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키이우 마린스키 궁에서 열린 한-우크라이나 정상 공동언론발표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키이우 마린스키 궁에서 열린 한-우크라이나 정상 공동언론발표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 대통령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리투아니아·폴란드 순방 중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고, 수도 키이우 근처의 마을을 돌아보며 전쟁의 참상을 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1년여간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우리 정부 대통령이 파병지가 아닌 전시 국가를 공식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 부부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극비리로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우선 키이우 인근의 부차시 학살현장과 민간인 주거지역으로 미사일 공격이 집중된 이르핀시를 돌아봤다. 이후 전사자 추모의 벽을 찾아 헌화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가졌다. 윤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양자회담은 지난 5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을 계기로 일본 히로시마에서 한 차례 진행된 바 있다. 또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중 열린 공식 만찬에서 조우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후 공동언론발표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희망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는 군수물자 지원 확대 등 우크라에 대한 안보 지원, 인도적 지원 물품 신속 전달, 재정 지원 등은 물론 인프라 건설 등 재건 협력사업 발굴 등 우크라이나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군수물자 지원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지난해 방탄복, 헬멧 등에 이어 올해 더 큰 규모로 군수 물자를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안전장비 신속 전달 등 적극적인 인도적 지원 방침을 밝히면서 재정지원 신설을 약속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기 위해서 “세계 도움과 지원 규모는 상상할 수 없는 정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이 우크라이나 회복 센터 건설에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두고 야권에서 질타가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은 17일(이하 한국시간) “국정 컨트롤타워로서 상식적이지 않고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음에도 순방을 연장해 우크라이나로 향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불안정한 정세 속에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 자체도 비판이 나온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비판하며 “국민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전쟁 한복판에 서 있는 우크라에 간 건 상황이 크게 바꿀 수 있는 입장이라서 간 것이냐”고 했고, 박찬대 최고위원은 “우리 국민을 외면한 점을 떠나서라도 외교적으로 적절한 처신이었는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정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불씨를 한반도로 불러 대한민국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행보”라며 “재난에는 보이지 않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로 가 우리 안보를 위기로 몰고 갔다”라고 질타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AP통신’ 등은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두고 한국과 나토의 협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또 ‘로이터통신’은 다른 아시아 국가 지도자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적이 없다는 점도 언급했다. 반면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를 인용해 한국 외교 노선이 나토로 기울었다면서 지역 안정성을 저해할 것이라 비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