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넷플릭스를 통해 다양한 예능 콘텐츠를 선보일 PD 군단.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정효민‧김재원‧정종연‧박진경‧이은경 PD. / 넷플릭스​
올해 넷플릭스를 통해 다양한 예능 콘텐츠를 선보일 PD 군단.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정효민‧김재원‧정종연‧박진경‧이은경 PD. / 넷플릭스​

시사위크|명동=이영실 기자  다양한 시도와 과감한 투자로 한국 예능 콘텐츠 성장에 힘을 싣고 있는 넷플릭스가 올해 더 다채로운 라인업으로 시청자 저격에 나선다. 

먼저 스타트를 끊는 작품은 오는 25일 공개되는 ‘성+인물’이다. ‘성+인물’은 미지의 세계였던 성(性)과 성인문화 산업 속 인물을 탐구하는 신개념 토크 버라이어티쇼로, 신동엽‧성시경이 평소 궁금했지만 알 수 없던 미지의 영역인 성인문화와 관련된 다채로운 담론을 나눌 수 있는 여러 인물들을 만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듣는다. 

연출을 맡은 정효민 PD는 4일 진행된 ‘넷플릭스 예능 마실’ 행사에서 ‘성인+물’에 대해 “넷플릭스에서 처음 선보이는 미드폼 예능”이라고 소개하며 “조금은 과감하지만 발랄함과 경쾌함을 잃지 않으면서 재미를 줄 수 있는 새로운 인터뷰 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사이렌: 불의 섬’은 5월 공개된다. 최강의 전투력과 치밀한 전략을 모두 갖춘 여성 24인이 경찰부터 소방관‧경호원‧스턴트‧군인‧운동선수까지 6개의 직업군별로 팀을 이뤄 미지의 섬에서 치열하게 부딪히는 생존 전투 서바이벌 예능이다. 강력한 힘과 촘촘한 두뇌싸움, 그리고 끈끈한 팀워크를 요구하는 극한의 상황과 다양한 변수를 통해 예측불가한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은경 PD는 “한 출연자가 인터뷰에서 똑같은 사명을 가진 네 명이 모이면 얼마나 포기하지 않는지 보여주고 싶어서 프로그램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는데, 그것이 프로그램이 가진 차별점”이라며 “똑같은 상황을 두고 각 직업군이 어떻게 대처하고 생존하는지, 어떻게 싸우고 어떻게 포기하지 않는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좀비버스’도 기대작이다. 어느 날 갑자기 좀비 세계로 변해버린 서울 일대에서 퀘스트를 수행하며 살아남아야 하는 좀비 유니버스 예능으로, ‘지금 우리 학교는’ 미술팀과 ‘킹덤’ 좀비 액션 안무가가 참여해 리얼하고 박진감 넘치는 좀비 세계관을 보여줄 전망이다. 

박진경 PD는 “기존 예능에서 느낀 익숙한 즐거움에 양념을 더한 프로그램”이라며 “워낙 많은 좀비물이 존재해왔고 기본적인 팬층이 있는 장르인데, ‘좀비버스’는 예능 포맷이고 정해진 것 없이 상황에 인물들을 던져놔 인간 본연의 모습이 많이 나온다. 예능에서 맛보기 힘들었던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넷플릭스가 선보일 다양한 예능 콘텐츠.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좀비버스’ ‘사이렌’ ‘19/20’ ‘데블스 플랜’. / 넷플릭스
넷플릭스가 선보일 다양한 예능 콘텐츠.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좀비버스’ ‘사이렌’ ‘19/20’ ‘데블스 플랜’. / 넷플릭스

하반기에는 열아홉의 마지막 일주일과 스물의 첫 일주일 그 사이, 아직은 서툴고 풋풋한 Z세대들의 특별한 성장의 순간을 기록한 청춘 리얼리티 예능 ‘19/20’이 시청자를 찾는다. 김재원 PD는 “‘성장’을 중요한 테마로 생각했다”고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김 PD는 “19세 때 진짜 선생님들을 섭외해서 수업을 한다”며 “출연자들이 어른이 되기 직전이니 어른이 됐을 때 도움이 되는 게 무엇일까 생각하면서 수업을 택했다. 수업을 들으면서 관계도 맺어지고 풋풋하고 설레는 것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사랑도 있고 우정도 있고 다양한 감정이 담길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최대 5억원의 상금을 차지할 최고의 브레인을 가리는 두뇌 서바이벌 게임 예능 ‘데블스 플랜’도 하반기에 만날 수 있다. ‘더 지니어스’ ‘대탈출’ ‘소사이어티 게임’ ‘여고추리반’을 통해 늘 예상을 뛰어넘는 기발한 설정과 스토리텔링으로 두터운 팬덤을 쌓아온 추리 및 장르 예능의 대가 정종연 PD와 넷플릭스의 첫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종연 PD는 “이전 작품들과 성격적으로 비슷하지만, 내가 갖고 있던 노하우와 브레인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최적인 포맷은 무엇일까 고민 끝에 완성한 작품”이라며 “‘지니어스’와 ‘소사이어티’의 정반합 느낌이다. 지적 허영심을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신드롬을 이끌었던 시즌1, 지난 시즌을 뛰어넘는 누적 시청 시간을 기록한 시즌2에 이어 제작을 확정 지은 ‘솔로지옥3’은 장소와 규칙 등 파격적인 변화를 예고, 더욱 새롭고 매력적인 인물들과 함께 돌아온다. 

새로움을 더한 장소와 규칙 아래 만난 솔로들의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모습을 통해 더욱 가슴 뛰는 설렘과 함께 원초적인 ‘솔로지옥’을 선보일 전망이다. 김재원 PD는 “과감하게 여러 큰 변화를 주려고 준비하고 있다”면서 기대를 당부했다. 

이날 PD들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 시청자와 만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먼저 정종연 PD는 “예능은 로컬이라는 시선이 많고 드라마에 비해 해외에 프로그램을 보여주고 싶은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그런 것들이 조금씩 잠금 해제되고 있는 상황에서 넷플릭스가 거간꾼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경 PD도 “한국처럼 이렇게까지 예능을 치열하게 만드는 나라가 없다”며 “다른 한국 콘텐츠가 알려진 것처럼 이번 기회를 통해 전 세계에 우리나라의 예능 콘텐츠가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정효민 PD 역시 “다른 장르에 비해 예능이 글로벌 시청자와 만날 기회가 조금 늦게 온 것 같은데, 넷플릭스를 통해 더 많은 시청자들과 한국적인 콘텐츠를 나누고 싶다. 응원해 주고 도와주면 한국 예능도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를 탄 다양한 예능프로그램들이 K콘텐츠 신드롬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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