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Q2가 지난 1월 국내 시장에 재출시 됐다. 그러나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 제갈민 기자
아우디 Q2가 지난 1월 국내 시장에 재출시 됐다. 그러나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 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아우디 코리아가 지난 1월 국내 시장에 소형 SUV Q2를 재출시했다. 앞서 지난 2020년 8월 아우디는 Q2 모델을 국내에 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물량 수급난과 저조한 성적으로 약 반년 만에 판매가 중단됐다.

그럼에도 아우디 코리아는 Q2를 재도입했다. 다만 이전에 판매하던 모델과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어 강점으로 내세울 부분이 많지 않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특히 국내 출시 가격이 4,000만원을 초과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는 거리가 멀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아우디 Q2 측면. / 제갈민 기자
아우디 Q2 측면. / 제갈민 기자

◇ Q2, 디자인이 전부… 형제 모델 ‘폭스바겐 티록’보다 나은 점이 없다

아우디 Q2 외관은 아우디 패밀리룩을 잘 녹여내 우아하면서도 스포티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헤드램프와 리어램프는 ‘조명 회사’라는 별명을 가진 만큼 소형 SUV인 Q2에도 힘을 주며 또렷하면서 고급스러운 인상을 만들어 내는 요소다. 라디에이터그릴 중앙에 위치한 엠블럼을 무광 블랙 소재로 적용해 무게감을 더했다. 측면에서는 두꺼운 C필러 덕분에 차량이 튼튼하게 느껴지며, 사이드스커트 바로 위쪽에 Q2 모델명이 쓰인 검정색 데칼 장식으로 포인트를 줬다. 타이어는 18인치를 사용해 차량이 조금 크게 느껴진다.

아우디 Q2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실내다. 실내 역시 아우디의 정체성(아이덴티티)을 잘 살렸다. 그러나 불편한 점이 적지 않다.

아우디 Q2 후측면. / 제갈민 기자
아우디 Q2 후측면. / 제갈민 기자

아우디 Q2는 폭스바겐 소형 SUV 티록과 플랫폼 및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형제 모델이다. 그러나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유로 아우디 Q2는 폭스바겐 티록보다 몸값이 더 비싸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티록보다 상품성이 뛰어나거나 최소한 비슷한 수준의 편의장비를 갖춰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티록보다 나은 점은 많지 않다.

폭스바겐은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을 지향하면서 안전과 관련된 사양에서는 타협하지 않으면서 다양한 편의장비도 함께 갖춰 상품성을 높이고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값을 책정해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아우디는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점만 믿는 눈치다.

먼저 폭스바겐 티록은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ACC) △정차 시 오토홀드 및 공회전 제한 장치(스톱앤고, ISG) △스마트폰 무선 연결 및 무선 안드로이드오토·애플카플레이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 △센터디스플레이 터치 지원 △2열 센터 암레스트 겸 컵홀더 △파노라마선루프 등이 탑재됐다.

반면 아우디 Q2는 △센터디스플레이 터치 조작 미지원 △안드로이드오토·애플카플레이 유선 연결 △스마트폰 무선충전패드 없음 △일반 크루즈컨트롤 △1열 선루프 탑재 등 티록 대비 부족한 점이 많다. 그나마 △정차 시 오토홀드 및 공회전 제한 장치(스톱앤고, ISG) △전 좌석 파워윈도우 적용 △차량 잠금 시 오토 폴드 사이드미러 등 기능을 지원한다.

아우디 Q2 1열 및 센터페시아 주요 부분. 컵홀더 위치가 애매하다. 텀블러 수납은 불가하며, 500㎖ 페트병 음료수 정도만 보관할 수 있다. / 제갈민 기자
아우디 Q2 1열 및 센터페시아 주요 부분. 컵홀더 위치가 애매하다. 텀블러 수납은 불가하며, 500㎖ 페트병 음료수 정도만 보관할 수 있다. / 제갈민 기자

뿐만 아니라 아우디 Q2는 1열 컵홀더가 기어노브 앞쪽에 위치해 커피전문점 그란데 사이즈 테이크아웃 컵 또는 텀블러 수납이 불가하다. 큰 사이즈의 텀블러는 도어포켓에 수납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기울여 수납하는 구조로 설계돼 일반적인 카페의 테이크아웃 컵은 수납할 곳이 마땅치 않다. 컵홀더에는 500㎖ 생수병 수납이 최선이다.

2구 컵홀더를 모두 사용하게 되면 소지품 수납공간은 1열 사이 콘솔박스뿐이다. 만약 콘솔박스에 다른 물건들을 수납해두는 경우 스마트폰을 보관할 공간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안드로이드오토 및 애플카플레이로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려면 무조건 유선으로 연결을 해야 하는데 별도의 수납공간을 마련하지 않은 점은 아쉬운 점이다.

송풍구가 원형으로 디자인돼 일반적인 사각형의 가로형 송풍구에 사용하는 스마트폰 거치대는 사용이 쉽지 않아 보인다. 안드로이드오토·애플카플레이를 사용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거치해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는 것도 제한적이다.

스마트폰을 유선으로 연결해 안드로이드오토·애플카플레이를 사용하더라도 센터디스플레이 터치가 되지 않아 목적지 검색이나 경로 수정이 상당히 불편하다. 스마트폰을 연결한 채로 목적기 검색 및 경로 변경을 하려면 기어노브 뒤쪽에 위치한 원형 다이얼 겸 터치패드를 이용해야 한다.

아우디 Q2 2열은 생각보다 공간이 넓었다. 다만 중앙에 센터터널이 높게 솟아 있으며, 송풍구와 중앙 암레스트가 없다. / 제갈민 기자
아우디 Q2 2열은 생각보다 공간이 넓었다. 다만 중앙에 센터터널이 높게 솟아 있으며, 송풍구와 중앙 암레스트가 없다. / 제갈민 기자

2열 공간은 생각보다 넓다. 신장 180㎝ 성인이 탑승하더라도 머리와 루프 사이 헤드룸 공간이 약간 남고 1열 시트와 무릎 사이에는 주먹 하나가 들어갈 공간이 남았다. 물론 편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2열에 성인이 탑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단 2열 승객을 위한 편의장치는 찾아볼 수 없다. 2열 송풍구가 없으며, 시트 열선 기능도 지원하지 않고, 흔한 센터 암레스트(팔걸이) 겸 컵홀더도 없다.

그나마 2열 시트를 6대 4 비율로 접을 수 있으며, 전 좌석 파워윈도우를 지원해 2열 탑승객도 창문을 여닫을 때 스위치를 한 번만 조작하면 되는 점이 위안거리다. 또 창문이 문 안쪽으로 완전히 내려가는 점은 2열 승객의 개방감을 더해주는 요소다.

아우디 Q2 운전석 및 센터페시아. 아우디 Q2 크루즈컨트롤은 스티어링휠 왼쪽 아래에 위차한 레버를 조작해 활성화할 수 있다. / 제갈민 기자
아우디 Q2 운전석 및 센터페시아. 아우디 Q2 크루즈컨트롤은 스티어링휠 왼쪽 아래에 위차한 레버를 조작해 활성화할 수 있다. / 제갈민 기자

◇ 작은 차체·디젤엔진 조합, 재미있는 주행감… 가격이 흠

아우디 Q2를 200㎞ 이상 시승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반응이 재빠르고 출력이 높아 폭발적인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Q2는 공차중량이 1,475㎏으로 상당히 가볍다. 이러한 소형차에 아우디는 35 TDI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이 엔진은 아우디의 중형 세단 A4와 준중형 SUV Q3에도 동일하게 사용되는 2.0ℓ 디젤 싱글터보 엔진으로, 150마력과 36.7㎏·m의 힘(토크)을 낸다.

특히 순간적으로 낼 수 있는 힘(최대 토크)은 아우디 중형 SUV Q5 45 TFSI 가솔린 엔진(37.7㎏·m)과 비등한 수준이다. 실제로 정차 상태에서 출발할 때 빠른 가속이 가능해 운전이 재밌다는 느낌을 받았으며, 종로구 낙산공원의 가파른 경사로를 오를 때도 힘들이지 않고 주행을 할 수 있었다. 또 작은 차체 덕에 낙산공원 인근의 좁은 골목을 주행할 때도 부담이 적어 운전이 편안했다.

정차 시 오토홀드 및 공회전 정지(아이들링스톱·ISG) 기능은 도심 주행 시 상당히 편리한 기능이다. 정차 시 브레이크를 계속 밟고 있지 않아도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하며, 다이내믹 모드를 제외한 모든 주행 모드에서는 아이들링스톱 기능도 작동해 엔진 소음이나 떨림도 없애 주행 간 피로도를 줄여주는 점은 상당한 장점이다.

아우디 Q2 계기판 및 시승 간 평균 연비. / 제갈민 기자
아우디 Q2 계기판 및 시승 간 평균 연비. / 제갈민 기자

약 213㎞를 주행하면서 특별히 연비 주행을 하지 않았음에도 트립 컴퓨터에 표시된 연비는 최대 16.9㎞/ℓ, 평균 연비 14.7㎞/ℓ로 나타났다. 차분하게 효율을 중시하는 주행을 한다면 20㎞/ℓ에 육박하는 연비를 기록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 장점으로는 △전 좌석 파워윈도우 적용 △차량 잠금 시 자동으로 접히는 사이드미러 등이 있다.

다만 4,000만원대 가격인 점을 생각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프로모션을 적용해 10% 수준의 할인을 받더라도 3,500만원이 넘는다. 4,000만원이 넘지 않는 수입차로는 △폭스바겐 골프 2.0 TDI 및 폭스바겐 제타 △미니 쿠퍼 해치백 및 해치백 5도어 △토요타 캠리 및 캠리 하이브리드(LE 등급), 프리우스 △혼다 어코드 등이 있다.

대부분 세단이나 해치백이라는 점에서 아우디 Q2와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하지만, 비슷한 가격에 보다 ‘큰 차’를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Q2의 가성비는 낙제점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소형 펀카를 원한다면 다양한 편의사양을 갖춘 폭스바겐 골프 또는 미니 쿠퍼라는 대체제도 존재해 Q2는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가 힘들어 보인다.

아우디 Q2 후면. 각진 디자인과 검정색 아우디 엠블럼이 포인트다. / 제갈민 기자
아우디 Q2 후면. 각진 디자인과 검정색 아우디 엠블럼이 포인트다. / 제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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