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CAP 평가서 볼보 XC40 리차지 ‘3등급’, 폴스타2 ‘4등급’
일부 수입차 ‘스피드리미터’ 미적용 및 어린이보호구역 표지판 인식 불가
차로유지평가, 유로NCAP 직선주로만 진행… 국내는 굽은 도로까지 평가

폴스타2와 볼보 XC40 리자치 모델이 국내 자동차 안전도평가에서 종합 점수는 1등급에 부합하지만 사고예방안전성 부분의 점수가 최소 기준치인 70%에 미달되는 점수 과락으로 최종 등급은 가장 낮은 등급이 매겨진 사고예방안전성 등급으로 확정됐다. / 자동차 안전도평가(KNCAP) 홈페이지 갈무리
폴스타2와 볼보 XC40 리자치 모델이 국내 자동차 안전도평가에서 종합 점수는 1등급에 부합하지만 사고예방안전성 부분의 점수가 최소 기준치인 70%에 미달되는 점수 과락으로 최종 등급은 가장 낮은 등급이 매겨진 사고예방안전성 등급으로 확정됐다. / 자동차 안전도평가(KNCAP)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한국형 자동차안전도평가 ‘KNCAP’에서 일부 수입차 모델이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을 받았다. 특히 해외에서 진행된 자동차안전도평가에서는 최고등급을 받은 모델이 국내 평가에서는 3·4등급을 받았는데, 원인은 국내와 해외의 ‘사고예방안전성’ 평가 기준과 등급 책정 방식이 일부 상이하기 때문으로 알려진다.

국토교통부 산하 TS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는 지난 1월 31일 2022년 KNCAP 대상 7개 차종에 대해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KNCAP 평가에서 국산차인 기아 니로EV, 현대 아이오닉6, 제네시스 GV70은 모두 종합 1등급을 획득한 반면 수입차 BMW X3는 종합 2등급, 볼보 XC40 리차지와 폴스타 폴스타2는 각각 종합 3등급·4등급으로 확정됐다.

주목되는 부분은 볼보 XC40 리차지와 폴스타2 모델의 등급이다. 두 차종은 유로 NCAP 및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HLDI)에서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입증 받았지만 국내 평가에서는 3·4등급을 받았다.

두 차종 모두 사고 발생 시 탑승자 부상 정도를 측정하는 ‘충돌안전성’과 보행자 충격 시 안전성을 평가하는 ‘외부통행자안전성’ 평가에서는 1∼2등급에 준하는 점수를 획득했다.

먼저 폴스타2는 충돌안전성(60점) 1등급(56.704점, 94.5%), 외부통행자안전성(20점) 1등급(18.533점, 92.7%)을 획득했다. 볼보 XC40 리차지는 충돌안전성 2등급(55.665점, 92.8%), 외부통행자안전성 2등급(16.851점, 84.3%) 2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두 차종 모두 ‘사고예방안전성(20점)’ 부문에서는 △폴스타2 4등급(9.19점, 46%) △볼보 XC40 리차지 3등급(11.2점, 56%)으로 나타났다.

두 모델은 KNCAP 사고예방안전성 테스트에서 공통적으로 △조절형 최고속도제한장치 안전성 △지능형 최고속도제한장치 안전성 △긴급조향기능 ‘0점’을 받았다. 또 차로유지보조장치(LKAS) 안전성 평가는 폴스타2가 1점, 볼보 XC40 리차지는 0점이 매겨졌다.

조절형 최고속도제한장치란 차량에 탑재되는 기능 중 ‘스피드 리미터’로 불리는 최고속도를 강제로 제한하는 기능이다. 예시로 고속도로 주행 간 스피드 리미터를 활성화하고 100㎞/h의 속도를 입력하면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지그시 꾹 밟더라도 설정된 차량의 주행 속도는 설정 최고속도를 넘어서지 않는다. 스피드 리미터 기능은 차량 속도를 일정 수준으로 설정하고 주행하는 크루즈컨트롤 기능과 유사하지만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이 기능이 폴스타2와 볼보 XC40 리차지에는 탑재되지 않아 해당 평가에서 점수가 부여되지 않았다.

지능형 최고속도제한장치는 국내 속도제한 표지판을 인식해 차량이 속도를 스스로 조절하는 기능이다. 폴스타와 볼보의 경우 국내 어린이보호구역의 속도제한 표지판을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KNCAP 평가 결과 나타났다. / 뉴시스
지능형 최고속도제한장치는 국내 속도제한 표지판을 인식해 차량이 속도를 스스로 조절하는 기능이다. 폴스타와 볼보의 경우 국내 어린이보호구역의 속도제한 표지판을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KNCAP 평가 결과 나타났다. / 뉴시스

지능형 최고속도제한장치(Intelligent Speed ​​Assist, ISA)는 차량에 탑재된 카메라 또는 GPS 기반 내비게이션 장치가 스스로 어린이보호구역 또는 도심지의 제한속도 표지판(30㎞/h 또는 60㎞/h) 등을 인식해 속도를 제한하는 기능이다. 볼보와 폴스타 차량은 해당 기능을 지원하지만 일부 국내 속도제한 표지판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0점을 부여했다는 게 TS한국교통안전공단 측의 설명이다.

또한 저조한 점수를 받은 차로유지보조장치(LKAS)는 주행 간 좌우의 차선을 인식해 차로를 이탈하지 않도록 돕는 운전자보조기능이다.

TS한국교통안전공단 측에 따르면 △비상자동제동장치(고속·시가지모드) △차로유지보조장치 △사각지대감시장치 △후측방접근경고장치 등을 포함한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기능을 평가하는 사고예방안전성 테스트는 국내와 유럽의 평가 기준이 약간 상이하다.

유럽에서 진행하는 자동차안전도평가인 유로 NCAP에서는 차로유지보조장치를 평가할 때 직선 주로에서만 기능 작동 및 민감도를 평가하지만, 국내의 KNCAP은 곧게 뻗은 직선 주로와 함께 곡선주로인 굽은 도로에서도 평가가 이뤄진다. 이는 국내의 도심지와 교외 산악도로 등의 도로환경이 굽은 도로가 많기 때문이다.

폴스타2와 볼보 XC40 리차지는 차로유지보조장치 평가 시 직선 주로에서는 정상적으로 작동됐지만 굽은 도로를 주행할 때는 KNCAP에서 정하는 차로 이탈 기준을 넘어선 것으로 평가돼 1점 또는 0점이 매겨졌다. TS한국교통안전공단을 통해 확인한 국내 KNCAP의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평가 횟수는 총 161회가 이뤄지는데, 폴스타와 볼보의 해당 모델은 161회 평가에서 기준치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TS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차로유지보조장치가 직선 주로에서만 잘 작동하고 곡선 주로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완벽한 시스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차로 이탈 시 경고를 해주는 기능도 KNCAP 평가에서는 최소 60㎞/h 이상에서 작동을 해야 하는 것으로 기준을 정하고 있는데, 볼보의 차량은 61.3㎞/h로 나타나 기준을 조금 초과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능형 최고속도제한장치의 일부 부족한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TS한국교통안전공단 측에서는 “유럽에서 진행되는 유로 NCAP에서도 ISA를 평가할 때 네덜란드, 독일, 스웨덴, 영국, 프랑스 등 주요 국가의 표지판을 예시로 나열해두고 이러한 표지판을 인지하도록 규정을 하고 있다”며 “볼보와 폴스타 차량 모두 ISA라는 지능형 최고속도제한장치를 탑재하고 있으며 두 차량 모두 해당 기능은 정상적으로 작동했지만 우리나라 어린이보호구역 표지판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점은 한국의 어린이보호구역 표지판을 인지하는 기술을 적용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어린이보호구역과 관련한 사고 등 이슈가 상당히 커 우리는 이를 기본적으로 탑재하는 것을 최소 기준으로 마련해 평가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TS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는 볼보 XC40 리차지 및 폴스타2에 대해 “종합점수는 1등급에 해당되나 사고예방안전성 점수 과락으로 3등급·4등급이 부여됐다”고 부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KNCAP 평가 특정 항목에서 저조한 점수를 받았다는 이유로 ‘가장 낮은 등급’을 최종 등급으로 표기하는 기준을 두고 일부 소비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근거자료 및 출처
2022 자동차 안전도평가 결과
2023. 01. 31 TS한국교통안전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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