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게임사 펄어비스가 공용 컴퓨터를 이용해 근무하는 방식으로 주52시간제 규제를 회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 조윤찬 기자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게임사 펄어비스가 공용 컴퓨터를 이용해 근무하는 방식으로 주52시간제 규제를 회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 조윤찬 기자

시사위크|국회=조윤찬 기자  게임업계 초과 근무 문제가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다뤄졌다. 이번 국감에 출석한 게임사는 시가총액이 3조원 가까이 되는 펄어비스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과거 펄어비스의 부당노동행위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류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노동환경이 개선됐는지 점검에 나섰다.

◇ “공용·서브 PC 근무, 직원들에 대한 기만”

10일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게임사 펄어비스가 공용 컴퓨터를 이용해 근무하는 방식으로 주52시간제 규제를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류 의원은 펄어비스 내부 직원으로부터 초과 근무 문제를 제보 받았다고 전했다.

이날에는 국감장에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가 출석해 류 의원의 질문에 답변했다. 류 의원은 지난 2020년 펄어비스의 노동환경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이에 2021년 고동노동부는 펄어비스를 조사한 결과 초과 근무한 노동자들에게 초과 수당을 미지급한 사실을 발견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류 의원은 국감장에서 펄어비스가 과거 대비 노동환경이 개선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펄어비스는 공용컴퓨터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초과근무시간 기록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펄어비스 재직자 인터뷰를 통해 확보한 내용이라는 설명이다.

류 의원은 “몇 층에는 잠금 제한 없는 PC가 있고 토요일, 일요일에는 공공PC나 서브 PC에서 일한다는 제보가 있다. 이런 이야기는 블라인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외직종을 제외한 대부분 노동현장에선 주52시간제가 시행되고 있다. 주52시간제로 인해 노동자는 1주일간 법정근로 40시간과 연장근로 12시간으로 최대 52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다.

류 의원은 “(펄어비스는) PC 오프 제도를 운영해 52시간이 지나면 컴퓨터를 못 쓰게 된다. 그러나 근무시간이 52시간에 다다르면 공용컴퓨터를 사용해 일을 하도록 하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재직자들이 여러 층에 공용PC가 있다고 알렸다”고 말했다.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는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류호정 정의당 의원 질의에 답변했다. / 조윤찬 기자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는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류호정 정의당 의원 질의에 답변했다. / 조윤찬 기자

허 대표는 “사내에서 개발 과정을 서버에 업데이트하기 위한 PC들이 있는데 그걸 통해서 PC오프제도를 우회하는 방법이 있다는 제보가 있었다”며 “모든 공용PC들은 없앨 수는 없지만 관리를 강화했다. 초과 근무가 발생한 것에 대해선 최근 정산을 해 수당을 지급했다”고 답했다.

허 대표는 공용PC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류 의원은 “근로감독을 받은 바 있는데 이를 우회한 것이다. 재직자·퇴직자·업계 관계자 인터뷰를 다 했다. 직원들은 연장 근무 문제가 개선될 줄 믿고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류 의원은 “공용 컴퓨터는 서버에 업데이트하는 데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가장 좋은 것은 모든 공용 컴퓨터를 없애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 의원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게임 업계 노동자들과 만날 것을 주문했다. 류 의원은 유 장관에게 “문체부는 이렇게 불법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방지하는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노동자들 만나는 자리를 마련해주겠다”고 덧붙였다.

게임업계 연장근무에 대해 유 장관은 업종의 특성 때문에 나타나는 문제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게임뿐만 아니라 영상 산업도 비슷한데 집중적으로 일을 하는 점이 있다”며 “이 기업들은 주52시간제를 지키려면 더 많은 직원을 고용해야 한다. 새로운 계획을 세워야 하지만 기존의 방식을 그대로 갖고 가니까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이 된 것으로 보인다. 바뀐 환경에 맞게 개선될 수 있도록 약속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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