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뭉친 (왼쪽부터) 이병헌‧박보영‧박서준‧김선영‧박지후‧김도윤‧엄태화 감독.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뭉친 (왼쪽부터) 이병헌‧박보영‧박서준‧김선영‧박지후‧김도윤‧엄태화 감독. / 롯데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건대입구=이영실 기자  “재밌는 이야기 위에 좋은 연기를 하는 배우들.”

21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엄태화 감독과 배우 이병헌‧박서준‧박보영‧김선영‧박지후‧김도윤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다. 영화 ‘잉투기’ ‘가려진 시간’ 등을 연출한 엄태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014년 연재 이후 호평을 얻은 김숭늉 작가의 인기 웹툰 ‘유쾌한 왕따’ 2부 ‘유쾌한 이웃’을 새롭게 각색했다.  

이날 엄태화 감독은 “4년 전 원작을 처음 보고 기존 재난영화와 다르게 배경이 아파트라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왔다”며 “나 역시 아파트에서 태어나고 자랐고, 한국 사람이라면 친숙하고 익숙한 공간이잖나. 극한의 상황 속 친숙한 공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상하며 이야기를 각색했다”고 원작의 흥미로운 설정에 끌려 연출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제목에 대해서는 “배경이 아파트가 되면서 관련 공부를 했는데, 박해천 작가님의 ‘콘크리트 유토피아’라는 입문서가 있다”며 “한국사회에서 아파트가 어떻게 자리 잡고 지금의 형태가 됐는지 다각도로 다루고 있는 책인데, 우리 영화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다. 보면 볼수록 대신할 제목이 없어서 (박해천) 작가님에게 허락을 받고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돌아온 엄태화 감독. / 뉴시스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돌아온 엄태화 감독. / 뉴시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신선한 영화적 상상력에 몰입감을 배가시키는 현실감 넘치는 프로덕션 볼거리가 더해져 색다른 영화적 체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엄태화 감독은 “재난 상황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는 것”에 가장 중점을 뒀다고 했다. 현실 세계에서 벌어질 법한 일로 보이게 하기 위해 세트부터 CG‧의상‧분장 모든 방면에서 리얼리티를 강조했다. 특히 영화 속 가장 중요한 공간이자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황궁 아파트는 제작진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장소다. 

사실적인 규모감을 구현하기 위해 실제 건설에 준할 정도의 아파트를 짓기로 결정한 제작진은 실제 3층까지 아파트 세트를 짓고 디테일하게 설정된 각 캐릭터들의 전사와 직업, 성격 등을 고려해 생활감 넘치는 아파트 내부 디자인까지 완성,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릴 전망이다. 

엄태화 감독은 “(황궁 아파트가) 또 하나의 중요한 캐릭터라고 생각하고 접근했다”며 “실제 아파트에서 촬영하는 것은 여건도 힘들뿐더러 여러 조건상 만드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처음부터 그렇게 계획했다”고 말했다. 이어 “외관뿐 아니라 내부도 그곳에 사는 사람이 등장하지 않아도 어떤 사람이 사는지 알 수 있게 하는 게 목표였다”며 “미술감독과 논의를 많이 했고 잘 구현됐다고 생각한다”고 완성도 높은 프로덕션을 자신했다.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이병헌. / 롯데엔터테인먼트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이병헌. / 롯데엔터테인먼트

탄탄한 캐스팅 라인업도 기대 포인트다. 이병헌‧박서준‧박보영의 신선한 만남을 비롯, 김선영‧박지후‧김도윤까지 개성과 매력을 겸비한 배우들이 대거 출격, 강렬한 시너지를 예고한다. 먼저 이병헌은 외부인들로부터 아파트를 지키기 위해 어떤 위험도 마다하지 않는 새로운 주민 대표 영탁 역을 맡아 또 한 번 새로운 얼굴을 꺼낸다.

이날 공개된 스틸만으로도 기대감을 높인 이병헌은 캐릭터 비주얼 구축 과정에 대해 “논리적으로 이래야 한다는 것은 없고 이렇게 저렇게 변형시키다 보면 왠지 영탁이 이런 모습일 것 같다는 느낌이 온다”고 전했다. 이어 “모발이 굵고 숱도 많고 자랐을 때 옆으로 뻗쳐나가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백두산’ ‘비상선언’에 이어 또 한 번 재난물을 택한 것에 대해서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재난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재난영화로 생각할 수 있지만 재난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재난이 벌어지고 그 이후의 사람들이 과연 어떻게 버텨나가고 그 안에서 서로가 어떻게 소통하고 상황을 이겨내려고 애쓰며 살게 되는지를 담은 작품이다. 오히려 휴먼드라마 혹은 블랙코미디에 가깝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함께 살아남기 위해 아무리 단합을 해도 각자의 생각과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단합이 될 때도 있지만 분열이 있을 때도 있다”며 “인간 이기심의 끝을 볼 때도 있고 잔인함의 끝을 볼 때도 있다. 상황은 극단적이지만 인물의 생각이나 행동은 굉장히 현실적이다. 그런 미묘한 지점을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관람 포인트를 짚었다. 

작품을 향한 자신감을 드러낸 (왼쪽부터) 이병헌‧박서준‧박보영. / 뉴시스
작품을 향한 자신감을 드러낸 (왼쪽부터) 이병헌‧박서준‧박보영. / 뉴시스

박서준은 아파트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민성 역을 맡아 선택의 갈림길에 선 인물의 고민과 갈등, 일련의 사건을 통해 점차 변해가는 캐릭터의 내면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고, 박보영은 민성의 아내이자 극한의 상황에서도 신념을 잃지 않는 명화로 분해 위기의 순간에도 자신만의 기준을 잃지 않는 모습을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완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서준은 캐릭터에 대해 “그동안 했던 작품과 다른 결”이라며 “이 안에서 굉장히 많은 감정 변화를 표현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섬세하게 표현해야 하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다고 나 자신도 느끼고 있다”고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음을 전했다. 

“시나리오에 반해 꼭 하고 싶었다”는 박보영은 “다른 장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지금까지 했던 연기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욕심이 컸다”고 했다. 간호사 설정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자문해 준 간호사 분도 있었고, 간호사인 친구에게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며 도움을 받았다”고 캐릭터 구축 과정을 전했다. 

(왼쪽부터) 김선영‧박지후‧김도윤도 함께 한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왼쪽부터) 김선영‧박지후‧김도윤도 함께 한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김선영은 황궁 아파트의 부녀회장 금애로 분해 문제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캐릭터의 적극성과 현실적인 면모를 에너지 넘치는 연기로 탁월하게 소화한다. 박지후는 황궁 아파트로 돌아온 생존자 혜원, 김도윤은 황궁 아파트의 흐름을 거스르는 비협조적인 주민 도균 역을 맡아 극적 긴장감을 더한다. 

이병헌은 “여기 있는 배우들과 처음 만나서 연기를 했는데 나 역시 배운 게 많고 놀라기도 했다”며 “모두가 정말 열연을 펼쳤다. 아파트 주민으로 나온 많은 배우들도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했다”고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의 호연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시나리오를 읽는 순간 바로 한다고 생각했고 그 정도로 재밌었다”며 “재밌는 이야기 위에 좋은 연기를 하는 배우들이 있는데, 당연히 봐야지 않겠나. 그만큼 재밌는 영화가 될 거다. 자신 있게 기대해달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자신감을 내비쳐 기대감을 높였다.  

엄태화 감독 역시 “극장에 온다는 것 자체가 비싼 티켓값뿐 아니라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일인데, 긴 후반작업 과정 동안 이 영화를 수백 번 봤는데 봐도 봐도 재밌더라”면서 “그만큼 장인정신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극장에서 보면 좋을 영화다. 꼭 극장에 와주면 감사하겠다”고 높은 완성도를 자신하며 극장 관람을 독려했다. 8월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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