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118프로젝트‘ 성공 위해 조합 및 협력업체와 공조 체계 구축
서울시, 남산 경관 등을 이유로 한남2구역 등 고도제한 완화에 부정적 입장

서울시 고도제한 정책으로 한남2구역 시공사 지위를 잃을 뻔한 대우건설이 최근 조합 투표로 시공사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사진은 한남2구역 등이 포함된 한남뉴타운 재개발 지역 / 뉴시스
서울시 고도제한 정책으로 한남2구역 시공사 지위를 잃을 뻔한 대우건설이 최근 조합 투표로 시공사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사진은 한남2구역 등이 포함된 한남뉴타운 재개발 지역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서울 용산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 지위 박탈 위기를 맞았던 대우건설이 최근 열린 조합원 임시총회에서 ‘시공사 선정 재신임 안건’이 통과됨에 따라 시공사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은 총공사비 7,900억원 가량이 투입돼 서울 도시정비사업 대어 중 한 곳인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을 손에서 놓치지 않게되면서 안도의 한 숨을 쉬게 됐다.

하지만 앞서 대우건설이 조합원들에게 약속해왔던 ‘118프로젝트’의 이행 여부는 더욱 중요해졌다. 이번 시공사 지위 박탈 위기도 그간 지지부진한 ‘118프로젝트’로 인해 찾아왔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118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재개발사업 중 하나인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시 용산구 보광동 일대 11만여㎡에 지하 6층~지상 14층, 30개동, 1,537세대 아파트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 서울시 고도제한 정책 대우건설 재신임으로 이어져

작년 11월초 한남2구역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원 투표결과 대우건설은 경쟁자인 롯데건설을 제치고 시공사에 선정됐다. 당시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760명 중 410명이 대우건설 손을 들어줬고 롯데건설은 이보다 68표 적은 342표를 얻는 데 그쳤다. 이때 8표는 무효처리됐다.

건설업계는 대우건설이 롯데건설을 이길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으로 ‘118프로젝트’로 꼽았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대우건설이 조합원에게 제안한 ‘118프로젝트’에는 기존 원안설계의 ‘ㄷ, ㄹ, ㅁ 형’ 주동 배치를 전면 수정해 건폐율을 32%에서 23%로 낮춘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118프로젝트’에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근거로 최고 층수 14층(90m)이었던 원안에 비해 7개 층이 상향된 21층(최대 118m) 설계안도 포함됐다. 이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그동안 일률적·절대적 수치 기준으로 적용됐던 35층 높이 제한이 삭제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시공사 선정 이후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그러나 올해 6월말 서울시가 남산 등 7개 고도지구 높이제한 완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남뉴타운 지역을 남산 주변 높이제한 완화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118프로젝트’는 발목을 잡혔다.

서울시는 남산 경관 보호를 위해 한남뉴타운 등 남산 일대의 신축 건축물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높이 90m 이하로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118프로젝트’가 좌초될 기미가 보이자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시공사 교체의 목소리가 점점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 1일 조합은 대의원회의를 열고 대우건설에 대한 재신임안을 상정해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시공사 자격)유지’로 나왔으나 조합장이 직권 상정으로 총회에 다시 재신임안을 올리면서 대우건설은 또 한 번 위기를 맞이 했다.

다행히 지난 17일 열린 총회에서 투표에 참석한 조합원 중 절반 이상이 대우건설의 재신임에 찬성했다. 당시 총 909명의 조합원 중 742명이 투표에 참여했는데 이 가운데 414명이 대우건설 재신임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반해 반대와 무효표는 각각 317표, 11표로 나왔다.

서울시는 한남2구역 높이제한 완화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 뉴시스
서울시는 한남2구역 높이제한 완화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 뉴시스

◇ 재신임 성공 대우건설, ‘118프로젝트’ 수행에 총력 

어렵사리 재신임에 성공한 대우건설은 성공적인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 완료를 위해 ‘118프로젝트’에 전력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향후 ‘118프로젝트’ 최종 수행이 불가능할 경우 조합이 시공사 지위를 박탈해도 소송 등을 제기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여기에 ‘118프로젝트’ 최종 수행 불가능 확정시점까지 투입된 용역비 일체를 부담하고 조합에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하는 등 프로젝트 수행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대우건설은 조합과 계약 협의를 재개해 신속히 공사도급계약 체결을 진행하도록 하겠다”며 “이후 조합과 조합에서 선정한 협력업체와 충분히 협의해 ‘118프로젝트’ 업무를 즉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합과 논의해 서울시의 협조를 얻기 위한 방안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조합에 제안한 조건을 성실히 이행하고 조합원들의 재산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 서울시 “고도제한 완화 검토 무(無)”… 내년 4월 총선 변수되나

서울시는 한남2구역 등 한남뉴타운 재개발 지역의 고도제한 완화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단 일각에서는 내년 4월 총선이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남뉴타운 재개발 지역의 고도제한 완화를 현재 전혀 검토사안이 아니다”라며 “이 지역의 고도제한은 남산의 경관 보호를 위해 해발고도 등을 고려해 앞서 도시재정비 위원회 심의 절차 등을 거쳐 결정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남뉴타운 재개발 지역의 고도제한은 서울 시민의 중요 환경 자산인 남산 경관 보호를 위해 결정된 만큼 철저하고 신중히 다뤄져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 부동산 전문가는 “한남2구역을 포함한 한남뉴타운 재개발 지역은 높이제한으로 인해 건폐율이 30~40% 수준에 달한다”며 “이는 서울‧수도권 신축 아파트 건폐율이 통상 20%대 내외인 것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남뉴타운 재개발 지역 주민들은 높이제한 완화를 통해 비교적 높은 건폐율을 줄이길 원하는데 서울시가 고도제한 완화에 강경한 입장이라 이는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다만 내년 4월 총선이라는 변수가 있기에 한남2구역을 포함한 한남뉴타운 전 구역 조합과 대우건설 등이 한 목소리를 낼 경우 높이제한 완화의 길이 열릴 가능성도 있을 것이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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