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후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뉴시스
지난 1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후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새해 1월 1일 만남을 가졌다. 두 사람은 모두 경남 봉하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고, 이 자리에서 덕담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1일 오후 박찬대·서영교·장경태·서은숙 최고위원, 김두관 경남도당 위원장과 김정호 국회의원, 변광용 전 거제시장 등과 함께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참배록에 “함께 사는 세상. 깨어있는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새로운 희망의 길을 열어가겠습니다”라고 쓴 이 대표는 이후 권 여사를 예방했다.

이 대표 일행은 권 여사의 사저로 들어가는 길에 앞서 권 여사를 만나고 나오던 김 전 지사와 마주쳐 5분여 간 인사를 나눴다. 김 전 지사는 같은 날 오후 노무현재단의 참배에서 이사 자격으로 신년 참배에 함께한 후 권 여사와 환담을 나눴다.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예방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권 여사가 이 대표에게 건승을 빈다는 덕담과 함께 통합을 강조하는 내용의 책을 선물했고 이 대표도 이에 화답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안 대변인은 김 전 지사와 이 대표의 만남에 대해 “잠시 말씀을 나눴는데, 오랜만에 뵈었기 때문에 두 분께서 그간의 서로 안부를 묻고, 새해를 맞아 덕담을 나누는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당 상황이나 통합에 대한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고 부연했다.

예방에 긴 시간이 걸린 것은 권 여사가 봉하 쌀로 만든 막걸리와 떡국을 준비해 지도부가 함께 먹으며 덕담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지난 1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 한 후 남긴 방명록. 그는 “함께 사는 세상 깨어있는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새로운 희망의 길 열어가겠습니다”라고 남겼다.  / 뉴시스
지난 1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 한 후 남긴 방명록. 그는 “함께 사는 세상 깨어있는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새로운 희망의 길 열어가겠습니다”라고 남겼다.  / 뉴시스

한편, 이 대표가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뒤 김 전 지사와 조우하고 2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까지 앞둔 것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친문·친명 진영이 단일대오 하기 위함이라는 해석도 있다. 검찰 수사를 앞둔 이 대표가 문재인 정권 인사들과 만남을 갖고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면서 통합행보를 강화하는 모양새라는 것이다. 실제 이 대표는 새해 첫 메시지부터 윤석열 정부를 직격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1일 오전 신년 인사회에서 “안타깝게도 타협과 조정을 통해 희망을 만드는 일이 많이 사라지고 있다”며 “폭력적인 일방적 지배가 난무하는 시대”라고 윤 대통령을 겨냥했다. 2023년 신년사에서도 그는 “민주주의를 말살시키고 있는 검찰정권의 야당파괴, 정치보복 폭주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어둠이 깊어질수록 새벽은 가까워지는 법”이라고 윤석열 정부에 날을 세운 바 있다.

그는 새해 첫날 이태원광장에 마련된 10.29 이태원참사 희생자 시민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기도 했다. 방명록에 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제1책무입니다. 유가족 여러분의 아픔을 함께하고 기억하겠습니다’라는 글귀도 국정조사 과정에서 파행을 일삼는 정부‧여당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이 대표는 검찰 조사에도 당당히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이 대표의 출석을 말리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이 대표 본인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과 검찰의 협의가 완료된 후 오는 10일에서 12일 경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해 직접 자신의 혐의에 대해 소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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