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C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ESG기준원의 ESG평가에서 최하등급을 부여받았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BYC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ESG기준원의 ESG평가에서 최하등급을 부여받았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중견 속옷기업 BYC의 ‘시대적 과제’가 점점 더 무거워지는 모습이다. 한국ESG기준원의 ESG 평가결과에서 또 다시 낙제점을 받아든 가운데, 석 달여 앞으로 다가온 정기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트러스톤자산운용(이하 트러스톤)의 주주행동 공세가 재개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 한국ESG기준원 평가결과 지난해 이어 또 최하등급

국내 주요 ESG평가기관인 한국ESG기준원이 지난 10월 말 발표한 2023년도 ESG 평가결과에서 BYC는 종합 D등급을 부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 부문별 결과 또한 환경·사회·지배구조 모두 D등급이다.

한국ESG기준원은 ESG 평가결과를 S, A+, A, B+, B, C, D 등 7개 등급으로 구분해 부여하고 있다. 이 중 가장 낮은 D등급은 ‘지배구조, 환경, 사회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거의 갖추지 못해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됨’을 의미한다.

BYC는 한국ESG기준원의 지난해 ESG평가에서도 종합 D등급에 이름을 올리며 낙제점을 면치 못한 바 있다. 2년 연속 최하등급에 그친 것이다. 뿐만 아니다. 기간을 넓혀보면 후퇴하는 양상까지 확인된다. 2020년과 2021년 평가에선 B등급을 부여받았는데, 2022년 D등급으로 추락하더니 올해도 그 자리에 머물렀다.

BYC가 ESG경영을 마냥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니다. 환경적인 측면에선 리사이클 제품을 선보인 바 있고, 사회적인 측면에서도 사업 특성에 기반한 기부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지배구조 측면 역시 지난해 이사회 내에 내부거래위원회를 설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최하등급을 면치 못한 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기관의 판단으로 볼 수 있다. 실제 BYC는 ESG관련 현황과 성과, 그리고 비전을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아직 발간하지 않고 있으며, 이사회 내에 ESG위원회도 설치돼있지 않다.

뿐만 아니라 BYC는 승계 및 내부거래를 둘러싼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또한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이 같은 사안들과 관련해 주주행동주의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트러스톤으로부터 날선 공세를 받아오고 있기도 하다.

BYC의 2대주주인 트러스톤은 2021년 12월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참가’로 변경하며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고, 지난해에는 법적인 절차를 밟아 이사회 회의록을 열람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하고, 올해 정기주총에서 BYC가 지닌 문제들을 조목조목 지목하며 주주제안에 나서는 등 공세의 수위를 높여왔다. 다만 트러스톤의 주주제안은 모두 부결된 바 있다.

이러한 트러스톤의 공세는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내년 정기주총을 통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러스톤 측의 지적 및 요구 사항 중 아직 반영 또는 개선되지 않은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트러스톤은 14일 ‘TRUSTON 주주가치액티브 ETF’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며 존재감과 주주행동 전개를 위한 동력을 한층 키운 상태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BYC는 ESG경영 확립 및 강화와 주주가치 제고라는 까다로운 당면과제가 한층 더 무거워지게 됐다.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있기도 한 두 사안은 중요한 시대적 과제라는 점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개선 노력이 요구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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