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1년 간 6.94% 하락… 평당 전세가 103만원↓
송파구, 자치구 중 전세가격 하락률 1위… “중‧대형 아파트 전세가 내림폭 커”

시사위크가 ‘부동산R114’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토대로 전수조사한 결과,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평균 6.9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시사위크가 ‘부동산R114’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토대로 전수조사한 결과,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평균 6.9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지난해 시작된 금리인상 여파로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현재까지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역대 최저’. ‘××년 만에 최대 하락’ 등 전세가격 급락 상황을 강조하는 표현들도 많이 등장했다. 이에 <시사위크>는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부동산 R114’에 의뢰해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어떻게 변동됐는지 직접 살펴보기로 했다.

그 결과,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의 평균 하락률은 7%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같은 시기 서울 각 자치구별 전세가격 하락률은 최소 1%대에서 최대 13%대를 보이면서 지역별 편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 송파구, 1년 만에 전세가격 13.97% 급락…중랑구 하락률 1.40%에 불과 

‘부동산R114’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1년간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평균 6.94% 하락했다.

각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이 기간 동안 전세가격이 가장 많이 내려간 지역은 송파구로, 13.97% 급감했다. 이어 △강동구(9.91%↓) △중구(9.59%↓) △관악구(9,59%↓) △강남구(8.30%↓) △용산구(8.02%↓) △성북구(7.87%↓) 등도 평균치에 비해 높은 하락률을 보였다.

부동산 폭등기였던 지난 2021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이 많이 몰렸던, 이른바 ‘노도강’ 지역에 속한 노원구(3.81%↓)‧도봉구(6.19%↓)‧강북구(6.40%↓)의 하락률은 평균치 아래 수준이었다.

반면 자치구 중 아파트 전세가격 하락률이 가장 낮은 곳은 중랑구(1.40%↓)·성동구(1.69%↓)로 두 지역의 하락률은 서울 자치구 중 유일하게 1%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월별 전세가격 변동률(전월 대비)을 살펴보면 금리가 급격히 올랐던 작년 하반기부터 하락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작년 2월부터 7월까지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격 변동률은 -0.02%에서 -0.08% 사이를 유지했다. 

1년간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전세가격 추이 / 자료 : 부동산R114, 그래픽 : 이주희 기자
1년간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전세가격 추이 / 자료=부동산R114, 그래픽=이주희 기자

그러나 같은 해 7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1.75%에서 2.25%로 0.50%p(퍼센트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하자 전세가격 변동률은 8월 두 자릿수인 -0.13%까지 벌어졌고 △9월 -0.41% △10월 -0.50% △11월 -0.60% △12월에는 -1.00%까지 확대됐다.

이후 올해 1월에는 -0.47%의 변동률을 보이면서 전세가격 하락 추세는 다소 안정되는 듯 했으나 지난달 -0.94%의 변동률을 기록하면서 하락세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달 2월 기준 서울 지역 모든 자치구가 전월 대비 전세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년간 전 자치구의 전세가격이 전달에 비해 일제히 내려간 적은 지난해 11월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1월과 비교해 평균 0.94% 하락했다.

특히 강남구는 한 달 새 전세가격이 2.25% 급락하면서 자치구 중 전세가격 하락률이 가장 높았다. 이는 서울 평균치 보다 두 배 이상 높은 하락률이기도 하다. 뒤이어 관악구(1.72%↓), 성북구(1.55%↓), 용산구(1.53%↓), 동대문구(1.35%↓), 양천구(1.27%↓) 등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성동구(0.07%↓)는 자치구 가운데 전세가격 하락률이 가장 낮은 곳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여경희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송파구의 경우 구축 대단지들이 많은데 월세 전환과 계약갱신으로 전세수요가 크게 줄면서 상대적으로 전세매물이 많은 대단지에서 가격 하락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동구와 중랑구는 특별한 원인 보다는 전셋값 하락 움직임이 더뎠기에 하락률 또한 낮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작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의 전세가격 변동률은 부동산R114가 자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가총액을 산출한 후 기준시점과 비교대상시점의 가격 변화를 백분율로 나타낸 수치다.

최근 1년 간 3.3㎡당 전세가격 하락한 상‧하위 자치구 3곳 현황 / 자료 : 부동산R114, 그래픽 : 이주희 기자
최근 1년 간 3.3㎡당 전세가격 하락한 상‧하위 자치구 3곳 현황 / 자료 : 부동산R114, 그래픽 : 이주희 기자

◇ 3.3㎡(평)당 전세가격 1년 새 103만원↓… 성동구‧중랑구 전세가격 소폭 상승

‘부동산R114‘ 자료를 기반으로 <시사위크>가 전수조사 및 계산한 결과 작년 2월부터 올 2월까지 서울 아파트의 3.3㎡ 당 전세가격은 2,131만원에서 2,028만원으로 평균 103만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같은 시기 송파구의 전세가격은 3.3㎡당 233만원(2,586만원→2,353만원) 내려가면서 25개 자치구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작년 2월 3,303만원에서 올 2월 3.071만원으로 232만원 떨어진 강남구는 송파구 뒤를 이었다.

이밖에 강동구(208만원↓), 중구(142만원↓), 마포구(124만원↓), 용산구(122만원↓), 관악구(119만원↓) 등도 평균치 보다 전세가격이 더 많이 내려갔다.

다만 성동구와 중랑구는 오히려 1년 전에 비해 전세가격이 올랐다. 성동구의 경우 1년 새 2,266만원에서 2,305만원으로 39만원 올랐고 중랑구는 1,457만원에서 38만원 오른 1,495만원으로 분석됐다.

◇ 송파구, 자치구 중 중‧대형 아파트 전세가격 가장 큰 폭으로 떨어져

전용면적 구간별 3.3㎡당 평균 전세가격은 이른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가 속한 중형 아파트에서 하락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역 전용면적 60~85㎡ 이하 구간에 속한 중형아파트의 3.3㎡당 평균 전세가격은 1년 간 2,149만원에서 1,969만원으로 180만원 떨어졌다.

반면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대형 아파트의 경우 중형 아파트의 절반 수준인 97만원(2,251만원→2,154만원) 정도 하락하는데 그쳤다.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아파트의 전세가는 2,022만원에서 1,865만원으로 157만원 내려갔다. 

최근 1년간 전용면적별 3.3㎡당 전세가격 하락 상‧하위 1~3위 자치구 현황 / 자료 : 부동산R114, 그래픽 : 이주희 기자
최근 1년간 전용면적별 3.3㎡당 전세가격 하락 상‧하위 1~3위 자치구 현황 / 자료=부동산R114, 그래픽=이주희 기자

지역별로 살펴보면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아파트의 전세가격이 가장 많이 내려간 자치구는 서초구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초구는 1년새 3,955만원에서 3,425만원으로 평균 530만원 급락했다.

전용면적 60~84㎡ 이하 구간 중형아파트의 전세가격은 송파구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송파구 소재 전용면적 60~84㎡ 아파트의 지난달 3.3㎡당 평균 전세가격은 작년 2월 2,936만원 대비 493만원 내린 2,443만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송파구는 자치구 가운데 전용면적 84㎡를 초과 대형아파트의 전세가격 하락폭도 가장 컸다. 1년 동안 송파구의 전용면적 84㎡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는 2,509만원에서 2,242만원으로 267만원 하락했다.  

이에 대해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전용 60~85㎡ 아파트 세대수가 타 구간에 비해 많은 편이라 적체된 전세매물도 많았기 때문에 하락폭이 컸다”며 “송파구는 앞서 설명했듯이 중형 아파트 이상 구축 대단지가 다른 지역에 많아 하락폭이 다른 자치구 보다 컸다”고 전했다.

최근 1년간 전용면적별 3.3㎡당 전세가격 하락폭이 큰 자치구 3곳은 전용면적 60㎡ 이하의 경우 △서초구(530만원↓) △송파구(349만원↓) △용산구(348만원↓)가 차지했다. 

전용면적 60~84㎡ 구간에서는 △송파구(493만원↓) △강남구(409만원↓) △서초구(312만원↓)로 나타났고 전용면적 84㎡ 초과의 경우 △송파구(267만원↓) △중구(221만원↓) △강동구(162만원↓)에서 전세가격이 많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전용면적별 전세가격 하락폭이 적은 상위 세 지역은 전용면적 60㎡ 이하의 경우 △노원구(32만원↓) △영등포구(54만원↓) △금천구(60만원↓)로 나타났다.

전용면적 60㎡~84㎡ 이하 구간에서는 △성동구(16만원↓) △중랑구(37만원↓) △영등포구(51만원↓)의 전세가격 내림폭이 적었다.

대형 아파트(전용면적 84㎡ 초과)의 전세가격 하락폭이 가장 적은 세 곳은 △서초구(23만원↓) △중랑구(24만원↓) △영등포구(35만원↓)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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