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갑제닷컴 사무실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를 지휘했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출신 이인규 변호사가 출간한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누가 노무현을 죽였나' 회고록이 놓여 있다. / 뉴시스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갑제닷컴 사무실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를 지휘했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출신 이인규 변호사가 출간한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누가 노무현을 죽였나' 회고록이 놓여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정혜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7일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의 회고록에 대해 “부끄러움이 무엇인지 아는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를 지휘한 이 전 중수부장은 이날 회고록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누가 노무현을 죽였나’를 출판했다. 이 중수부장은 회고록에서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고가의 시계를 받은 의혹이 사실이라고 명시했다. 또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이 노무현의 주검 위에 거짓의 제단을 만들어 대통령이 됐다”고 썼다.

이에 대해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미국으로 도망치듯 출국하던 사람이 이 전 중수부장”이라며 “검찰 후배인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하자 이제 내 세상이 돌아왔다고 외치고 싶은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전 중수부장은 노 대통령 수사팀으로서 언론에 피의사실을 흘려대며 고인을 죽음으로 몰아간 장본인”이라며 “자신의 잘못을 고인에게 떠넘긴다고 해서 고인에 대한 표적·기획 수사가 정당화되지도 않고 그 책임도 지워지지 않는다”고 했다.

한 대변인은 “확인할 수 없는 일방적 주장으로 항변할 수 없는 고인을 욕보이는 것은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전 중수부장은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라는 회고록 제목에 과연 후배 검사들이 얼마나 공감하는지 물어보길 바란다”며 “차라리 책 제목을 ‘나는 대한민국 정치검사였다’로 바꾼다면 국민께서 동의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친문(親文) 중진인 전해철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노무현, 문재인 두 분 전직 대통령에 대한 이인규 전 검사의 무도한 거짓 주장과 파렴치한 행태를 좌시할 수 없다”며 “이 전 검사가 회고록을 통해 주장한 내용은 사실의 적시라기보다는 자신의 관점과 시각에서 두 분 대통령을 왜곡되게 묘사하고 폄훼한 것으로,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쏘아붙였다.

또 “노 전 대통령 수사 당시 변호인으로 참여한 저의 기억으로는 이 전 검사는 거만하고 교만한 태도로 일관했었고, 검찰은 일상적인 피의사실 공표와 언론을 활용한 마녀사냥식 망신주기로 정치검찰의 행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며 “그로 인해 (노 전) 대통령님께서 많은 고통과 어려움을 겪으셨다”고 했다.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외국에 도주하다시피 한 이 전 검사가 다시 한국에 돌아와 또다시 노 전 대통령을 모욕주고, 문 전 대통령을 폄훼하는 불순한 의도와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인규씨의 책 내용은 확정된 사실이 아닌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며 “공소시효 만료 시점에 맞추어, 무죄추정 원칙과 피의자의 방어권을 짓밟고, 미완 상태에서 중단한 수사라는 사실을 무시한 채, 수사 기밀에 해당하는 내용을 검증된 사실인 양 공표하는 것은 당시 수사 책임자로서의 공적 책임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까지 저버린 행위라 아니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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