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그룹이 지방금융지주사 3사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뒷걸음질을 친 성적을 냈다. / DGB금융
DGB금융그룹이 지방금융지주사 3사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뒷걸음질쳤다. / DGB금융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DGB금융그룹이 지난해 다소 부진한 성적을 받았다. 지방 금융지주사 3사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뒷걸음질쳤다. 비은행 계열사의 대규모 충당금 적립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지만 이래저래 고민이 깊을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DGB금융·JB금융 등 지방금융지주사들은 최근 작년 연간 실적 발표를 모두 완료했다. 우선 BNK금융은 전년보다 2.4% 증가한 8,10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JB금융지주 순이익은 18.6% 증가한 6,010억원을 시현했다. 

DGB금융의 순이익은 전년보다 뒷걸음질쳤다. DGB금융의 작년 순이익은 전년보다 19.3% 감소한 4,062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DGB금융 측은 “불확실한 미래경기에 대비하기 위해 부동산PF 및 취약차주에 대한 대규모 충당을 선제적으로 시행한 것이 주요한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주력 계열사인 대구은행은 전년보다 18.9% 증가한 3,925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하지만 일부 비은행 계열사의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특히 증권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의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하이투자증권의 작년 순이익은 420억원으로 전년보다 74.9% 급감했다. DGB금융 측은 이 같은 부진 배경에 대해 “부동산 경기가 크게 위축되면서 관련 수수료 수입이 감소했고, 시장이 추가로 악화될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제적 충당금은 단기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DGB금융그룹의 안정적이고 신뢰성 있는 이익 달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비은행 자회사의 부진 여파로 DGB금융그룹의 4분기 순이익도 급감했다. DGB융의 4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전년대비 86.1% 감소한 119억원으로 기록해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다.  

이에 대해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일 보고서를 통해 “DGB금융 4분기 지배순이익은 119억원으로 우리 추정치를 84%, 컨센서스를 75% 하회했다”며 “판관비 절감 효과에도 추가 충당금이 크게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상 대비 충당금전입액은 1,459억원 컸는데, 이번에 1,308억원 가량의 특별 충당금 적립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또 “특별 충당금 적립 중 증권사 1,120억원은 분양률이나 공정률 등 여러 조건들을 더 엄밀하게 반영하여 PF 충당금 적립 기준을 강화한 영향”이라고 전했다. 

백 연구원은 “증권 PF 익스포저가 1.3조원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특별 충당금 적립 시행으로 상당부분 버퍼를 마련했다”며 “지역 미분양 증가는 은행 건전성 악화보다는 주로 은행 대출성장 둔화로 연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DGB금융이 이처럼 선제적 리스크 대응에 힘을 쏟는 것은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은 영향이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은 데다 주력 영업지역인 대구·경북 지역의 경기에도 찬바람이 예고되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에서 DGB금융이 대응 전략을 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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