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경제수석이 지난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리투아니아-폴란드 순방 주요 경제 일정 및 예상 성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최상목 경제수석이 지난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리투아니아-폴란드 순방 주요 경제 일정 및 예상 성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대통령실은 13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폴란드 국빈급 공식 방문을 계기로 폴란드에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을 위한 거점이 마련된다고 밝혔다.

한국과 폴란드 정부는 이날 ‘한-폴란드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하는 민간 기업에 금융 등 맞춤형 지원을 추진해 다양한 사업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이날 바르샤바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의 폴란드 공식 방문을 계기로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진출을 위한 전방위 지원에 본격 착수하기로 했다”며 “MOU를 통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의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9월부터 차관급 협의체를 구성, 재건사업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사업을 발굴 및 추진할 재건 협력 플랫폼을 폴란드 바르샤바에 설치할 예정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5월 바르샤바에서 우크라이나 인프라부의 올렉산드라 아자르키나 차관을 만나 재건사업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최 수석은 “현재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민간 주도의 재건사업은 내일 (14일)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기업 간담회에 참석하는 기업들이 추진하고 있는 SMR(소형 모듈 원전), 공항 재건, 건설기계, 철도차량, IT 등 분야의 약 320억달러 규모”라고 설명했다. 

최 수석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미국 협력기업과 우크라이나 원자력청과 협력하여 300억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SMR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삼성물산은 터키 건설기업과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리비우시와 협력하여 스마트시티 등 현지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건설기계 시장의 20%를 점유하고 있는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향후 5년간 예상 수요인 건설 장비 1만4,000대의 40%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한다. 

최 수석은 “정부는 민간이 추진하는 프로젝트별로 민관 합동 수주지원단을 구성해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향후 사업이 본격화되면 공적개발원조(ODA)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 금융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한-우크라이나 MOU’에 이어 이날 ‘한-폴란드 MOU’를 체결함으로써 대한민국, 폴란드, 우크라이나 정부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위한 삼각 협력 체계를 완성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통상 3년이 걸리는 ODA·EDCF 절차를 대폭 단축해 우리 기업이 신속하게 재건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등 국제기구와 공동 파이낸싱도 모색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 수석은 “우크라이나가 피해를 복구하는 ‘리빌딩’(re-building)을 넘어 국가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뉴빌딩’(new-building)을 추진 중”이라며 “하반기에 우리의 지원으로 키이우와 우만 스마트시티 마스터플랜 수립에 착수하는데 1,000억달러 수준의 주요 도시 재건 계획 중 첨단 도시 시스템의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향후 첨단교통체계, 스마트물관리 등 다양한 사업을 선점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지난 5월 우리 정부에 200억달러 규모, 5,000여개 재건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 기업 참여를 요청한 바 있다. 여기에 민간 분야에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위해 구상한 협력 규모는 320억달러다. 정부와 민간 분야를 모두 합치면 520억달러(한화 약 66조500억원)의 프로젝트가 되는 셈이다. 

이외에도 최 수석은 “오늘 폴란드와 무역투자 촉진 프레임워크(TIPF) MOU를 체결했는데 양국 경제 협력의 외연 확대에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2030년까지 교역 규모 3배 이상 확대를 목표로 기업 간 공동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무역장벽을 제거하겠다”고 했다. 

이어 “폴란드와 방산, 원전 협력 등 전략 분야의 협력을 강화했다”며 “양국 정상이 무기 추가 도입 계획을 협의했고, 내일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 현대엔지니어링, 대우건설 등 원전 관련 기업들이 폴란드 기업들과 6건의 원전 협력 MOU를 체결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방문을 통해 유럽시장 진출 거점으로서 폴란드와의 협력 강화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최 수석은 “폴란드는 주변 7개 나라와 국경을 접하며 동-서 유럽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라고 설명했다. 

최 수석은 “우리 기업들은 전기차 배터리, 가전, 자동차 부품 등을 중심으로 350여개 사가 폴란드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있다”며 “이번 순방을 계기로 기존 협력의 폭과 깊이가 크게 심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배터리 분야의 경우 폴란드는 LG엔솔의 투자로 유럽 전체 물량의 30%를 담당하는 유럽 최대 배터리 생산국이 됐다는 게 최 수석의 설명이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유럽 내 주요 자동차 생산국인 폴란드와의 협력이 기존 부품생산 중심에서 자동차용 반도체 개발, 5G·6G 기반 통신기술 개발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로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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