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밀수’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왼쪽부터) 박정민‧조인성‧김혜수‧류승완 감독‧염정아‧고민시‧김종수. / NEW
영화 ‘밀수’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왼쪽부터) 박정민‧조인성‧김혜수‧류승완 감독‧염정아‧고민시‧김종수. / NEW

시사위크|건대입구=이영실 기자  ‘해양 밀수’라는 참신한 소재에 류승완 감독의 탄탄한 연출력,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조합까지. 안 보고는 못 배길 여름 최고 기대작 ‘밀수’가 관객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여름 극장가를 접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밀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류승완 감독과 배우 김혜수‧염정아‧조인성‧박정민‧고민시‧김종수가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 ‘아라한 장풍대작전’ ‘부당거래’ ‘베를린’ ‘베테랑’ ‘군함도’ ‘모가디슈’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관객을 사로잡아온 류승완 감독의 신작으로 기대를 모은다.

‘밀수’는 류승완 감독이 ‘베테랑’ 이후 오랜만에 선보이는 범죄 장르로 주목받고 있다. 류 감독은 바다에 물건을 던지고 세관의 눈을 피해 건지면 큰돈을 번다는 독특한 방식의 해양 밀수 소재에 매력을 느껴 ‘밀수’ 연출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 주인공들을 내세운 범죄 영화에 대한 갈증도 한몫 했다. 류승완 감독의 초기작인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2002)를 통해 여성 투톱물을 선보이며 시대를 앞서 나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던 그는 20여 년 만에 다시 여성 중심 서사로 관객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밀수’로 뭉친 염정아(왼쪽)와 김혜수. / NEW
‘밀수’로 뭉친 염정아(왼쪽)와 김혜수. / NEW

김혜수‧염정아부터 조인성‧박정민‧김종수‧고민시까지 베테랑 배우들과 신예 배우들의 매력적인 조합도 기대 포인트다. 김혜수는 밀수판에 승부수를 던질 제안을 하는 춘자로 분해 날것의 연기 그 자체를 보여주고, 염정아는 평생 물질만 하다 밀수판에 가담한 해녀들의 리더 진숙 역을 맡아 진중하면서도 의리 있는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조인성은 사업가적인 면모와 악독한 기질로 밀수판을 접수한 권 상사, 박정민은 해녀들을 보필하며 어깨너머 밀수를 배우다 야망을 갖게 되는 막내 장도리로 분한다. 김종수는 점점 판이 커지는 군천 밀수판 이야기에 변화를 주는 것은 세관 계장 이장춘으로 분하고, 고민시는 다방 마담 고옥분 역을 맡아 막내로서의 저돌적이면서도 신선한 매력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밀수’로 돌아온 류승완 감독. / NEW
‘밀수’로 돌아온 류승완 감독. / NEW

이날 ‘밀수’ 제작보고회에서 류승완 감독은 여성 서사로 돌아온 이유로 “그냥 끌렸다”며 “이 이야기를 기획할 때부터 김혜수와 염정아, 두 배우가 딱 떠올랐다. 이 배우들과 해야 한다는 설명할 수 없는 확신이 들었다. 영화를 보면 관객도 이 배우들이 ‘대체불가’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 캐릭터가 서사를 끌고 가긴 하지만, 두 주인공뿐 아니라 다양한 인물들이 얽히고설키면서 재밌는 군상극을 보이게 된다”며 “여성 서사극이라고 한정 짓기에는 영화가 내포하고 있는 범위가 넓다”고 보다 보편적이고 풍성한 이야기를 예고했다. 극을 이끄는 역할을 맡은 김혜수도 “여성 서사 작품이 별로 없는데 제안을 받고 환호했다”면서 “하지만 여성 서사만 치우친 게 아니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고 강조하며 기대를 당부했다.

영화는 1970년대 어촌에서 소도시로 변모하고 있는 ‘군천’을 배경으로 한다. 제작진은 촬영에 앞서 ‘군천’이라는 실제 존재할 듯한 가상의 도시를 기획했다. 전국을 유랑하며 완성한 군천의 모습은 70년대의 레트로 무드를 통해 느껴지는 진한 향수와 급성장하는 해안 도시의 거친 매력까지 담아내 몰입을 더할 전망이다. 

김혜수는 “군천이라는 공간 자체가 명칭에서 주는 뉘앙스와 현실적인 것을 기반으로 영화적 상상력이 완전히 동원돼 재현되다 보니 마치 70년대로 타임머신 타고 간 것 같은 느낌을 줬다”며 “그 시절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완벽하게 준비가 된 공간이었다”고 완성도 높은 프로덕션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여기에 음악감독으로 가수 장기하를 섭외해 70년대 음악의 풍미를 더했다. 류승완 감독은 “각본을 쓸 때부터 70년대 곡들을 전면에 쓰겠다고 생각했고, 11곡 넘게 영화 속에서 들을 수 있다는데 그렇다면 우리가 만드는 오리지널이 그 분위기와 어울려야 하는데 한국 대중가요 아티스트 중 이 시기 음악에 진심인 사람이 장기하라고 생각했다”고 장기하를 택한 이유를 전했다. 이어 “영화를 보면 왜 선택했는지,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 호기심을 자아냈다.  

고민시도 함께한다. / NEW
고민시도 함께한다. / NEW

군천과 대비되는 바닷속 모습은 지금껏 본 적 없는 수중 촬영을 통해 생생하게 완성, 새로운 영화적 체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민시는 “(세트장을 보고) 처음에 되게 신기했다”며 “바다와 흡사하게 준비돼 있어서 놀랐다. 연기적으로도 크게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바다라는 공간이 주는 광활한 긴장감을 강렬하게 느낄 수 있었다”고 특별했던 촬영 현장을 떠올렸다.

수중 촬영은 해녀들의 연기를 실감나게 카메라에 담기 위해 기획 단계부터 스턴트맨보다 수중 발레 전문가들로 구성한 팀으로 꾸린 것으로 전해졌다. 스턴트도 안무의 일종이라는 뜻을 모은 감독과 제작진은 아티스틱 수영 국가대표 출신인 김희진 수중 코치를 섭외해 배우들의 유려한 물속 움직임을 만들어나갔다. 김혜수, 염정아 등 배우들은 대역 없이 대부분 직접 수중 신들을 소화하며 완성도를 높이는데 힘을 보탰다.

류승완 감독은 “배우들의 호흡이 너무 좋았다”며 “수조 세트에서 찍고 있으면 서로 자신의 촬영이 없을 때도 와서 응원해 줬다. 마치 문화센터 노래교실 같은 느낌이었다”고 화기애애했던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염정아 역시 “과정이 쉽지 않았는데 함께 한 배우들의 도움이 정말 컸다”며 “다 같이 어떻게 촬영하는지 지켜봐 주고 박수 치고 울어줬다. 그래서 잘 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각 캐릭터의 개성을 담은 액션을 선보일 (왼쪽부터) 조인성과 박정민, 김종수. / NEW
각 캐릭터의 개성을 담은 액션을 선보일 (왼쪽부터) 조인성과 박정민, 김종수. / NEW

액션도 기대 포인트다. 긴 팔, 긴 다리를 활용한 유려한 액션을 선보일 조인성은 “다른 작품에 비해 연습을 더 많이 했다”며 “더 잘하고 싶은 욕심도 나서 철저하게 합을 다 외운 상태에서 현장에 임했고, 그래서 조금 더 완성도가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정교한 액션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혜수는 “조인성의 액션도 멋있지만, 제일 멋진 것은 얼굴”이라며 “표정과 눈빛이 정말 좋았다”고 칭찬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박정민은 “장도리는 싸움을 전문적으로 하는 캐릭터가 아니라서 멋진 액션보다는 ‘구강’ 액션에 더 가깝다”며 “감정으로 싸우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류승완 감독은 “조인성과 박정민이 워낙 몸을 잘 쓴다”면서 “다만 조인성은 정식 체육관에서 배운 느낌이라면 박정민은 동네 산행하면서 익힌 느낌”이라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김종수는 총기 액션을 선보인다. 김종수는 “안전이 최우선이라 총기 전문가에게 확인하고 또 확인하면서 안전하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왜소해 보이지만 실제 해병대 출신”이라며 “캐릭터가 군인은 아니지만 직업상 실제 총을 쏴본 사람의 느낌을 내려고 했다. 감독에게 칭찬받으려고 열심히 했다”고 전해 웃음을 더했다. 류승완 감독은 “활력 있고 멋있는, 인물의 개성과 멋이 돋보이는 액션 장면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끝으로 류승완 감독은 “극장에서 상영되는 것을 전제로 모든 과정을 작업했다”며 ‘밀수’의 극장 관람을 독려했다. 류 감독은 “시대가 변하고 관객이 영화를 대하는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것만 고수할 순 없지만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여전히 극장에서 관람을 해야 그 의도가 100% 전달된다는 믿음이 있다”고 했다. 또 “영화를 단순히 본다가 아니라 극장에서 경험하고 체험하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는 7월 2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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