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C에 뒤숭숭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2대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이 BYC 대주주 일가에 의혹을 제기하며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 압박에 나섰기 때문이다. / 시사위크
BYC에 뒤숭숭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2대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이 BYC 대주주 일가에 의혹을 제기하며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 압박에 나섰기 때문이다. /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BYC에 뒤숭숭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2대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이 BYC 대주주 일가에 부당지원 의혹을 제기하며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 압박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주주행동을 이어온 트러스톤자산운용은 내달 주총을 앞두고 총공세에 나선 모양새다.

◇ 수위 높이는 트러스톤 주주행동… 오너가 부당지원 의혹 제기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BYC는 전 거래일 대비 20.23% 급등한 47만2,500원을 장을 마쳤다. BYC 주가는 2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였다. 특히 이날엔 장 마감 무렵엔 20%까지 치솟는 급등세를 보였다. 

주가 급등엔 트러스톤자산운용(이하 트러스톤)의 주주행동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트러스톤은 BYC의 부당 내부 거래 근절을 위해 김광중 법무법인 한결 변호사를 감사위원으로 추천하는 주주제안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트러스톤은 BYC 지분 8.96%를 보유한 2대주주다. 트러스톤 측은 “BYC 회계장부를 열람한 결과, 신한에디피스 제원기업 등 관계사에 대한 부당지원과 경영진의 배임 의혹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신한에디피스와 제원기업은 BYC 오너일가 회사다. 의류 도소매업과 부동산업을 영위하는 신한에디피스는 BYC 대주주인 한석범 회장의 장남인 한승우 상무가 최대주주인 회사다. 제원기업은 한 회장의 장녀인 한지원 씨가 최대주주이며 부동산임대업 및 편의점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BYC 건물 관리 용역을 담당하는 회사로 잘 알려졌다.  

트러스톤이 제기한 관계사 부당지원 의혹은 크게 두 가지다. 트러스톤 측은 “BYC는 직영점으로 운영해왔던 일부 점포의 사업권을 관계사인 제원기업에 넘겼다”며 “이 과정에서 BYC는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았고 사업권 이전의 대가로 권리금 등 어떤 대가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트러스톤은 “사업권 무상이전은 부당이익제공 및 사업기회 제공에 해당하는 만큼 경영진의 배임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면서 회사의 설명을 요구했다.

제품 공급단가 조정의혹도 제기했다. 트러스톤 측은 “BYC가 일부 기간 동안 특정 제품을 관계사인 신한에디피스와 제원기업에 유리한 단가로 공급했다”며 “해당 거래 또한 상법이 정한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 법률전문가 감사위원 선임· 주주환원 강화 요구

2020년부터 BYC에 투자한 트러스톤은 2021년 말 BYC에 대한 투자목적을 ‘일반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 공시한 후 지난해 초부터 본격적인 주주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BYC 저평가의 원인 중 하나로 특수관계인 간 내부거래 문제를 지적하면서 사적편취행위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이후 주주서한 발송, 이사회 의사록과 회계 장부 열람, 경영진에 대한 공개서한 발송 등을 통해 주주행동에 나섰다. 지난해 9월엔 법원에서 트러스톤이 제기한 BYC 이사회 의사록 열람 및 등사 허가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이후 이사회 의사록 자료 등을 살펴본 후 이번 부당 지원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트러스톤 측은 “BYC에 요청한 회계장부 가운데 일부만 받았다”며 “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의혹이 나타난 만큼 회사의 설명과 사실관계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향후 BYC 경영진의 납득할만한 설명과 추가 자료 제공이 없을 경우 업무상 배임 고발 등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트러스톤은 부당내부거래 근절을 위해선 대주주에 독립적인 이사 선임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번 주총에서 기타 비상무이사겸 감사위원으로 김광중 변호사를 추천하는 주주제안서를 보냈다. 또 △배당성향을 40%로 상향 △액면분할 실시 △37억5,000만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주주제안에 포함시켰다. 

트러스톤은 현재 시가로 2조원에 달하는 BYC 부동산에 대해 장기적으로 리츠화할 것도 이사회에 요구할 계획이다. 

트러스톤은 BYC의 저평가의 원인으로 △투자재원의 비효율적 배치 △특수관계자간 내부거래에 관한 부당성 의혹 △부당내부거래 의혹 △주주환원정책의 부재 △지나치게 낮은 주식유동성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 부재 등을 제시했다. 

트러스톤은 BYC가 2조원(추정가치) 가량의 동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부동산 수익률이 낮은 문제점을 지목했다. 이에 저수익 부동산 자산을 매각해 자사주 매입·소각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부동산 자산을 공모리츠해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독립적인 이사 선임을 통해 내부거래 투명성을 제고하는 한편, 주주환원정책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BYC 경영진 일가가 2대주주의 주주행동 공세에 어떻게 대응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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