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문화는 돌고 돈다. 소주와 맥주 등 국내 스테디셀러 외에도 과거에는 수제맥주였다가 코로나 팬데믹 동안에는 와인이 유행했다. 최근에는 위스키와 하이볼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게티이미지뱅크
주류문화는 돌고 돈다. 소주와 맥주 등 국내 스테디셀러 외에도 과거에는 수제맥주였다가 코로나 팬데믹 동안에는 와인이 유행했다. 최근에는 위스키와 하이볼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코로나 팬데믹 동안 위스키와 와인이 유행하더니 최근에는 하이볼이 트렌드가 된 듯하다. 관세청에 따르면 실제로 위스키 수입량은 지속 늘고 있는 반면, 와인류 수입량은 줄어들고 있다. 이유가 뭘까.

◇ 코로나19 동안 침체됐던 ‘주류시장’… 최근에는?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주류시장 규모는 증가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이었던 2019년 1조5,000억달러에 육박했던 주류시장은 2020년 전년대비 12.9% 크게 감소했다가 이후 평균 3.7%씩 증가하며 회복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글로벌 주류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2.3% 증가한 1조4,890억달러로 집계됐다. 앞으로도 연평균 4.3% 증가해 2027년에는 1조9,87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국내 주류시장 규모는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주류 출고액은 8조8,345억원, 출고량은 351만㎘로 집계됐다.

국내 주류시장 규모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도 지속 감소하는 추세였으나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큰 폭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국내 주류 출고량은 2019년 384만㎘에서 2020년 360만㎘ 등 크게 감소한 바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이에 대해 코로나 팬데믹 동안 외식업계의 영업 제한 및 소비자 집합 금지 등의 요인이 맞물리며 음주 문화가 바뀌었다고 풀이했다. 특히 혼술(혼자 술을 마시는 것)과 홈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것) 트렌드가 유행하면서 국내 주류시장 규모 감소에 속도를 붙인 것으로 분석했다.

◇ 믹솔로지 트렌드에 ‘하이볼’ 관심

국내에서 주로 생산되는 소주와 맥주는 수요가 줄면서 전체 출고량도 줄어들었다. 반면 위스키와 와인 등 상대적으로 고가의 주류에 대한 수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맥주를 제외한 위스키 및 와인 등 주류는 그 전년도보다 수입이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 메조미디어의 지난해 주류소비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위스키 구매 고객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71%에 달했다. 또한 와인샵 이용 고객 중에서도 64% 정도가 2030세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이에 대해 “술에 대해 호기심이 강하고 음주 경험 확장에 적극적인 MZ세대를 위주로 위스키와 와인 같은 고가의 주종을 선호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사뭇 다른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됐다. 위스키에 대한 선호도는 계속되는 가운데 와인의 경우는 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스카치‧버번 등 위스키류의 경우 올해 상반기 수입량이 1만6,884톤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량은 1만1,189톤이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전년도와 비교해서 수입량이 51%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반면 와인류에 대한 올해 상반기 수입량은 3만1,309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5,104톤 대비 10%가량 줄어들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국내 주류 수입액 16억달러 중 과실주 등 와인류의 비중이 42.1%로 아직까지는 가장 높다. 다만 지난 2021년 상반기 4만371톤 최대치를 찍은 뒤로는 지속 감소세에 있다.

이런 흐름의 배경에는 최근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믹솔로지 트렌드가 있다고 풀이된다. 믹솔로지(mix+technology)는 다양한 종류의 술이나 음료를 섞어 만든 칵테일 혹은 그러한 기술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자신의 취향에 맞게 직접 술을 섞어 즐기면서 마시는 문화라는 의미로 확장됐다.

믹솔로지 트렌드는 최근 하이볼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를 설명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주류 문화는 빠르게 변하는 경향이 있다. 몇 년 전에는 수제맥주가 유행했다면 코로나 팬데믹 동안 와인이 대세였던 것처럼 말이다. 최근에는 하이볼로 트렌드가 바뀌면서 와인을 흥행시켰던 코로나19 거품이 빠졌다는 풀이도 나온다.

 

근거자료 및 출처
7월 4주 - 알코올 음료
2023. 07. 20.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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