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이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미니스톱 인수 이후 회복이 더딘 모양새다. / 뉴시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이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미니스톱 인수 이후 회복이 더딘 모양새다. / 뉴시스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의 고민이 크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수익성 악화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미니스톱 관련 PMI 비용 반영된 것”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4,844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4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52.2% 감소한 수준이다. 매출이 같은 기간 1.8%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악화된 모양새다.

상반기 전체 실적으로 살펴보면, 코리아세븐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8,20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13% 증가한 수준이다. 그러나 수익성은 크게 하락했다. 279억원의 영업손실이 난 것이다.

코리아세븐 측은 “엔데믹 상황, 따뜻한 날씨 등으로 야외 활동 인구가 늘고 해외 관광객도 많이 증가하면서 주요 상권이 활기를 띄고 기존점 매출이 호조를 보였다”면서도 “미니스톱 인수‧합병에 따른 통합 PMI(브랜드 전환, 시스템 통합 등) 비용이 올해 지속적으로 발생하며 실적에 반영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코리아세븐은 한국미니스톱(현 롯데씨브이에스711)을 인수한 바 있다. 코리아세븐은 2021년을 제외하고는 2020년 이후 지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1분기에는 3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수익성 악화가 계속되고 재정부담이 확대되자 신용등급도 강등됐다. 지난 6월 한국신용평가는 코리아세븐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변경했다. 코리아세븐의 신용등급이 A급으로 낮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알려진다.

또다른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 또한 같은 달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낮췄다. 한기평은 지난 6월 신용등급 변경에 대해 “사업통합 과정에서 수익성이 저하된 가운데 높은 재무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또한 실적 및 재무구조 개선에는 일정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 “내년에는 정상궤도 오를 수 있을 것”

그러나 일각에서는 코리아세븐의 실적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니스톱을 인수·합병한 지 1년 6개월이 넘어가고 있는데 여전히 회복이 더딘 모양새기 때문이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미니스톱 인수로 인한 PMI 비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면서 “따라서 매출은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편의점이 프랜차이즈업이라고는 하지만, 편의점에 사용되는 집기나 인테리어 비용 등을 본사에서 전적으로 부담하고 있어 점주들의 투자 비용은 적은 편”이라면서 “미니스톱 통합 당시 인수한 약 2,600개 정도의 점포들을 세븐일레븐으로 간판을 바꾸는 데 드는 비용이 영업이익에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리아세븐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70~80% 정도의 미니스톱 점포가 세븐일레븐으로 전환됐다. 올해 안으로 미니스톱 점포의 브랜드 전환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수익 구조 개선 등에 사업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단기적인 실적 개선보다는 통합 이후 사업의 경쟁력과 안정성을 다지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코리아세븐 측은 “올해 4분기 POS 및 관리시스템, 모바일앱, 임직원 업무지원시스템 등의 선진화를 위해 투자하고 있는 차세대 프로젝트 완성과 미니스톱 PMI 절차가 마무리되는 내년부터는 시너지 창출과 함께 사업 안정성도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 점포 수는 통상적으로 매출과 직결된다고 알려진다. 이에 따라 편의점 업계서는 출점 경쟁이 치열하다. 코리아세븐은 미니스톱을 인수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미니스톱 인수 이후 1년하고도 반년이 지났지만 수익성 개선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내년에는 미니스톱을 품고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코리아세븐 반기보고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814002899
2023. 08. 14.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코리아세븐 신용등급평가 보고서
2023. 06. 26. 한국기업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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