형 세단’은 선택지가 단 5종으로 상당히 제한적이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수입 준중형 세단으로는 △폭스바겐 제타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AMG A클래스 △아우디 A3·S3에 불과하다.

이 중 폭스바겐 제타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갖춘 수입 준중형 세단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11월에는 7세대 제타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상품성이 개선됐음에도 가격 인상은 최소화해 ‘수입차 대중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신형 제타는 차체 크기부터 엔진 사이즈까지 전부 조금씩 키워 실내 공간과 출력, 연료효율성 등 여러 부분에서 상품성을 강화했다. 준중형 세단임이도 준수한 실내 공간을 확보하고 다양한 편의기능을 탑재한 점이 특징이며, 주행 성능도 무난하다. 폭스바겐은 이러한 제타를 통해 유럽 세단의 스탠다드(기준)를 제시하려는 것처럼 느껴진다.

7세대 제타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차체 길이는 독일 3사 중형 세단보다 길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 제갈민 기자
7세대 제타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차체 길이는 독일 3사 중형 세단보다 길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 제갈민 기자

◇ 7세대 제타 F/L, 독3사 중형 세단보다 길어… 실내 공간도 무난

7세대 제타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외관에서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지만 인상이 달라졌다. 전면부 라디에이터그릴의 하단 각진 부분을 조금 둥글게 깎았으며, 라디에이터그릴 디자인도 간결하게 디자인해 인상이 부드러워졌다. 여기에 전면부 하단 안개등 디자인도 면발광 램프로 변경했다. 이 외에 외관에서는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외관에서 디자인 외에 달라진 점으로는 이전 모델 대비 차체가 더 커진 점이다. 덕분에 보다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한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신형 제타의 제원 상 외관 크기는 △전장(길이) 4,740㎜ △전폭(너비) 1,800㎜ △전고(높이) 1,465㎜ △휠베이스(축간거리) 2,686㎜ 등이다. 길이만 놓고 보면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아우디 등 브랜드의 중형 세단 모델과 비슷하거나 길다.

중형 세단과 차이를 보이는 점은 앞뒤 바퀴 사이 거리인 휠베이스로, 중형 세단은 대체로 2,800㎜ 내외 수준이다. 제타의 경우 휠베이스가 2,686㎜로 약간 짧아 실내 공간이 중형 세단만큼 넓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부족하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준중형 세단이라는 차급을 감안하면 오히려 넉넉한 편으로 느껴진다.

7세대 제타 실내 수납공간은 무난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정도다. 다만 컵홀더 위치가 기어노브 바로 뒷편에 자리해 기어 조작 시 컵홀더에 음료를 보관 중이라면 약간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 제갈민 기자
7세대 제타 실내 수납공간은 무난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정도다. 다만 컵홀더 위치가 기어노브 바로 뒷편에 자리해 기어 조작 시 컵홀더에 음료를 보관 중이라면 약간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 제갈민 기자

먼저 1열 시트에 앉으면 시트가 푹신한 편이라 단단한 시트가 불편한 소비자들에게 적합해 보인다. 1열에서 수납공간은 무난하다. 기본적으로 운전석과 동승석 도어 포켓과 동승석 대시보드 하단의 글러브박스, 센터페시아 하단의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 겸 수납공간, 기어노브 뒤로 2구의 컵홀더, 그리고 1열 중앙의 콘솔박스로 구성돼 있다.

보통 실내 공간을 가늠할 때 2열에 탑승한 승객의 무릎과 1열 좌석 간 여유 공간(레그룸)을 평가하는데, 1열 시트를 운전자 중심으로 조작한 후 2열에 탑승하면 무릎 앞으로 주먹이 2개 정도는 무난하게 들어갈 정도다. 제타의 루프라인 형상은 쿠페형 스타일이 아니라 2열 헤드룸 공간도 여유롭다.

다만 2열 중앙의 센터터널이 높게 솟아있어 약간의 불편함이 있지만 4인 탑승 시에는 무난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7세대 제타 2열 공간은 준중형 세단임을 감안하면 넓은 편에 속한다. 2열 시트 등받이는 트렁크 내부 레버를 당겨 6:4로 접을 수 있다. 다만 2열 중앙에 송풍구가 없다는 점은 단점이다. / 제갈민 기자
7세대 제타 2열 공간은 준중형 세단임을 감안하면 넓은 편에 속한다. 2열 시트 등받이는 트렁크 내부 레버를 당겨 6:4로 접을 수 있다. 다만 2열 중앙에 송풍구가 없다는 점은 단점이다. / 제갈민 기자

◇ 각종 편의기능 다수 탑재, 가성비 강조… 일부 원가절감 부분은 아쉬워

신형 제타에는 다양한 편의장비가 기본으로 탑재되는 것이 많다. 우선 차량과 스마트폰을 연결해 내비게이션을 이용할 수 있는 무선 앱 커넥트 기능을 지원해 안드로이드오토와 애플카플레이 이용이 편리하며,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도 지원한다.

또한 주행 간 쾌적함을 더해주는 열선 및 통풍시트 기능을 1열에 탑재했다. 독특한 점은 열선 기능과 통풍 기능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은 열선과 통풍 기능 중 한 가지만 골라서 사용을 할 수 있도록 설정돼 있다. 1열 운전석은 전동으로 시트를 조절할 수 있는 파워시트를 적용했으며, 메모리 시트 기능도 탑재해 편의성을 높였다. 동승석 조작은 시트 하단과 측면에 설치된 레버를 조작해 수동으로 조절할 수 있다.

열거한 옵션들에 대해 누군가는 가장 기본적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지만 일부 수입차 브랜드의 경우 7,000만원 이상, 1억원에 육박하는 차량들도 여전히 무선 앱 커넥트 기능과 통풍 시트, 메모리 시트 등 기능을 지원하지 않기도 해 폭스바겐 측의 옵션 구성이 더 부각된다.

7세대 제타는 운전자 보조기능이 다양하게 탑재돼 있다. / 제갈민 기자
7세대 제타는 운전자 보조기능이 다양하게 탑재돼 있다. / 제갈민 기자

여기에 운전자의 주행을 보조하는 ‘트래블 어시스트’ 기능을 이번 페이스리프트 모델부터 탑재했다. 트래블 어시스트는 선행 차량과 차간 거리를 유지하면서 주행 속도를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에 차선을 인식해 차로 이탈을 방지하고 조향을 보조하는 레인 어시스트를 포함하는 폭스바겐의 운전자보조기능이다.

트래블 어시스트를 작동하면 주행을 하다 선행 차량이 속도를 줄여 정차하는 경우 완전 정차까지 자동으로 지원하고 자동 브레이크(오토홀드) 기능까지 작동한다. 재출발 시에는 가속페달을 한 번 밟아주면 최초에 설정했던 속도만큼 서서히 재가속을 한다. 단, ACC 또는 트래블 어시스트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오토홀드 기능이 활성화 되지 않아 신호 대기 등 정차 시 브레이크 페달을 계속 밟고 있어야 한다. 대신 공회전을 최소화하기 위한 ISG(아이들 스톱 앤 고) 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3,000만원대 수입차에서 이만한 옵션을 갖춘 차량은 찾아보기 힘들다. 수입차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폭스바겐코리아의 슬로건이 잘 녹아든 차량이 제타라는 생각이 든다.

7세대 제타는 사소한 부분에서 원가절감을 해 약간의 불편함이 존재한다. / 제갈민 기자
7세대 제타는 사소한 부분에서 원가절감을 해 약간의 불편함이 존재한다. / 제갈민 기자

그러나 일부분에서 원가절감을 한 점은 상당히 아쉽다.

제타의 사이드미러는 수동으로 접고 펴야 한다. 차에서 내려 차문을 잠그더라도 사이드미러는 접히지 않는다. 약간 번거로운 점이다. 이 외에 옵션 구성에서는 크게 지적할만한 사항이 없다.

실내에서 불편한 점으로는 2열 탑승객들을 위한 송풍구가 없다는 점이다. 요즘 나오는 차량들을 살펴보면 보통은 1열 사이 콘솔박스 후면부에 송풍구가 설치돼 있는데, 제타의 이러한 점은 아쉬운 점이다. 그나마 2열 시트 열선 기능은 지원한다.

이 외에 운전석 사이드미러 화각이 좁은 점은 운전자 입장에서 상당히 불편한 점으로 느껴졌다. 동승석 측 사이드미러는 광각거울이 탑재돼 보다 넓은 후측방 확인이 가능하다. 대신 후측방 차량과 거리가 멀게 느껴져 거울 하단에 ‘차량이 거울에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반면 운전석 사이드미러는 광각거울이 아닌 일반 거울을 장착해 운전석 후측방 시야가 좁아 약간 불편하다.

7세대 제타 계기판. 도심 주행 간 연비는 12㎞/ℓ 내외 수준을 꾸준히 유지했다. / 제갈민 기자
7세대 제타 계기판. 도심 주행 간 연비는 12㎞/ℓ 내외 수준을 꾸준히 유지했다. / 제갈민 기자

주행 성능은 무난하다. 새롭게 탑재된 엔진은 1.5ℓ TSI 가솔린 엔진으로 이전 모델 1.4ℓ TSI 엔진 대비 출력과 연비가 소폭 개선됐다. 주행 간 순간 가속이나 항속 주행 간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 소음이나 풍절음·노면소음 등도 불편하지 않았으며, 출력 부족도 느껴지지도 않았다.

도심 주행 간 평균 연비는 12㎞/ℓ 내외 수준을 기록했다. 일부 시승기를 살펴보면 고속 주행에서는 최대 20㎞/ℓ 내외의 연비를 기록하기도 해 고유가 시대에 유류비 부담을 덜 수 있는 모델로 평가된다. 배기량도 1,500㏄로 연간 자동차세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에 속한다.

한편, 현재로서는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3,000만원대 수입 준중형 세단 모델은 제타가 유일하다. 사실상 폭스바겐 제타를 견제할 만한 경쟁자가 없는 셈이다. 폭스바겐코리아의 프로모션을 잘 이용한다면 2,000만원대 후반 또는 3,000만원대 초반에 구매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성비 수입차라는 타이틀을 내세울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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