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토종 완구기업인 영실업이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국내 토종 완구기업인 영실업이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국내 토종 완구기업인 영실업이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4년간 매출 하락세를 이어온 영실업은 지난해 적자 성적표까지 받아들었다. 올해는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4년 연속 매출·영업이익 하락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실업의 매출은 2018년 1,932억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뒤 최근 4년간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매출은 △2019년 1,295억원 △2020년 1,055억원 2021년 949억원 순으로 하락하더니 지난해엔 531억원까지 추락했다. 2018년과 비교하면 72.5% 감소한 수준이다. 

매출 하락과 함께 영업이익도 빠르게 쪼그라들었다. 영실업의 영업이익은 2018년 523억원까지 치솟았다가 2019년 98억원, 2020년 29억원 순으로 감소했다. 2021년엔 전년보다 개선된 7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지난해엔 다시 크게 고꾸라졌다. 지난해 영실업은 65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며 적자전환했다.   

영실업은 ‘1세대 완구기업’으로 분류되는 기업이다. 1980년 계몽사의 자회사로 첫발을 내디딘 영실업은 외환위기 당시 외부에 팔려 경영권이 바뀌는 부침을 겪었다. 이후 창업주인 김상희 전 대표가 완구 부문을 인수해 2008년 재창업을 하면서 현재의 영실업이 세워졌다. 재창립한 영실업은 대표적인 자체 캐릭터 IP(지적재산권)인 ‘콩순이’를 비롯한 또봇, 시크릿쥬쥬 등을 앞세워 완구 및 콘텐츠 사업을 벌여 성장세를 보여왔다. 2008년 매출 142억원에 불과했던 영실업은 꾸준히 외형을 불려갔다. 

다만 2012년부터 다시 경영권 변화를 맞았다. 영실업은 2012년 말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 ‘해드랜드캐피털 파트너스’에 매각된 후 2015년엔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에 다시 팔렸다. 그리고 2020년 또 다시 대주주 교체가 이뤄졌다. 교육출판기업인 미래엔이 컨소시엄을 꾸려 영실업을 인수한 것이다. 

미래엔은 초중고 교과서, 참고서 및 아동·성인 단행본 등을 출판하는 기업이다. 현재 미래엔은 계열사 와이티홀딩스를 통해 영실업을 자회사로 소유 중이다. 미래엔의 인수로 영실업은 8년 만에 다시 국내 자본의 품에 안겼다. 사모펀드 품을 떠나 교육출판기업을 대주주로 맞이한 만큼 사업적 시너지 확대에 따른 성장도 기대됐다.

그러나 새 주인으로 맞이한 지 2년의 시간이 흐른 현재, 실적은 신통치 못한 모습이다. 매출이 크게 감소한데다 수익성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부진 배경에 대해선 다양한 이유들이 거론되고 있다. 저출산으로 어린이 완구 수요가 감소하면서 산업자체의 성장동력이 떨어진 가운데 코로나19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실적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정됐다. 여기에 새로운 히트 IP 부재 속에서 경쟁사들이 입지를 넓혀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 히트 신규 IP 개발 과제 부상  

영실업은 2016년 일본 팽이 애니메이션 ‘베이블레이드 버스트’의 완구 제품 판권을 취득한 뒤 관련 완구 제품을 유통하면서 2016~2018년 큰 폭의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다만 영실업은 유통수익 확보에 집중하는 사이, 자체 IP 제작 및 콘텐츠 투자는 더딘 흐름을 보여왔다. 

그 사이 주요 경쟁사들의 위세는 강화됐다. 블록완구 강자이자 외국계 기업인 레고코리아는 국내 시장에서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2,012억원으로 전년 동기(1,829억원) 대비 성장했다. 오로라월드의 지난해 개별기준 매출액은 1,780억원으로 전년(1,199원)보다 증가했다.

여기에 키즈 콘텐츠 제작사인 에스에이엠지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자체 IP인 ‘캐치! 티니핑’을 앞세워 다양한 완구 제품을 출시하면서 완구업계에서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영실업이 올해는 실적 부진을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5월 컴투스 계열사인 위지윅스튜디오와 협력 사업을 전개한다고 밝힌 가운데, 새 수익원 발굴과 신규 IP 개발 작업에도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2018~2022년 영실업 감사보고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

키워드

#영실업 #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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