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베네가 올해도 매출 감소세 및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 카페베네
카페베네가 올해도 매출 감소세 및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 카페베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때 토종 커피프랜차이즈의 대표주자로서 스타벅스의 대항마로 여겨지기까지 했던 카페베네가 힘겨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오랜 세월 지속돼온 실적 악화 흐름이 올해도 어김없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프랜차이즈의 성패를 가르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인 매장수도 눈에 띄게 줄고 있어 전망은 더욱 어둡기만하다.

◇ 10년 넘게 이어지는 실적 내리막길

매출액 72억원, 영업손실 5억6,000여만원, 당기순손실 5억9,000여만원. 커피프랜차이즈 카페베네가 기록한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실적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면 매출은 11.3% 감소했고, 줄어들긴 했으나 영업손실 및 당기순손실이 지속됐다.

어느덧 10년을 넘긴 실적 악화 흐름이 올해도 변함없는 모습이다. 카페베네는 2012년 2,207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던 연간 매출액이 이후 △2013년 1,873억원 △2014년 1,421억원 △2015년 1,102억원 △2016년 764억원 △2017년 468억원 △2018년 290억원 △2019년 263억원 △2020년 224억원 △2021년 186억원 △2022년 162억원으로 매년 내리막길을 걸었다.

또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2019년 제외하고 모두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 기간 영업손익은 △2014년 -29억원 △2015년 -40억원 △2016년 -46억원 △2017년 -28억원 △2018년 -7억9,000여만원 △2019년 1억7,000여만원 △2020년 -11억원 △2021년 -12억원 △2022년 -12억원이다.

카페베네는 2008년 출범해 5년 만에 매장수 1,000개를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바 있다. 이에 토종 커피프랜차이즈의 대표주자이자 스타벅스의 대항마로 여겨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영광의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카페베네 신화’를 이끈 창업자 김선권 전 대표의 공격적인 신규 사업 추진 및 해외투자가 실패를 거듭하면서 카페베네는 급속도로 몰락했다. 2016년엔 외국계 사모펀드 합작법인으로 매각됐고, 2018년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폭발적이었던 성장세만큼이나 추락하는 속도도 빨랐다.

이처럼 일련의 과정에서 옛 위상을 잃은 카페베네는 그동안 재기를 모색해왔으나 이 역시 여의치 않았다. 기업회생절차를 밟은 이후 2019년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했음에도 업계 내 입지나 실적 측면에서 반등은 나타나지 않았다.

프랜차이즈의 흥망성쇠를 확인할 수 있는 또 다른 지표인 매장수 측면에서는 오히려 더욱 심각한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카페베네의 전체 매장수는 △2020년 289개 △2021년 244개 △2022년 176개로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불과 2년 새 100개 이상의 매장이 사라졌다. 이는 카페베네의 향후 업계 내 입지 강화 및 실적 개선을 더욱 험난하게 만들 수 있는 변화다.

후발주자들의 거침없는 성장세에 비춰보면 카페베네의 이 같은 행보는 더욱 씁쓸하다. 카페베네가 몰락하기 시작한 2010년대 중반 무렵 태동한 컴포즈커피, 메가MGC커피, 더벤티 등은 지난해 기준 매장수가 각각 1,901개, 1,603개, 998개에 달한다. 특히 이들 커피프랜차이즈들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카페베네의 미래를 향한 물음표를 더욱 커지게 만든다.

옛 영광 되찾기에 앞서 존속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카페베네가 언제쯤 재기의 날개를 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카페베네 ‘2023사업연도 반기보고서’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811000567
2023. 08. 11.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카페베네 가맹본부 정보공개서
2023. 09. 06.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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