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도경수가 영화 ‘더 문’(감독 김용화)으로 관객 앞에 섰다. / SM엔터테인먼트
가수 겸 배우 도경수가 영화 ‘더 문’(감독 김용화)으로 관객 앞에 섰다. / SM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그룹 엑소 멤버 겸 배우 도경수가 영화 ‘더 문’(감독 김용화)으로 오랜만에 관객 앞에 섰다. 한층 깊어진 연기력을 보여주며 배우로서 또 한 번 성장을 이뤄낸 그는 “다시 또 이런 작품을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큰 발판이 된 작품”이라며 ‘더 문’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2일 개봉한 ‘더 문’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황선우(도경수 분)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김재국(설경구 분)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김용화 감독이 ‘신과함께- 인과 연’(2018)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한국 최초 유인 달 탐사 임무와 우주에서의 고립이라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펼쳐낸다. 

도경수는 달에 발을 디딘 첫 한국 우주 대원 선우를 연기했다. ‘신과함께’에 이어 다시 김용화 감독의 선택을 받은 그는 중력과 무중력 상태를 오가는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을 펼치며 감독의 믿음에 100% 화답했다. 끝없이 펼쳐진 우주에 혼자 남겨진 두려움, 살아남고자 하는 굳은 의지까지 선우가 겪는 다채로운 감정을 세밀하게 빚어냈다는 평이다. 작품을 향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도경수의 활약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도경수는 최근 <시사위크>와 만나 김용화 감독과 재회한 소감부터 촬영 비하인드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선우를 통해 위로를 받았다는 그는 “내가 느낀 용기, 희망적인 메시지를 얻었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고 작품에 참여한 의미를 짚었다. 

도경수가 김용화 감독과 다시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 SM엔터테인먼트
도경수가 김용화 감독과 다시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 SM엔터테인먼트

-완성된 영화는 어떻게 봤나. 

“영화를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김용화 감독님이 정말 대단하다는 거다. 영화에 대한 궁금증이 많은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우주와 센터, 각자 다른 상황에서 소통하는 인물들의 모습이 어떻게 잘 붙을까 의문도 있었는데, 영화를 보니 그런 걱정이 없어지더라. 자연스럽게 잘 연결됐다고 생각했다.”

-김용화 감독과 ‘신과함께’에 이어 다시 호흡을 맞췄다. 어땠나. 

“‘신과함께’ 때는 굉장히 어려웠다. 대단한 감독님이고 어른이라 어려웠는데, 그럼에도 신기한 것은 많이 만나지 않았는데 오래 알고 지낸 사이처럼 감정 교류를 했다는 거다. ‘신과함께’에서 원일병을 연기할 때 어려운 감정이 많았는데, 감독님이 어떤 디렉션을 주실 때 오래 알고 있던 사이처럼 어떤 걸 이야기하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런 점을 많이 느꼈기 때문에 이번 ‘더 문’에도 감독님이 나를 캐스팅해 준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더 문’에서도 감독님과 감정적 교류가 된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김용화 감독님은 인간 대 인간으로 봐도 대단하고, 멋진 분이다.”

-영화를 보니 구르고 깨지고 정말 고생을 많이 했겠다 싶더라. 단 한 순간도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땠나.   

“영화를 보고 모든 분들이 ‘고생 많이 했다’고 이야기해 주셨는데, 나는 오히려 그 반대로 VFX 힘이 강하다는 걸 느꼈다. 왜냐하면 어떤 장면에서는 내가 찍은 게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실재적이게 표현이 잘 된 것 같아서 좋았다. 우주를 걷는 장면은 내가 찍은 게 아닌 것 같아 감독님에게 물어봤더니 내가 찍은 장면인데 프레임 수를 조정하고 속도를 조절하고 편집으로 인해 그렇게 완성됐다고 하더라. 너무 자연스러워서 놀랐다. 그리고 세트도 사실적으로 만들어져서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다. 고립된 감정이라든지 상황에 몰입이 되더라. 우주선에 들어가면 실제로 갑갑하고 내가 입은 우주복도 부피감이 있었고 신발에 장갑에 헬멧까지 쓰니 시각적으로 제한이 있어서 선우의 감정에 몰입할 수 있게 도움이 됐다.”  

몸을 사리지 않은 열연을 보여준 도경수. / CJ ENM
몸을 사리지 않은 열연을 보여준 도경수. / CJ ENM

-평소 우주나 달에 대한 관심이 있었나. 

“아예 없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끝내고 달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주복이나 우주선, 월면차 등을 체험하면서 정말 재밌기도 했다. 살면서 한 번도 입어볼 수 없는 옷이고, 주행해 볼 수 없는 자동차잖나. 배우라는 직업이 다른 것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그런 체험을 하니 신기하고 재밌었다.”

-우주복 무게감도 상당했을 것 같다. 촬영하면서 고충도 많았겠다. 에피소드가 있다면. 

“우주복을 입은 채 와이어 하나만 달고 아파트 3~4층 높이에서 번지점프하듯 뛰어내려야 하는 장면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땅바닥에 다 닿았을 때 와이어를 당겨야 완성되는 신이었는데 무섭더라. 고소공포증이 없는데도 오금이 저리는 기분이 들었다. 우주선 안에서 부딪히고 구르고 그런 장면들도 힘들긴 했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두 선배 설경구, 김희애와 함께 했다. 다만 직접 얼굴을 보고 호흡을 맞추진 못했는데, 그것 또한 신선한 경험이었겠다. 

“설경구 선배와는 3번 정도 대면해서 촬영을 했고 김희애 선배는 이번 제작보고회 때 태어나서 처음 뵀다.(웃음) 신기했다. 배우라는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한 번은 꼭 같이 해보고 싶은 선배들이었는데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상대방의 눈을 보고 느끼는 것들이 있는데 그런 걸 못 느꼈다는 게 아쉽다. 선우가 재국을 보면서 미소를 짓는 장면에서는 정말 내 미소다. 연기한다고 생각한 게 아니라 진짜 그 미소가 나왔다.”

성장을 멈추지 않는 도경수. / SM엔터테인먼트
성장을 멈추지 않는 도경수. / SM엔터테인먼트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또 한 번 성장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스스로 걸어온 길을 돌아본다면. 

“정말 감사한 일이고 너무 좋다. 칭찬을 들으면 행복하기만 하다. 나는 사실 내 연기를 보면 항상 아쉬운 게 많다. 작품 할 때마다 이럴 때 더 표현할 걸, 이렇게 하면 더 자연스러웠을 싶은 하는 부분이 꼭 있다. 다만 그런 경험으로 인해 내가 조금씩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라고 생각한다. 매 작품 좋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노래든 연기든 많은 분들에게 공감을 드리고 좋은 에너지를 받고자 하는 게 끝까지 목표일 것 같다. 열심히 하겠다.”

-‘더 문’은 필모그래피에 어떤 의미로 남을까. 

“나에 대해 많이 알게 된 작품이다. 단순하게 이런 극적인 감정일 때 이런 표정이 나오는구나, 이런 말을 할 때는 이런 톤으로 하는구나 등을 발견하고 고칠 점도 생각하며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 한편으로는 ‘더 문’ 같은 작품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장르적으로도 그렇고, 너무나 쉽게 만날 수 없는 작품이라 의미가 있다.”  

-여름 성수기 시장에 영화를 내놓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이 작품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갔으면 하나. 

“부담감보다 내 역할에 충실하려고 한다. 다른 분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내가 생각한 캐릭터에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하거든. 그 이후 것은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내가 느낀 용기, 희망적인 메시지를 얻는다면 성공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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