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 모델 앞모습은 귀상어의 망치머리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돼 독특한 느낌이 강조된다. / 정선=제갈민 기자
토요타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 모델 앞모습은 귀상어의 망치머리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돼 독특한 느낌이 강조된다. / 정선=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정선=제갈민 기자  한국토요타자동차가 토요타의 플래그십 브랜드 ‘크라운’을 최근 국내에 출시하고 지난 9일 미디어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토요타 크라운은 크로스오버(CUV) 모델인 ‘크라운 크로스오버’가 가장 먼저 글로벌 시장에 출시됐으며, 일본 내수시장에서는 올 가을부터 내년까지 세단과 스포츠, 에스테이트(왜건) 모델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 및 국내에 가장 먼저 출시된 크라운 크로스오버는 2.4ℓ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이하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와 2.5ℓ HEV(크라운 HEV) 2종으로 구성됐으며, 모두 사륜구동 시스템과 바이폴라 니켈 메탈 배터리를 탑재한 점이 특징이다.

토요타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 모델 측면 모습. 크로스오버 형태로 디자인돼 차체의 볼륨감이 더 부각된다. / 정선=제갈민 기자
토요타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 모델 측면 모습. 크로스오버 형태로 디자인돼 차체의 볼륨감이 더 부각된다. / 정선=제갈민 기자

크라운의 외관 디자인은 크로스오버 형태로 설계돼 독특한 모습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다만 가격과 편의사양 부분에서 일부 아쉬운 점이 많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이번 크라운 미디어 시승은 강원도 정선 파크로쉬 리조트앤웰니스에서 강릉대관령휴게소를 거쳐 사천해변 인근 터닝포인트까지 약 76㎞다. 먼저 시승한 모델은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 모델이며, 돌아오는 구간에 크라운 HEV를 탑승했다.

토요타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 모델 실내 마감 소재로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감성적인 옵션인 실내 무드등도 탑재되지 않았다. / 정선=제갈민 기자
토요타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 모델 실내 마감 소재로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감성적인 옵션인 실내 무드등도 탑재되지 않았다. / 정선=제갈민 기자

◇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 주행 안정성 최고… 조작편의성 고려한 구성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는 국내 출시된 크라운의 상위 트림(등급)이다. 2.4ℓ 듀얼부스트 HEV 파워트레인은 토요타가 양산형에 최초로 탑재한 것으로, 그간 토요타자동차의 HEV 모델에서 부족하다고 지적을 받던 퍼포먼스를 극대화해 다이내믹한 드라이빙 성능을 강조한 모델이다. 여기에 플래그십 모델에 걸맞게 다양한 옵션을 탑재했다.

전체적인 외관 디자인은 쿠페형 SUV에 가까운 형태이면서도 최저 지상고와 차체 높이를 낮게 설계해 세단의 이점도 함께 갖췄다. 앞모습과 옆모습은 역동적이고 날렵하게 느껴진다. 외관 디자인은 소비자 개개인마다 취향이 크게 다른 만큼 평가가 다를 수 있지만,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진다.

문제로 지적되는 점은 실내 소재와 일부 옵션의 부재다. 실내 인테리어는 일부분에서 렉서스 모델에 탑재되는 것을 사용하면서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전자식 기어노브와 센터터널 컵홀더 및 좌우로 열 수 있는 콘솔박스 구성 등이 있다.

토요타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 모델 1열 주요 부분. 콘솔박스 및 기어노브 주변 구성은 렉서스와 비슷하다. / 정선=제갈민 기자
토요타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 모델 1열 주요 부분. 콘솔박스 및 기어노브 주변 구성은 렉서스와 비슷하다. / 정선=제갈민 기자

여기에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 모델에는 JBL 측과 협업해 스피커를 11개 탑재, 기본형 대비 고급모델임을 강조했으며, 주행을 할 때 시선 분산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탑재했다. 공통 옵션으로는 1열 전동조절 시트 및 통풍 기능과 1·2열 시트 열선 기능, 스마트폰 무선충전기, 스마트폰 무선 연결 안드로이드오토·애플카플레이 등을 지원하는 점이다.

또한 4050 이상의 운전자일 경우 안드로이드오토 및 애플카플레이 사용이 익숙하지 않을 수 있는데, 이러한 점을 고려해 내장 내비게이션을 탑재했다. 내비게이션은 국산 업체와 협업을 한 것으로 보이며, 그래픽이나 조작 편의성이 독일 수입차에 비해 뛰어나고 편리하다. 무선 업데이트도 지원해 굳이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

공조기나 1열 시트 통풍·열선 기능 작동은 센터페시아 하단에 물리버튼을 가로로 배치해 조작 편의성을 높였다. 최근 자동차 업계가 ‘디지털’에 몰두하면서 모든 조작을 터치로 하도록 바뀌는 추세이지만 공조기 및 시트 기능 조작 등은 물리버튼으로 배치하는 게 안전 및 직관성 부분에서 뛰어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토요타 역시 이러한 점을 간과하지 않고 주행 간 조작이 잦은 버튼을 물리버튼으로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 모델 2열은 헤드룸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헤드레스트 위쪽 천장을 움푹하게 설계했다. / 정선=제갈민 기자
토요타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 모델 2열은 헤드룸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헤드레스트 위쪽 천장을 움푹하게 설계했다. / 정선=제갈민 기자

크라운은 토요타 브랜드의 준대형 모델 아발론을 대신하는 하는 플래그십 모델인 만큼 1열 및 2열 다리 공간은 넉넉하다. 1열은 헤드룸도 넉넉한 편이지만 2열의 경우 쿠페형으로 떨어지는 루프라인으로 인해 헤드레스트(머리받침대) 천장 부분을 움푹하게 설계하며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려 노력한 모습이 보이지만 180㎝ 전후의 성인이 탑승하면 약간 답답함이 느껴진다.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는 고속 주행에서 진가를 느낄 수 있다. 고속도로에 진입한 후 100㎞/h 이상 고속주행을 시작하면 1열 탑승객 기준 주행 간 소음 유입이 크지 않다. 특히 2.4ℓ 듀얼부스트 HEV 파워트레인은 X영역 후반의 속도로 가속하더라도 엔진 소음이 크지 않으며, 고속 주행 간에 느껴지는 속도감도 크지 않다. 초고속 영역에서도 느껴지는 속도감은 100∼120㎞/h 수준으로 안정적이다.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 유입도 크지 않다. 저속 영역부터 초고속 영역까지 넓은 범위에서 실내 정숙성이 준수해 음악청취나 동승자와 대화도 편안하다.

토요타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 모델 실내 주요 부분. 상위 트림인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에만 HUD 및 JBL 스피커를 지원한다. 오르간페달 형태의 가속페달은 고급차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점으로 보인다. 동승석 대시보드 아래 글러브박스는 상당히 협소하다. / 정선=제갈민 기자
토요타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 모델 실내 주요 부분. 상위 트림인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에만 HUD 및 JBL 스피커를 지원한다. 오르간페달 형태의 가속페달은 고급차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점으로 보인다. 동승석 대시보드 아래 글러브박스는 상당히 협소하다. / 정선=제갈민 기자

독특한 점은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브레이크를 밟지 않더라도 전기차의 회생제동처럼 차량이 스스로 감속하는 기능이 탑재돼 원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브레이크 사용을 최소화하면 자연스레 연비도 조금은 높일 수 있다.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에서는 주행 모드를 노말·컴포트·에코·스포츠S·스포츠S+·커스텀 6가지로 세분화한 점이 특징이다. 주행 모드별로 엔진음이 조금 차이가 나며, 가속페달을 밟는 정도에 따른 응답성 및 가속성능 등에서 약간 차이가 느껴지는 정도다.

안전 및 편의사양으로는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TSS)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PCS)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 △차선 추적 어시스트(LTA) △도로 표지판 어시스트(RSA) △어댑티브 하이빔 시스템(AHS) △파노라믹 뷰 모니터(PVM) 등을 지원한다.

일반적으로 차로를 유지하면서 선행 차량의 속도와 간격을 감지해 주행 속도를 스스로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기능은 최근 시승한 수입차 가운데 높은 수준으로 느껴졌다. 고속도로 굽은 길을 주행할 때 해당 기능을 작동하고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떼더라도 스스로 차로를 따라 주행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경고음을 울린다. 차선 추적 어시스트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토요타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 모델 후측면. / 정선=제갈민 기자
토요타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 모델 후측면. / 정선=제갈민 기자

◇ 일부 편의 옵션 부재 및 실내 소재 아쉬워… 6,500만원대 경쟁모델 쟁쟁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는 그간 토요타 모델에서 느낄 수 없었던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지닌 모델인 것은 확실하다.

다만 실내 마감재가 저렴한 플라스틱 및 우레탄 소재로 사용된 점과 일부 옵션을 지원하지 않음에도 가격은 렉서스 브랜드의 준대형 세단 ES300h와 겹쳐 가격 경쟁력 부분에서 불리한 상황이다.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의 국내 판매 가격은 현행 개별소비세 3.5%를 적용해 6,480만원이다. 한 집안인 렉서스 브랜드의 준대형 세단 ES300h가 럭셔리 트림 기준 6,390만원이며, 럭셔리 플러스 트림도 6,600만원이다.

특히 렉서스 ES300h는 실내 마감 소재를 고급스러운 가죽 등으로 사용했지만,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는 운전석과 동승석 주변을 감싸는 대시보드 하단 및 도어트림 등에 쓰인 실내 마감재가 플라스틱과 우레탄 소재라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차량 가격이 6,500만원에 육박함에도 사소한 부분에서 원가절감을 한 것으로 느껴지는 점이다.

토요타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 모델 후면. / 정선=제갈민 기자
토요타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 모델 후면. / 정선=제갈민 기자

또한 크라운에 탑재된 선루프는 개방이 되지 않는 파노라마글라스루프를 탑재해 약간 불편하다. 스티어링휠의 높낮이와 앞뒤 길이를 조절하는 틸트·텔레스코픽 기능도 탑재했지만 수동으로 레버를 풀고 잠그는 방식을 채택해 아쉬운 점이며, 트렁크 도어도 전자동 개폐를 지원하지 않는다. 트렁크를 열 때는 버튼을 눌러 들어 올려야 하며 닫을 때는 트렁크 내부 손잡이를 잡고 내려야 한다.

뿐만 아니라 볼보자동차 S90도 6,350만원부터 판매되고 있어 비슷한 가격의 경쟁자가 너무나 쟁쟁하다. 토요타 크라운 모델 중 듀얼부스트 HEV 트림은 올해 100대 한정으로만 판매되는데, 내년 국내 판매가격이 조정되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토요타 크라운 HEV 모델(사진)과 듀얼부스트 모델은 휠 디자인이 다르다. / 정선=제갈민 기자
토요타 크라운 HEV 모델(사진)과 듀얼부스트 모델은 휠 디자인이 다르다. / 정선=제갈민 기자

그나마 2.5ℓ HEV 파워트레인과 CVT 미션을 탑재한 기본형 모델 크라운 HEV가 5,670만원으로 저렴하게 책정된 모습이다. 하지만 듀얼부스트 모델에서 지원하는 메모리시트 및 HUD, JBL스피커, 자동주차 기능 등 일부 옵션이 빠진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 외 크라운 HEV의 디자인이나 실내 구성은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와 동일하다. 차이점은 파워트레인과 세팅값이 효율 위주로 구성돼 연료 효율성(연비)이 좋은 점이다. 효율 위주 세팅이지만 출력이 부족하지는 않으며, 대신 주행 간 엔진 소음이 크라운 듀얼부스트 HEV에 비해 조금 더 시끄럽게 느껴진다. 연비를 고려하지 않고 주행을 하더라도 13㎞/ℓ 이상의 효율은 무난하게 기록한다.

한편, 이전 토요타 플래그십 모델 아발론의 국내 판매가격은 4,700만원 수준으로, 렉서스 ES300h와 큰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크라운 모델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게 느껴진다. 물론 아발론에는 열선 스티어링휠·1열 통풍시트·오토센싱 와이퍼·전동트렁크 등 옵션이 탑재되지 않았지만 이러한 옵션이 1,000만원 정도의 가격 차이를 보이는 게 맞는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크로스오버 디자인에 따른 개발비를 감안하더라도 토요타 크라운 모델의 가격 책정은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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