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월 서울 전세가율이 50%대 초반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올 2월 서울 전세가율이 50%대 초반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전세가격이 급락하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50% 초반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 서초‧강남‧송파 등 ‘강남 3구’ 평균치 이하인 40%대 기록

2일 KB부동산이 발표한 ‘월간시계열’에 따르면 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51.2%를 기록했다. 

작년 2월 54.6%였던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같은 해 5월 54.7%로 소폭 상승한 이후 10월까지 변동이 없었다. 이후 지난해 11월 53.9%를 기록하면서 감소세로 돌아선 뒤 12월 52.9%, 1월 52.0%, 2월 51.2%로 꾸준히 하락했다.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강북 14개구의 평균 전세가율(2월 기준)은 53.5%로 집계됐다. 강북 14개구 중 용산구는 50%대에 못미치는 43.2%을 기록했다. 용산구의 경우 작년 7월 49.9%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용산구에 이어 노원구의 전세가율은 50%로 평균치 이하를 기록했다. 반면 중랑구(59.1%), 성북구(57.3%), 강북구(57.3%), 도봉구(53.7%) 등은 평균치 보다 높았다.

강남 11개구의 평균 전세가율은 강북 14개구 보다 더 낮은 49.2%로 나타났다. 특히 서초구(45.9%)‧강남구(42.5%)‧송파구(45.3%) 등 ‘강남 3구’는 평균치 이하의 전세가율을 보였다.

올 2월 기준 전국 평균 전세가율은 66.0%다. 지역별로 수도권 59.2%, 지방 76.0%, 5개 광역시 68.1%, 세종시 45.6% 등으로 조사됐다.

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하락한 것은 집값 하락세 보다 전세가격 하락세가 더 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전세가 하락세, 집값 내림세 추월

KB부동산 ‘월간시계열’에 의하면 서울 아파트의 평균매매 가격은 작년 2월 12억6,891만원에서 올해 2월 12억2,482만원으로 1년 간 3.5% 내려갔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평균매매 가격은 5억5,808만원에서 5억1,436만원으로 7.8% 떨어졌다.

이에 반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의 경우 작년 2월 6억7,257만원에서 올 2월 5억9,297만원으로 11.8% 내려갔다.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작년 2월 3억3,915만원에서 지난 2월 2억5,837만원으로 무려 23.8% 급락했다.

전세가율이 계속 내려가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구매하는 갭투자 또한 당분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대출시 이자 부담이 증가한데다 작년 7월부터 3단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시행됨에 따라 대출액 총 1억원 초과 차주로 DSR 적용 대상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때문에 전세를 끼고 집을 구매하려 해도 기존 대출 유무와 일정 소득 이상 조건 등이 충족되지 않으면 주택마련 자금을 대출하기 어려워 쉽게 갭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전세가격 하락세가 집값 하락세를 추월하면서 과거 2020년부터 ‘영끌’ 및 무자본 갭투자에 나섰던 일부 20‧30 청년층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과거 문재인 정부 때 집값이 폭등하면서 상대적 부의 차이를 표현한 ‘벼락거지’ 등의 용어가 유행했고 이에 ‘영끌’을 통해 무리하게 집을 구매한 20‧30 청년층도 급증했다”며 “그러나 지속적인 금리인상과 이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 경기 침체 등으로 20‧30 ‘영끌족’의 부담은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자 부담 등을 버티지 못한 ‘영끌족’은 보유 주택을 급매로 처분하려 할 텐데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활발한 거래를 기대하기도 어렵다”며 “정부는 ‘영끌족’의 과도한 부채상황을 점검하고 이들의 무자본 갭투자로 인해 보증금 미반환 사례가 증가할 수 있는 만큼 신속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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