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디게임협회가 주관하는 ‘2023 인디게임 스타트업 페스티벌’이 25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코엑스 A홀에서 개최됐다. / 조윤찬 기자
한국인디게임협회가 주관하는 ‘2023 인디게임 스타트업 페스티벌’이 25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코엑스 A홀에서 개최됐다. / 조윤찬 기자

시사위크|삼성동=조윤찬 기자  인디게임 업계는 팀을 구성하는 것과 개발한 게임을 사업화하기까지 어려운 과정을 거친다. 인기 게임사 취업을 원하는 사람이 있어 인디게임 개발진이 이탈하는 일은 빈번하다. 우여곡절 끝에 개발된 인디게임이 코엑스에 전시돼 이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전시회 지속 참여해 네트워크 구축 중요”

한국인디게임협회가 주관하는 ‘2023 인디게임 스타트업 페스티벌’이 25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코엑스 A홀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국내 인디게임 생태계를 알리고 게임업계에서 비즈니스 교류가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행사는 오는 27일까지 계속된다. 인디게임사들과 대학생 개발팀들은 부스에서 자신들이 개발하고 있는 게임을 선보였다. 협회 측에 타르면 22개의 인디게임이 출품됐다. ‘대한민국 디지털 미래혁신 2023’ 행사와 함께 열려 많은 관람객들이 행사장에 찾아왔다.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강병훈(23) 씨는 “이런 게임 전시회에는 처음 와본다”며 “의외로 재밌는 게임들이 많다. 전시장에 아기자기하게 특색 있는 게임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디게임사들에 대해 “게임 내에서 이용자한테 튜토리얼 설명을 잘해주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인디게임 업계에 따르면, 게임을 개발하기 앞서 팀을 구성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다. 게임 관련 전공으로 대학에서 교육을 받는다면 교내에서 팀을 구성하기 쉽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경우 함께 할 동료를 얻는 것도 극복해야 할 일이다. 이날 만난 개발사 canDLE의 김홍준 개발자는 공모전, 전시회 등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업계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퍼즐게임 ‘피그말리온’, 색맹 장애용 버전 별도로 마련

canDLE은 PC 퍼즐게임인 ‘피그말리온’을 이번 행사에 출품했다. 이용자들은 같은 색의 블록을 조합해 없앨 수 있다. 해당 블록들은 일직선으로 끝까지 이동하는 특성이 있다. / 조윤찬 기자
canDLE은 PC 퍼즐게임인 ‘피그말리온’을 이번 행사에 출품했다. 이용자들은 같은 색의 블록을 조합해 없앨 수 있다. 해당 블록들은 일직선으로 끝까지 이동하는 특성이 있다. / 조윤찬 기자

canDLE은 4명의 전업 개발자로 구성됐다. 김홍준 개발자는 경기도 게임 아카데미에서 지원받아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anDLE은 PC 퍼즐게임인 ‘피그말리온’을 이번 행사에 출품했다.

피그말리온은 대학원생이 연구소에 취업해 감정이 있는 로봇을 만들어가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보여준다. 이용자는 퍼즐게임을 클리어할 때마다 스토리 진행을 볼 수 있다. 이용자들은 화면에 나오는 블록을 한번만 움직여서 없애야 한다. 움직일 수 있는 전체 회수도 제한돼 있어 클리어하기 까다롭다.

그러나 canDLE 측은 힌트 기능을 마련해 이용자들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코어라고 불리는 블록들은 로봇에게 생긴 감정을 나타낸다. 이용자들은 같은 색의 블록을 조합해 없앨 수 있다. 해당 블록들은 일직선으로 끝까지 이동하는 특성이 있다.

김홍준 개발자는 ‘피그말리온’을 연내 스팀에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 조윤찬 기자
김홍준 개발자는 ‘피그말리온’을 연내 스팀에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 조윤찬 기자

김홍준 개발자는 “퍼즐게임 유저는 완전 어려운 걸 원하거나 캐주얼한 것을 원한다. 애매한 난이도는 이용자들이 싫어한다”고 말했다. 같은 색깔의 블록을 조합하는 게임이라서 색맹이 있는 이용자들은 이용이 어려울 수 있다. 이에 canD는 게임 설정에서 색깔이 아닌 같은 모양을 맞추는 게임으로 바꿀 수 있게 했다.

1년 3개월 간 개발된 ‘피그말리온’은 연내 스팀에 출시될 예정이다. 김홍준 개발자는 “미국과 일본 시장의 10대에서 30대 사이 이용자를 주 타깃으로 설정했다”며 “최대한 많은 플랫폼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에는 스토브 인디를 생각해보고 있다. 모바일과 콘솔 플랫폼 게임으로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THANKS, LIGHT.’는 교육기관인 게임인재원에서 졸업프로젝트로 개발한 게임이다. / 조윤찬 기자
‘THANKS, LIGHT.’는 교육기관인 게임인재원에서 졸업프로젝트로 개발한 게임이다. / 조윤찬 기자

팀 라이터스는 3D 게임인 ‘THANKS, LIGHT.’를 선보였다. 이들은 2명으로 구성된 개발사다. 개발 초기 6명이 개발을 시작했지만 4명은 창업이 아닌 취업을 선택했다.

‘THANKS, LIGHT.’는 교육기관인 게임인재원에서 졸업프로젝트로 개발한 게임이다. 이용자들은 1인칭 시점으로 움직이며 장애물을 넘어가게 된다. 이 게임에선 이용자가 들고 있는 손전등으로 공중에 떠 있는 검은 단면의 도형을 비추면 3D 도형으로 변하게 된다.

이용자들은 3D 도형을 옮겨서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다. 게임 내에서 지시하는 도형모양을 찾아서 틀에 맞춰 넣는 방식이다. 개발진은 동굴, 고대 유적, 연구소 등 다양한 맵을 마련했다. 이서현 팀 라이터스 기획담당은 “빛을 반사시키지 못하면 물체가 단면으로 보일 것이라는 생각을 통해 만들게 됐다”며 “게임인재원 졸업프로젝트에서 창업까지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서현 기획담당은 ‘THANKS, LIGHT.’는 2024년 9월에 출시하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 조윤찬 기자
이서현 기획담당은 ‘THANKS, LIGHT.’는 2024년 9월에 출시하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 조윤찬 기자

이 게임에서 이용자는 손전등에서 나온 빛으로 물체를 연결해 들어올릴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서현 기획담당은 “세계관이 빛을 잃어버린 세상이다. 특수한 빛이 다시 세상에 빛을 가져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담았다. 어떻게 빛으로 물체를 들어 올릴 수 있는지 향후 개발에서 개연성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VR게임으로 만들어보면 어떻겠냐는 의견도 나오지만 그러려면 관련 개발 과정을 더 거쳐야 한다”며 “현재는 PC로 출시하는 것에 집중하려 한다. 내년 9월 정도에 출시하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야구 콘셉트 악마·원탁의 기사들 영웅… 다양한 콘텐츠 눈길

코드네임 봄은 댁빌딩 로그라이트 장르 ‘아키타입 블루’를 출품했다. / 조윤찬 기자
코드네임 봄은 댁빌딩 로그라이트 장르 ‘아키타입 블루’를 출품했다. / 조윤찬 기자

6명으로 구성된 개발사 코드네임 봄은 덱빌딩 로그라이트 장르 ‘아키타입 블루’를 출품했다. 해당 게임은 이용자가 카드를 수집해 적과 전략적으로 전투하는 게임이다.

코드네임 봄에 따르면 ‘아키타입 블루’는 원탁의 기사들 이야기에 나온 영웅들 이름을 빌려와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용자들은 8명의 영웅 가운데 한명을 선택해 모험을 하게 된다. 함께 전투할 수 있는 동료는 2개의 캐릭터로 제한된다.

이용자는 빨간 카드를 이용해 적을 근접 타격할 수 있다. 또 파란 카드를 이용해 에너지를 회복하는 등의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다. 먼저 이용자가 공격하고 다음에는 적이 공격하게 된다.

아키타입 블루는 2024년 상반기에 PC·콘솔 게임으로 스팀에 출시될 예정이다. 사진은 아키타입 블루 개발진. / 조윤찬 기자
아키타입 블루는 2024년 상반기에 PC·콘솔 게임으로 스팀에 출시될 예정이다. 사진은 아키타입 블루 개발진. / 조윤찬 기자

강선영 클라이언트 개발자는 “이용자들은 다양한 영웅들을 선택할 수 있고, 영웅마다 보유한 능력이 달라 어떤 영웅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플레이 경험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아키타입 블루는 2024년 상반기에 PC·콘솔 게임으로 스팀에 출시될 예정이다. 강선영 클라이언트 개발자는 “향후 다양한 카드를 추가할 예정이다. 아트부분과 UI부분을 전면적으로 수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스에서 게임을 체험해본 강병훈(23) 씨는 “도트 그래픽이 예쁘다”며 “메이플스토리를 처음 해봤을 때 감정이 떠올라서 몰입이 됐다. 스킬 카드를 사용하는 것도 간단했다”고 평가했다.

‘데빌리쉬 리그’는 방을 이동하면서 던전를 클리어하는 방식의 게임이다. / 조윤찬 기자
‘데빌리쉬 리그’는 방을 이동하면서 던전를 클리어하는 방식의 게임이다. / 조윤찬 기자

청강문화산업대학교의 15명 팀큐티 개발진은 ‘데빌리쉬 리그’를 출품했다. 악마가 야구 방망이를 들고 야구공처럼 생긴 악마들을 물리치게 된다. ‘데빌리쉬 리그’는 PC게임으로 스팀과 스토브 인디에 올해 하반기나 2024년 초에 출시될 예정이다.

개발진에 따르면 주인공인 베쉬는 인간모습으로 둔갑한 악마다. 야구공 모양의 적들은 야구공을 날려 주인공을 공격하는데 이용자를 이를 잘 피하고 공격해야 한다. 캐릭터의 생명이 다하면 이용자는 게임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김동주 팀큐티 PD는 “야구라는 콘센트로 적을 날려버리고 날아가서 때리고 하는 시원시원한 액션이 특징인 게임”이라고 말했다.

‘데빌리쉬 리그’는 방을 이동하면서 던전를 클리어하는 방식이다. 팀큐티 측은 ‘던그리드’와 ‘아이작’을 참고해 개발했다고 밝혔다. 던전 중간에는 상점이 있어 캐릭터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

팀큐티는 ‘데빌리쉬 리그’의 현재 던전과 저택 분위기의 배경을 현대적으로 변화시킬 계획이다. / 조윤찬 기자
팀큐티는 ‘데빌리쉬 리그’의 현재 던전과 저택 분위기의 배경을 현대적으로 변화시킬 계획이다. / 조윤찬 기자

김동주 PD는 “처음에 난이도를 어렵게 개발해서 전시회를 통해 의견을 듣고 난이도를 낮춰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는 맵에 있는 방을 선택하면 해당 방을 이동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용자들은 현재 버전에선 직접 방향키를 사용해 이동해야 한다.

팀큐티는 현재 던전과 저택 분위기의 배경을 현대적으로 변화시킬 계획이다. 김동주 PD는 “길거리, 지하철, 사이버펑크 분위기의 배경으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 프로젝트는 대부분 매출 구조를 고려하지 않고 개발해 사업화까지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은 좋은 결과가 나오면 사업화에 고민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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