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 3월 28일 오전 경희대학교 학생들이 푸른솔문화관 학생식당에서 천원의 아침밥 식권을 구매하는 모습. / 뉴시스
사진은 지난 3월 28일 오전 경희대학교 학생들이 푸른솔문화관 학생식당에서 천원의 아침밥 식권을 구매하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대구에 위치한 4년제 종합대학교 계명대학교 재학생들 사이에서 ‘천원의 아침밥’을 운영하지 않는 학교의 방침에 불만이 감지됐다. 똑같은 학교법인 계명대학교 계열 계명문화대학교는 5월 2일부터 ‘천원의 아침밥’을 운영하고 나선 데 반해, 계명대는 아직 ‘천원의 아침밥’ 운영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천원의 아침밥’은 아침식사 결식률이 높은 대학생에게 양질의 한끼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아침식사 습관화와 쌀 소비문화 확산을 위해 정부가 시행 중인 사업이다. 학생이 1000원을 내면, 정부가 1,000원(1식 기준)을 지원하고, 나머지는 대학 자체 예산으로 충당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1,000원에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사업은 2012년 순천향대에서 가장 먼저 자율적으로 시작된 후 점차 전국 대학교로 확산됐다. 이후 정부가 각 대학교의 운영실태를 조사한 후 ‘천원의 아침밥’ 정부 지원 방안을 검토해 사업계획과 예산을 마련했다.

정부 지원에 참여 대학교도 점차 늘어났다. 지난해는 28개 대학이 천원의 아침밥을 운영했고, 올해는 전국 41개 대학이 참여했다(3월 20일 농림축산식품부 발표 기준).

천원의 아침밥 운영을 확대한 데에는 해당 사업이 대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농식품부가 2022년 28개교, 5,43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계속됐으면 좋겠다’라는 응답자 비율이 98.7%에 달했다. ‘천원의 아침밥’을 통해 ‘아침밥의 중요성을 느꼈다’라는 의견도 91.8%로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대학은 ‘천원의 아침밥’ 사업 여부를 확정짓지 못해 학생들 사이에서 불만이 새어 나오고 있다.

대구 지역 계명대학교도 그중 하나다. 특히 계명대학교 바로 옆에 위치한 같은 재단 계열 계명문화대학교에서 ‘천원의 아침밥’ 운영을 확정하면서 계명대 재학생들 사이에선 적지 않은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계명문화대는 지난 3월말 농식품부가 발표한 천원의 아침밥 운영 대학 1차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농식품부의 천원의 아침밥 사업 1차 추가 신청 기간에 접수해 최종 ‘2023년 천원의 아침밥’ 2차 운영대학으로 선정됐다. 이로써 계명문화대는 2일부터 올해 11월까지 복지관 학생식당에서 매주 월∼목요일, 매일 100명(시험기간에는 200명으로 확대)씩 총 8,600명에게 천원의 아침밥을 제공할 예정이다.

계명문화대 관계자는 “계명문화대 총장은 학생들이 아침밥을 먹어야 학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농식품부 사업에 신청해 천원의 아침밥을 오늘(2일)부터 시행했다”며 “아침밥은 매일 오전 9시 30분까지 운영을 하는데, 처음 시작한 오늘 아침 확인했을 때는 8시쯤까지 60여명의 학생이 이용을 한 것으로 파악돼 개시 첫날 반응은 좋다. 하루 100명의 학생은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원의 아침밥은 금전적인 문제보다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복지 차원의 사업”이라며 “정부가 1,000원을 지원하고, 학교가 2,000원, 학생들이 1,000원을 내는 것 외에도 일부는 ‘1% 사랑의 손길’이라는 교직원들 봉급의 1%를 기부한 재원으로도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계명대학교는 농식품부 천원의 아침밥 지원사업 2차 추가 모집에 신청했다. 농식품부는 오는 8일 3차 천원의 아침밥 운영 대학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은 대구 달서구에 위치한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정문. / 계명대학교
계명대학교는 농식품부 천원의 아침밥 지원사업 2차 추가 모집에 신청했다. 농식품부는 오는 8일 3차 천원의 아침밥 운영 대학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은 대구 달서구에 위치한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정문. / 계명대학교

반면 계명대는 1차 추가 신청 기간에 접수를 하지 않았고, 결국 학생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계명대 학생 A씨는 “학교에서는 수요 미달로 천원의 아침밥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기사를 접했는데, 학생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설문을 진행한 적이 없다”며 “특히 같은 재단인 계명문화대는 천원의 아침밥을 운영하면서 계명대에서는 왜 하지 않는지 다른 방침에 대해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계명대 학생 입장에서 ‘차별’로 느껴질 수 있는 대목인 셈이다.

또한 대구 지역의 4년제 대학교인 △경북대 △대구교대, 그리고 인접한 경북 경산시에 위치한 △영남대 △대구대 △대구가톨릭대 △대구한의대 등에서도 ‘천원의 아침밥’을 운영하고 나서 계명대 재학생들 사이에서는 소외감 또는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농식품부는 최근 전국 대학교와 함께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규모를 기존 69만명에서 150만명으로 두 배 이상 늘리기로 하면서 지난 6일부터 14일까지 ‘농식품부와 천원의 아침밥을 함께할 대학’ 1차 추가 신청을 진행한 바 있으며, 이어 지난 28일까지 2차 추가 신청을 접수 받았다.

계명대는 농식품부가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나서고 있고, 전국 대학생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아지자 최근 농식품부의 2차 추가 신청 기간에 접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계명대학교 관계자는 ‘천원의 아침밥’ 운영 여부와 관련해 “예전부터 학교에서 시험기간마다 매번 자체적으로 저렴하게 아침밥을 운영해 오고 있었다”며 “그러나 아침밥을 이용하는 학생 수가 하루 30명 수준에 그칠 때가 많았고, 시험기간 일주일 통틀어 약 200여명이 이용하는 등 이용률이 저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원의 아침밥은 학생들의 등록금을 일부 사용하는 만큼 수요가 적음에도 소수의 학생들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게 맞는지를 1차 추가 신청기간까지 검토를 했다”며 “이번에 전국 대학교 사이에서 (천원의 아침밥) 수요가 늘어나고, 정부 지원도 추가로 늘린다고 해서 농식품부 천원의 아침밥 2차 신청에 접수했고, (선정이 되면) 5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는 농식품부에서 각 신청 대학교에 대해 서류 심사를 진행 중이며, 오는 8일 천원의 아침밥 3차 운영 대학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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