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국회에서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다. / 뉴시스
17일 오전 국회에서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다. / 뉴시스

시사위크=정현환 기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17일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 공개 여부와 정보위 소속 국회의원 보좌진의 회의 배석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또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의 지난 정보위 답변 내용과 태도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 윤건영 의원은 이날 공개회의에서 “헌법재판소가 2022년 1월에 정보위 회의를 무조건 비공개로 하는 건 위헌이라고 판단한 바가 있다”며 “헌법에서 정하는 일정 요건을 갖췄을 때만 비공개로 할 수 있다. 이 헌재 판결 이후에도 정보위 전체회의는 무조건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2년 1월 27일 시민단체인 국정원감시네트워크와 군인권센터가 “정보위 회의를 비공개하도록 한 국회법 제54조의2 제1항은 위헌이다”이라며 헌법소원을 내자 헌재는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윤 의원은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깜깜이 정보위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1년 6개월 동안 정보위 운영방식과 관련해서 어떠한 변화도 없었다. 국가 안보와 관계된 사안은 철저히 비공개로 하고 국민이 알아야 할 사항은 공개회의로 전환되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어느 순간부터 아무런 근거도 없이 정보위는 국회의원 보좌진 배석이 불허되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국정감사라든지 엄청난 규모의 예산 심의조차 깜깜이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 의원실별로 적정 인원을 두고 철저한 국정원의 신원 조회를 통과된 보좌진들이 배석하는 것이 국정원에 대한 효율적인 감시 감독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 부분은 국민의힘 의원들조차도 여러 차례 주장했던 바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국정원 인사 파동과 (용산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이라든지 여러 현안이 발생했음에도 제대로 된 현안 질의조차 안되고 있다”며 “지난번 정보위 현안 질의가 파행으로 끝난 이유는 (김규현) 국정원장의 답변 태도에 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국정원장이) 거의 모든 내용을 답변할 수 없다는 식으로 해버리면 국회 존재 이유가 사라지는 거 아니겠냐”며 “국민을 대신해 묻는 국회의원들에 대해서 답변할 게 없다는 그런 태도는 다시는 반복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난번 파행에 대한 이러저러한 책임에 대해서 첫 번째로 국정원장의 유감 표명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요구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 유상범 의원은 “헌재 결정 후 민주당이 여당인 시절에도 정보위는 비공개로 진행됐다”며 “야당이 됐다고 해서 비서관 배석과 (회의) 공개의 문제 입장을 갑자기 바꿨다. 시간에 따라서 입장이 달라지고 주장이 달라져서야 되겠냐”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정보위를 운영하는 모든 나라들, 미국을 비롯해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그 어느 나라에서도 정보위를 공개하는 예가 없다”며 “보좌진을 배석하는 예가 없다. 정보기관의 안보나 정보 활동에 대한 비밀은 작은 단서라도 외부에 노출될 수 있기에 보안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에 많은 언론에서 민주당 의원의 보좌진이 국방위 소속 의원실이라는 것을 이용해 국가기밀인 정보를 정보기관에 많이 요구했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민주당) 또 다른 의원실 보좌진은 북에 난수표를 이용해서 보고했다는 의혹 보도가 있었다. 이것에 비춰볼 때 과연 정보위 하면서 과연 보좌진이 배석해야 하는지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국회 정보위 소속 국민의힘과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김규현 국정원장의 지난 정보위 전체회의 발언 내용과 태도를 놓고 1시간 가까이 대립했다. 여야의 공방이 지속되자 박덕흠 정보위원장은 10분간 정회를 선언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김 원장은 “지난번 정무위 때 제가 드린 답변에 대해서 불편하게 느끼신 점이 있다면 이 자리에서 유감스럽다는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김 원장의 유감 표명 발언 뒤 공개회의는 곧바로 비공개로 전환돼 국정원 현안보고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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