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 행사에서 고 최임락 일병의 유해에 참전기장을 수여한 뒤 유해를 바라보고 있다. /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 행사에서 고 최임락 일병의 유해에 참전기장을 수여한 뒤 유해를 바라보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미국 하와이에 임시 안치됐던 6·25전쟁 전사자 유해 7위(位)가 국내로 봉환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전협정 70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26일 저녁 국내 봉환 행사를 주관하고 “73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고(故) 최임락 일병을 조국의 품으로 다시 모시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유해봉환 행사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분을 존중하고 기억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로 계획됐다. 

이날 돌아온 유해 7위는 6·25 전쟁 당시 미군이 수습한 유해 3위, 이후 미군이 단독 발굴한 유해 1위, 북한이 미국으로 보낸 유해 2위, 미군·북한군이 공동 발굴한 유해 1위다. 

7위 가운데 1위는 1950년 8월 19세의 나이로 육군에 자원입대해 같은해 12월 12일 장진호 전투에서 장렬히 전사한 최임락 일병으로 확인됐다. 고인의 형인 최상락 하사도 1950년 8월 영덕-포항전투에서 21세의 나이로 전사했으며, 형의 유해는 전사 직후 본가로 봉송됐다. 이로써 두 형제는 73년 만에 넋으로나마 상봉할 수 있게 됐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6위의 유해는 향후 기록 분석과 정밀 감식, DNA 검사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해 나갈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미국 하와이에서 국군 전사자 유해 7위를 싣고 출발한 우리 공군 특별수송기를 서울공항에서 맞이했다. 윤석열 정부의 첫 국군전사자 유해봉환 행사다. 대통령이 행사를 직접 주관한 것은 다섯 번째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하와이에서 미국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으로부터 유해를 인수했다. 우리 공군 특별 수송기인 KC-330은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 시부터 국군 F-35A 편대 호위를 받으며 고 최임락 일병 고향인 울산 상공을 거쳐 서울공항에 착륙했다.

이날 유해봉환 행사에는 최 일병의 막내동생 최용 씨(79)와 제수 이복순 씨도 함께했다. 최용 씨의 아들이자 최 일병의 조카인 최호종 해군 상사가 하와이에서부터 백부의 유해를 직접 인수해 함께 귀환했다. 

윤 대통령은 수송기가 착륙하자 군 예포 21발 발사와 함께 거수경례를 하며 국군 전사자 유해를 맞았다. 윤 대통령은 최 일병에게 참전기장을 수여했다. 기장은 훈·포장과는 달리 특정한 사건과 업적, 날 등을 기념해 수여하는 ‘기념장’(記念章)이다. 

최 일병의 동생 최용 씨는 형의 관 앞에서 “목숨 바쳐 주신 우리나라가 이제는 등 따시고 배부르게 잘사는 자유 대한민국이 됐다”며 “긴 세월이 지났지만 지금이라도 돌아오셔서 고맙습니다. 형님, 이제 나라 걱정은 마시고 우리 땅에서 편히 쉬시이소”라고 편지를 읽었다. 

윤 대통령은 운구 차량이 서울공항을 출발해 유해가 안치될 국립서울현충원으로 떠나는 순간까지 거수경례를 하며 예를 갖췄다. 

이날 유해 봉환 행사에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 김승겸 합참의장, 박정환 육군참모총장,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정상화 공군참모총장,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등 군 지휘부가 모두 참석했다. 미국 측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폴 라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도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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