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 BC카드 사장이 상반기 아쉬운 실적을 냈다. / BC카드
최원석 BC카드 사장이 상반기 아쉬운 실적을 냈다. / BC카드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최원석 BC카드 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크게 급감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1분기 일회성 요인으로 적자 실적을 냈던 것이 주요하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나, 업황 난조가 이어지고 있어 실적 관리에 어려움이 가중된 모습이다. 

◇ 상반기 순이익 급감… 실적 관리 부담↑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잠정)’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8개 전업카드사의 순이익은 1조4,1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엔 현대카드와 롯데카드 등 2곳을 제외하고 모든 카드사가 순이익이 감소세를 보였다. 

순이익 감소폭이 가장 컸던 곳은 BC카드다. BC카드는 올해 연결기준 상반기 순이익은 3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72% 감소했다. 앞서 1분기 BC카드는 케이뱅크 풋옵션 평가분이 영업외 비용으로 발생한 탓에 13억원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이러한 일회성 요인이 반영되지 않은 2분기 실적도 전년보다 뒷걸음질쳤다. 2분기 순이익은 320억원으로 전년 동기(645억원) 대비 50.4% 감소했다. 

BC카드 관계자는 상반기 순익 감소에 대해 “1분기 일회성 요인으로 손실을 기록한 데다 업황도 좋지 못한 상황이 있어 전체적으로 이익이 줄었다”며 “다만 2분기들어 곧바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는 등 수익성 개선 흐름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BC카드는 신용카드 프로세싱 업무를 주력으로 영위하고 있다. 신용카드 발급사에 결제 플랫폼을 제공하고 정산·결제 등을 대행하는 매입업무가 핵심이다. 

BC카드는 신용카드 프로세싱 시장에서 구축한 지위를 토대로 카드발급사들을 대상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해왔으나 최근엔 고민이 깊어진 상황이다. SC제일은행, 전북은행, 우리카드 등 주요 회원사가 이탈하면서 매입업무만 의존한 수익구조에 다변화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BC카드의 결제망 수익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던 우리카드가 이탈한 것은 뼈아픈 일이다. 우리카드는 독자 결제망을 구축하면서 회원사에서 이탈한 바 있다. 

이에 2021년 BC카드 대표로 취임한 최 사장은 수익구조 다각화에 힘을 쏟아왔다. 우선 자체 카드 사업 강화에 나섰다. BC카드는 2021년 케이뱅크와 손잡고 첫 자체카드인 ‘케이뱅크 심플카드’를 출시한 데 이어, △블랙핑크 △始發(시발) △밸런스 △로스트아크 카드 등을 잇달아 선보였다. 아울러 지난해엔 첫 자체발급 체크카드도 출시했다. 카드론 등 대출 상품의 비중도 점차 늘려나가도 했다. 

글로벌 및 신사업 진출 등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BC카드는 결제망 인프라 구축의 전문성을 앞세워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해왔다. 최근엔 몽골, 키르기스스탄에 등 중앙아시아 권역으로도 적극적인 사업 진출 행보를 보이고 있다. 

BC카드 측은 “다양한 라인업의 카드를 출시하면서 회원이 늘고 있고 카드론 등 대출상품도 취급하고 있다”며 “글로벌 사업은 동남아시장 성과를 기반으로 중앙아시아 지역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에만 몽골,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세 곳의 중앙아시아 지역에 진출했다. 현지 결제 인프라 구축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빠르게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다만 이러한 수익다각화 노력이 올해 가시적인 순이익 증가로 드러나지 않은 부분은 아쉬운 대목이다. 일회성 요인과 업황 난조의 영향이 있다고는 하지만 실적 관리의 부담을 짊어진 최 사장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최 사장은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해 1년의 추가 임기를 부여받았다. 올 하반기엔 실적 반등의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압박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모회사의 지배구조 변화로 계열사 사장단 내 변화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만큼 실적 관리 부담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모회사인 KT는 최근 대표이사 선임 절차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갔다. KT는 오는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김영섭 후보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선임안건은 무리 없는 통과가 예상된다. 김영섭 대표이사 체제가 출범하면 수개월간 지속된 경영 공백 사태도 마무리될 전망이다. 

앞서 KT는 구현모 전 대표, 윤경림 전 사장이 대표 선임 과정에서 중도 하차하면서 수개월간 경영 공백을 겪어야 했다. 이에 KT의 임원 인사는 물론 조직개편도 미뤄진 상황이다. 계열사 사장단 변화를 꾀하는 데도 제한이 있었다. 이에 업계에선 신임 대표이사 체제 출범 후 KT를 시작으로 주요 계열사 사장단에 인사 태풍이 불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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