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그십=세단’ 고정관념 깬 ‘크라운 크로스오버’
각기 다른 외모 가진 세단·스포츠·에스테이트 도입은 미정
“크라운 크로스오버 통해 韓 시장에 ‘크라운’ 브랜드 알릴 것”

한국토요타자동차는 5일 토요타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 ‘크라운 크로스오버’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사진은 콘야마 마나부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과 토요타 크라운 크로스오버 모델. / 한국토요타자동차
한국토요타자동차는 5일 토요타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 ‘크라운 크로스오버’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사진은 콘야마 마나부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과 토요타 크라운 크로스오버 모델. / 한국토요타자동차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토요타 코리아가 5일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토요타 플래그십 모델 크라운을 공식 출시했다. 토요타 크라운은 그간 일본 내수 시장의 고급 브랜드로 판매를 이어왔으나 이번 16세대 크라운을 글로벌 40여개 국가에 순차적으로 출시하고 새로운 도전을 알렸다.

콘야마 마나부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은 “크라운은 1955년 토요타 최초의 양산형 승용차로 출시된 이래 69년간 생산을 이어오고 있는 브랜드의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모델”이라며 “크라운이라는 모델명은 토요타를 창립한 토요타 키이치로 선대 회장이 지었으며, 혁신과 도전을 상징하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크라운이라는 모델이 ‘혁신과 도전’을 상징하는 점은 이번에 출시된 ‘크라운 크로스오버’의 개발 과정에서부터 느낄 수 있다.

토요타자동차는 그간 크라운이라는 모델을 개발하면서 줄곧 ‘플래그십=세단’이라는 고정관념을 지니고 있었다. 16세대 크라운을 개발하던 당시에도 세단 형태로 개발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요타는 16세대 크라운 개발 과정의 프로젝트 마지막 단계인 상품화 최종 회의에서 개발 중단을 선언하고 ‘새로운 크라운’을 개발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해 ‘크라운 크로스오버’를 만들었다. / 제갈민 기자
토요타는 16세대 크라운 개발 과정의 프로젝트 마지막 단계인 상품화 최종 회의에서 개발 중단을 선언하고 ‘새로운 크라운’을 개발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해 ‘크라운 크로스오버’를 만들었다. / 제갈민 기자

그러나 토요타는 3년 전 크라운 상품화 최종회의를 하는 과정에서 프로젝트를 전면 중단했다. 상품화 최종회의는 개발 막바지 단계에서 일종의 최종 점검을 하는 절차로, 상품화 직전에 프로젝트를 중단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럼에도 토요타가 크라운 프로젝트를 중단한 이유는 ‘새로운 크라운을 개발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토요타가 16세대 크라운 프로젝트를 중단한 배경에 대해 연구개발에 참여한 아키히로 사라다 토요타 수석엔지니어는 “개발팀은 크라운 개발 당시 ‘일본의 독자적인 모델이며 세단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으나 이것이 옳은 길인가를 생각했다”며 “결국 최종 단계에서 ‘어떻게 하면 더 좋은 크라운을 만들 수 있을까, 무엇이 크라운을 만드는가’를 고민한 끝에 ‘새로운 크라운을 개발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가 생겼고,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자동차가 꾸준히 판매될 것이라고 결론을 내려 크라운 크로스오버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병진 한국토요타자동차 상무도 “전 세계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해지면서 세단 판매가 조금씩 줄어든 상황에 어떤 모델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택을 받을지 고민했다”며 “혁신과 도전으로 탄생한 16세대 토요타 크라운은 고객이 원하는 차량을 만들기 위해 고민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다양한 전동화의 선택지’와 ‘모빌리티 가치’ 전달을 위해 파워트레인을 다양하게 구성한 신차를 선보이고 있다. / 제갈민 기자
한국토요타자동차는 ‘다양한 전동화의 선택지’와 ‘모빌리티 가치’ 전달을 위해 파워트레인을 다양하게 구성한 신차를 선보이고 있다. / 제갈민 기자

크라운 크로스오버는 세단과 SUV의 장점을 결합해 활용도를 높인 모델이다. 여기에 2종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얹어 효율성과 친환경성, 파워풀한 주행 성능을 갖췄으며, 고객들에게 다양한 전동화 차량의 선택지를 제공하겠다는 토요타의 의지를 담은 완전히 새로운 모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크라운 크로스오버는 △2.5ℓ 하이브리드(HEV) △2.4ℓ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Dual Boost HEV) 총 2가지 파워트레인으로 구성됐다. 2.5ℓ HEV는 효율을 극대화한 모델이며, 2.4ℓ 듀얼 부스트 HEV는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두 모델 모두 ‘바이폴라 니켈 메탈(Bipolar NI-MH) 배터리’를 탑재한 점이 특징이다. 바이폴라 기술은 커넥터 없이 배터리 모듈 내에 배터리셀을 여러 개 통합해 연결하는 기술로, 같은 크기의 일반적인 배터리보다 배터리 밀도를 높여 1.5배 높은 출력을 내는 기술이다. 배터리 효율을 높이거나 모터 출력을 높이는 등 개선된 성능을 발휘한다. 이와 함께 TNGA(토요타 뉴 글로벌 아키텍쳐)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해 차체 경량화 및 강성을 높였다.

토요타 크라운 모델은 현재 출시된 크라운 크로스오버 외에도 각기 다른 외모를 지닌 세단과 스포츠, 에스테이트(왜건) 모델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토요타 일본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크라운 세단은 올해 가을쯤 발매 예정이며, 보다 스포티하고 역동적인 외관을 지닌 크라운 스포츠는 올해 가을 이후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왜건형 모델 크라운 에스테이트는 2024년 출시 예정이다.

다만 콘야마 마나부 사장은 “이날 국내에 출시된 크라운 크로스오버 외에 세단·스포츠·에스테이트 모델의 국내 출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크라운이라는 브랜드가 아직 우리나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익숙하지 않아 당장 들여오더라도 많은 관심을 받을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강대환 한국토요타자동차 상무는 “크라운 크로스오버를 통해 국내 시장에 ‘크라운’이라는 브랜드 알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크라운 크로스오버의 품질 보증기간을 총 5년·10만㎞까지 확대 적용했다. / 제갈민 기자
한국토요타자동차는 크라운 크로스오버의 품질 보증기간을 총 5년·10만㎞까지 확대 적용했다. / 제갈민 기자

한편, 크라운은 토요타의 일반 보증기간인 3년·10만㎞(선도래 기준)을 벗어나 한국토요타자동차에서 자체 2년 서비스 프로그램을 추가한 총 5년·10만㎞까지 품질을 보증한다.

토요타 크라운 크로스오버의 국내 판매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포함 △2.5ℓ HEV 5,670만원 △2.4ℓ 듀얼 부스트 HEV 6,480만원 등으로 책정됐다. 크라운 크로스오버의 사전 계약 대수는 600대 이상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출시를 알린 5일부터 순차적으로 출고가 진행된다.

일각에서는 토요타 크라운 크로스오버의 경쟁 모델로 현대자동차 그랜저를 꼽으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지 의문을 제기했으나, 한국토요타자동차 측은 “특정 모델과 경쟁할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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