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알콜이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행동에 직면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큰 수혜를 봤던 중견기업 한국알콜이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다. 최근 들어 부쩍 존재감이 커진 주주행동주의를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도 배당 등을 둘러싸고 잡음에 휩싸였던 한국알콜이 어떤 변화를 맞게 될지 주목된다.

◇ 트러스톤 지분 확대에 순수 소액주주 규합까지… 주주행동 직면

1984년 설립된 한국알콜은 국내 유일의 초산에틸 생산업체이자 소주의 원료인 주정 등을 생산하는 중견기업이다. 코스닥 시장엔 1992년 상장했다.

한국알콜은 손소독제의 원료 또한 생산하다 보니 코로나19 사태로 큰 수혜를 입었다. △2016년 1,885억원 △2017년 2,124억원 △2018년 2,559억원 △2019년 2,914억원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성장세를 보이던 매출액이 △2020년 3,717억원 △2021년 5,016억원으로 더욱 크게 뛰어오른 것이다. 지난해 역시 3분기까지 4,010억원의 누적 매출액을 기록하며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정기주주총회 시즌을 앞둔 한국알콜은 예사롭지 않은 긴장감에 휩싸여있다. 최근 여러 성과를 내며 존재감을 높이고 있는 ‘주주행동주의’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태광산업, BYC 등을 상대로 주주행동을 전개하고 있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이하 트러스톤)은 지난해 9월 보유 중인 한국알콜 지분이 5%를 넘겼다고 공시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보유 지분을 6.19%까지 늘렸다. 아직까진 보유목적을 일반투자로 설정하고 있지만, 비공식적으로 주주제안을 하는 등 ‘물밑 행동’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뿐만 아니다. 순수 소액주주 차원의 세력 결집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및 메신저를 통해 모인 지분이 2%를 넘겼고, 이를 바탕으로 공식적인 주주제안까지 접수한 것이다. 이를 주도하는 것이 2명의 대학생인 것으로 알려져 더욱 주목을 끈다.

이들은 주주제안을 통해 주당 600원의 현금배당과 기업경영 투명성을 위한 간담회 개최 및 지배구조 개선사항 마련, 자산재평가 등을 요구했다. 특히 한국알콜과 오너일가 개인회사인 KC&A의 내부거래를 겨냥하며 절차 및 주주 피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반면, 한국알콜이 최근 결정한 현금배당 규모는 주당 50원이다. 양측의 입장차가 현격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알콜은 앞서도 주주가치 훼손 및 경영 투명성 문제로 잡음에 휩싸인 바 있다. 지난해 1월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한국알콜과 KC&A의 내부거래 및 전혀 다른 배당 성향, 오너일가 전횡 등의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특히 한국알콜의 소극적인 배당, 그리고 한국알콜과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오너일가 개인회사 KC&A의 고배당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한국알콜은 지용석 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 중인 KC&A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다. KC&A와 지용석 회장의 한국알콜 지분을 합치면 38.58%다. 트러스톤과 소액주주 측 지분은 50%를 넘는다. 지배력이 위태로운 수준까진 아니지만, 주주행동이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국내에서는 주주행동주의가 여러 기업을 상대로 가시적 성과를 내며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한국알콜 역시 주주행동으로 변화의 계기를 맞게 될지 다가올 정기주주총회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한국알콜 2016년~2022년 사업보고서
각 연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한국알콜 ‘현금·현물배당 결정’ 공시
2023. 2. 13.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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