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시장 대체할 제3국으로 인도 공략
인도 3개 공장, 연 최대 90만대 내외 생산 가능

현대자동차가 인도 현지의 GM 공장 인수를 추진하고 나섰다. 사진은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에 위치한 옛 GM 탈레가온 공장. / GM
현대자동차가 인도 현지의 GM 공장 인수를 추진하고 나섰다. 사진은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에 위치한 옛 GM 탈레가온 공장. / GM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현대자동차가 제너럴모터스(GM)의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탈레가온 공장 인수를 검토하고 나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은 GM의 마하라슈트라주 탈레가온 공장 인수와 관련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 텀시트(주요 거래 조건서)에 서명했다. 텀시트는 본계약에 앞서 부지·건물·생산 시설 등 투자 대상의 자산을 살펴볼 때 작성한다. 현대차가 인도에서 외국기업 공장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1996년 현지법인 설립 이후 처음이다.

GM 인도 공장에 대한 인수 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지만 업계에서는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GM은 2017년 인도 시장에서 철수를 하면서 2020년 10월부터 인도 탈레가온 공장 가동을 완전히 중단했다. 사실상 GM 입장에서 인도 탈레가온 공장은 처분해야 하는 자산인 셈이다.

반면 현대차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1년 동안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시장의 파이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10년 전인 2012년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 시장 판매 비중은 중국이 20%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6%까지 줄어들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러시아와 중국을 대체할 글로벌 시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인도에서 현대차의 입지는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판매 비중이 중국보다 높게 나타났다. 현대차의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 비중은 미국(22%), 한국(18%), 유럽(16%), 인도(12%) 순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인도 현지에서 2개의 공장을 가동 중이다. 1998년에 설립한 남부 첸나이 제1공장과 2008년에 증설한 제2공장으로, 두 공장의 연간 최대 생산 규모는 약 76만대다. 현대차가 인수를 검토 중인 GM 인도 탈레가온 공장은 가동 중단 시점 연간 생산 규모가 △자동차 13만대 △엔진 16만대 정도로 알려진다. 현대차가 GM 인도 공장을 인수할 경우 1공장과 2공장을 포함해 약 90만대 수준의 연간 생산량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텀시트는 상호업무협약(MOU)과 약간 성격이 다르다”면서 “인수를 확정짓기 전에 검토를 하는 것이며, 우리가 텀시트에 서명한 만큼 GM 인도 공장에 관심이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인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인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GM 측과 인도 공장 매매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는 상황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인도 자동차 시장이 세계적으로 가장 떠오르고 있는 곳 중 하나인 점도 현대차가 투자를 늘리는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인도의 자동차 내수판매 규모는 472만5,000대로 집계됐다.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에서 마루티-스즈키에 이어 시장 점유율 10% 중후반을 기록해 시장 2위를 기록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