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조국해방전쟁 승리 70돌 경축 열병식에 세르게이 쇼이구(왼쪽) 러시아 국방장관, 리훙중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과 함께 주석단에 올라 참관하고 있다. / 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조국해방전쟁 승리 70돌 경축 열병식에 세르게이 쇼이구(왼쪽) 러시아 국방장관, 리훙중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과 함께 주석단에 올라 참관하고 있다. / AP-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6·25 전쟁(한국전쟁) 70주년을 맞은 현재,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가 고착화되면서 한반도에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북한의 남침으로 발생한 6·25 전쟁이 미·소 갈등을 격화시켰다면, 70년 후인 지금은 ‘신(新) 냉전’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 ‘전승절’에 손잡은 북중러 정상회담 여는 한미일

지난 27일은 정전협정이 맺어진 지 7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날 부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유엔군 참전의 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같은날 북한에서는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열병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도 함께했다. 한미일 대 북중러 ‘신 냉전’ 구도를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28일 북한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날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70주년 열병식에 중국 및 러시아 대표단과 나란히 참석했다. 김 위원장 왼쪽에 러시아, 오른쪽에 중국 대표단 단장을 세우고 함께 열병식을 지켜봤다. 러시아, 중국과 가까운 관계라는 것을 상대 진영에 보여주기 위한 행보인 셈이다. 

또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 대표단을 위한 환영 연회를 각각 개최했다.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전승절에 외국 대표단을 초청한 것은 2013년 60주년 전승절 이후 10년 만이다.  특히 러시아가 전승절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러시아 대표단의 방북으로 러시아가 북한에 식량 지원을 하고,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지원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북한은 중국과는 경제 협력, 러시아와는 군사 협력을 맺어 한미일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최근 윤 대통령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정상회담을 가진 것도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계기로 꼽힌다. 중국도 미국의 견제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 러시아를 전략적으로 가까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한미일도 협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미일 협력이 필요했고, 윤석열 정부 역시 한미일 협력을 통해 안보 위기에 대응하고자 했다. 지난 18일에는 확장억제 강화 협의체인 한미 핵협의그룹(NCG)이 본격 출범했고, 이를 계기로 미국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SSBN)이 부산에 들어왔다. 

또 한미일은 조만간 미국에서 정상회담도 갖는다. 내달 18일 미국 메릴랜드주의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이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회담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진다. 국제회의 없이 세 나라 정상이 별도로 만나는 것은 북중러 밀착을 견제하기 위함으로 볼 수 있다. 

이같이 한미일과 북중러는 각자 밀착 행보를 이어가며 대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문제는 북중러와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가 한국이라는 점이다. ‘신 냉전’ 구도가 고착화될수록 한반도 정세는 더욱 불안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대치를 완화할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이에 항저우아시안게임과 북한으로 월북한 주한미군 문제를 고리로 삼아 양 진영의 긴장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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