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통신4사(SKT, SKB, KT, LGU+)와 협의해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의 약정 후반부 해지 위약금을 인하한다고 밝혔다. / 뉴시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통신4사(SKT, SKB, KT, LGU+)와 협의해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의 약정 후반부 해지 위약금을 인하한다고 밝혔다. / 뉴시스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최근 정부는 통신업계와 협의해 초고속 인터넷 약정의 위약금을 인하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위약금 인하를 통해 가입된 사업자를 전환하는 기간을 단축시키는 동시에 소비자 부담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소비자단체에서는 인터넷 출장비 인상이 결정돼 위약금 인하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 정부, 위약금 인하로 사업자 전환 기간 단축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통신4사(SKT, SKB, KT, LGU+)와 협의해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의 약정 후반부 해지 위약금을 인하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추진하는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방안의 일환이다.

위약금 인하는 △KT 9월 8일 △SKT·SKB 9월 27일 △LGU+ 11월 1일 등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과기정통부는 통신서비스 제도개선자문위원회를 거쳐 약정기간 절반 시점을 기준으로 위약금이 감소해 마지막에 0원이 되는 구조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초고속 인터넷 해지 위약금은 3년 약정 기준으로 24개월 이상 시점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이후에 감소하는 구조다. 약정이 끝나가는 36개월차에도 위약금이 발생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있어왔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KT의 500M 상품은 3년 약정 기준으로 현재 18개월차에는 위약금이 21만2,960원이다. 개선된 18개월차 위약금은 19만80원으로 11% 인하됐다. 위약금이 가장 높은 시기인 24개월차에는 위약금은 16만8,960원으로 현재 위약금(22만1,760원) 대비 24% 인하됐다. 18개월차 이후로는 계속 위약금이 줄어들어 36개월차에는 0원이 된다. 현재 소비자들은 36개월차에 10만9,120원의 위약금을 지불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이하 소비자주권)는 17일 성명을 내고 통신4사가 위약금을 인하하는 대신 인터넷 출장비를 인상해 소비자 혜택이 줄어들게 됐다고 비판했다. KT는 지난 2월, SKT·SKB는 지난 1일에 인터넷 출장비를 인상했다. LGU+는 오는 9월부터 출장비를 인상할 계획이다.

인상된 출장비 금액은 위약금 인하 금액에 비해 크지 않다. 그러나 소비자주권 측은 소비자가 약정 기간 여러 차례 출장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위약금 인하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KT의 출장비를 보면 인터넷 단품은 3만6,000원으로 이전 2만7,500원 대비 31%가 증가했다. 인터넷·IPTV 결합 상품 출장비는 3만2,000원으로 2만3,100원에서 39% 증가했다. 고객 A/S는 1만5,000원으로 1만1,000원에서 36% 증가했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는 인건비가 상승해 출장비 인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주권은 “가격 인하가 다른 서비스 가격 인상을 가져오는 효과가 나타났다”며 “과기정통부가 기업의 편에 서서 소비자를 속이고 있다. 인터넷 출장비를 동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소비자주권은 과기정통부가 다른 서비스 비용이 급격히 상승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며 인상률은 5% 이내로 할 것을 요구했다.

소비자주권의 주장에 대해 신민수 한양대학교 교수(통신서비스 제도개선자문위원회 위원장)는 출장비 인상과 위약금 인하는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다.

신민수 교수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자문위원회 논의에서 위약금을 종형 구조로 바꿨고, 이외의 비용은 이번 논의에서 빠졌다”며 “위약금은 약정 위반에 대한 것이다. 출장비와 위약금은 다르게 취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신사들은 인터넷을 설치하는 회사들과 계약하고 있어 출장비를 논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위약금 인하가 사업자전환을 활발하게 만들어 경쟁 활성화 효과를 내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신 교수는 “인터넷 결합상품은 위약금 때문에 보통 6년마다 사업자를 교체하게 된다. 위약금이 인하되면 사업자 전환을 2년마다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경쟁 활성화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비자주권 측의 생각은 달랐다. 신철원 소비자주권 통신소비자위원회 팀장은 “정부는 소비자에게 많을 혜택을 주고 싶다면 출장비를 동결하고 위약금을 인하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에게 출장비에 대한 혜택을 줘서 회사에 연락을 자주하게 되면 경제가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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