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추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뉴시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추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추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내 ‘시중은행 전환’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대구은행은 인가 신청 준비에 박차를 하고 있다. 시중은행 전환은 무리 없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나, 향후 경쟁력 확보는 숙제로 거론된다.  

◇ 이르면 9월 인가 신청 목표…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 추진

대구은행은 내달 ‘시중은행 전환’ 인가 신청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천병규 DGB금융 그룹경영전략총괄(CFO) 전무는 지난달 28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 신청을 위해 전담 조직을 설치했다”며 “이르면 올해 9월 인가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적극 검토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5대 시중은행 중심의 과점체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적극 검토하고 시중은행·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지난달 5일 발표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에 이러한 내용이 담겼다.

대구은행은 이 같은 방안이 확정된 직후 시중은행 전환 추진을 공식화했으며, 곧바로 인가 준비 절차에 돌입했다. 우선 황병우 대구은행장 직속으로 ‘시중은행전환추진팀’을 구성해 인가 프로세스 검토, 사업계획 수립 등의 절차에 나섰다. 이어 지난달 26일엔 DGB금융지주와 공동으로 ‘시중은행전환TFT’를 구성했다.

시중은행전환TFT는 사업계획 수립 및 조정과 시중은행 전환의 장점을 활용한 경쟁력 제고 방안을 중점 논의하게 된다. TFT 의장은 천병규 DGB금융 그룹경영전략총괄 전무와 대구은행 경영기획본부장 이은미 상무가 공동으로 맡게 됐다. 공동 간사는 DGB대구은행 전략재무기획부장과 시중은행전환추진팀장으로 정해졌다. DGB금융과 대구은행은 TFT를 통해 신속하고 원활한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 5대 시중은행과 맞대결… 영업망·전국구 인지도 확보 숙제

대구은행은 내달 인가 신청을 한 뒤 연내 시중은행 전환 작업을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대구은행의 인가 신청은 무리 없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인가에 필요한 최소자본금 요건(1,000억원)과 지배구조 요건(산업자본 보유 한도 4%·동일인 은행 보유 한도 10%)을 충족하고 있다. 당국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인가는 수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이 되면 대구은행은 전국 단위 영업을 적극 펼칠 수 있게 된다. 또한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을 조달할 수 있어 보다 공격적인 영업이 가능해진다. 

대구은행 측은 “시중은행 전환으로 낮아진 조달 금리와 중소기업 금융노하우를 활용해 수도권·강원·충청 등 보다 넓은 지역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은행권 경쟁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핀테크사와의 제휴 기반 디지털 영업을 통해 소비자에게 다양한 혁신서비스를 편리하게 제공하고 금융혁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1년 만에 새로운 시중은행이 출현하는 것이다. 당국은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기존 은행권의 경쟁구도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은행이 기존 5대 은행 중심의 과점체제를 깰 이른바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자산 규모면에서 기존 시중은행과 덩치 차이가 큰 데다 영업망도 대구‧경북지역에 국한돼 있어 빠르게 영향력을 넓히기엔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 후 다른 지역으로 영업망을 넓히겠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지역은행으로서 정체성이 워낙 강한 탓에 영향력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은행 측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명변경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과정에서 지역 대표은행으로서 쌓아온 정체성도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사명 변경 작업은 신중하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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