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는 오는 22일 중구 소공로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을 상정한다. / 뉴시스
OCI는 오는 22일 중구 소공로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을 상정한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주주총회 시즌이 찾아왔다. 12월 결산법인들은 이달 줄줄이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주 행동주의 확산’이 올해 주총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주목을 받고 있다. OCI도 그중 하나다.

◇ 주총서 분분할계획서 승인의 건 상정

OCI는 오는 22일 중구 소공로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2일 공시했다. 이날 OCI는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임원 퇴직금 지급규정 일부 변경의 건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 △사내이사 서진석 선임의 건 등을 안건으로 상정한다. 

이 중 가장 주목되는 안건은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다. OCI는 지주사 체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OCI를 인적 분할해 존속법인인 지주사 ‘OCI홀딩스’와 신설법인 화학회사 ‘OCI’로 분리하는 방식이다. 

OCI는 지난해 11월 이러한 지주사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OCI에 따르면 기존 회사 주주는 OCI 홀딩스와 OCI의 지분율에 따라 동일하게 분할 신설법인의 주식을 배분 받게 된다. 분할 비율은 OCI 홀딩스 69%, OCI 31%다. 분할예정 기일은 오는 5월 1일이다. 

존속법인인 OCI 홀딩스는 향후 공개매수를 통한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 등을 통해 신설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하며, 지주회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OCI 측은 “OCI 홀딩스는 지주회사로서 자회사의 성장전략과 투자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역할에 집중하며,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설 사업회사인 OCI는 화학부문의 독립경영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기존 화학분야의 신규 성장동력 발굴 및 확장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 인적분할 방식으로 지주사 전환… 주주 공감 얻을까

OCI는 지난해 10년만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4조6,713억원, 영업이익 9,80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44%, 영업이익은 56.6% 증가한 규모다. 태양광 모듈 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과 판매 호조가 호실적의 배경으로 거론됐다. 

OCI 측은 지주사 전환 추진 배경으로 경영 효율성 극대화를 제시했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사업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다만 업계에선 이번 지주사 전환이 이우현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우현 부회장은 부친인 고(故) 이수영 회장이 2017년 말 타계한 이후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다만 이 부회장의 OCI 보유 지분율은 5.04%에 불과했다. 이 부회장은 숙부인 이화영 유니드 회장(5.43%)과 이복영 SGC그룹 회장(5.40%)에 이은 3대주주다. 

재계에선 지주사 전환을 통해 이우현 부회장의 지배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이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OCI 보유주식을 OCI홀딩스에 현물로 출자하고 그 대가로 OCI홀딩스 신주를 배정받는 방식으로 지분율을 늘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주사 체제 전환은 최근 몇년간 주식 시장 내 뜨거운 감자였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주요 기업들이 물적분할 방식으로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면서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뜨거웠고 주주들의 반대가 이어지기도 했다.

OCI는 인적분할 방식으로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만큼 물적분할보다는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적은 분위기다.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가 지분율대로 신설 법인의 주식을 나눠 갖는 방식이다. 모기업이 신설 회사 지분 100%를 소유하는 물적분할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다만 개별 기업의 사정에 따라 인적분할도 반대에 부딪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현대백화점의 인적분할도 주주들의 반대로 부결된 바 있다.

OCI의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2.23%에 그치고 있다. 단일주주 기준으로 가장 많은 지분율 보유한 주주는 국민연금으로, 지난 1월 기준 8.35%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이 제동을 건다면 지주사 추진 계획이 무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최근 국민연금이 의결권 강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과연 OCI가 지주사 전환에 순조롭게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주주총회 소집결의
2023. 03. 02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증권신고서(분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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