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의 한숨이 깊어가고 있다. / 다올금융그룹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의 한숨이 깊어가고 있다. / 다올금융그룹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의 한숨이 깊어가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의 실적 정상화를 이끌기 바쁜 시점에 2대주주의 주주행동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 2대주주, 주주행동 예고

최근 자본시장 업계는 다올투자증권 2대주주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대 주주인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가 최근 주식보유 목적을 ‘일반 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김기수 대표는 지난달 20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54조 제1항 각호에 대해 회사의 주주로서 좀 더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수행할 계획이 있어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목적에서 경영권 영향 목적으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이사, 감사 등의 선임과 해임, 정관 변경 등 경영권에 영향을 끼치는 범위까지 주주 활동을 할 수 있음을 예고한 것이다.

김기수 대표는 지난 4월 SG증권발 주가조작 사태 직후 다올투자증권의 주가가 폭락했을 당시, 특수관계인과 함께 다올투자증권 주식을 집중 매수하며 2대주주로 깜짝 등장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지난 5월 9일 최초 지분 보유 공시 당시, 투자 목적을 ‘일반 투자’로 기재했지만 시장은 크게 술렁였다. 시장 안팎에선 슈퍼개미의 갑작스런 지분 매입을 놓고 적대적 인수합병(M&A)설 등 각종 루머가 난무했다. 

이후 김 대표 측의 구체적인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으면서 안팎의 우려는 가라앉는 듯 했다. 그러나 김 대표가 이번에 지분 보유 목적을 변경하며 주주행동을 예고함에 따라 시장의 이목은 다시 집중되고 있다. 

현재 김 대표의 보유 지분(특수관계인 지분 포함)은 14.34%에 달한다. 최대주주인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 및 특수관계인(25.20%)과의 지분 격차는 11%p(퍼센트포인트)다. 일각에선 양측의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러한 2대주주의 움직임은 경영진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현재 실적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처지다.  

다올투자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부상하면서 실적 및 건전성 개선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하반기부터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올 상반기엔 343억원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 4월 SG증권발 사태까지 겹치면서 혼란을 겪기도 했다.  

한편, SG증권발 사태는 SG증권발 매도 물량에 지난 4월 24일부터 나흘간 다올투자증권을 포함한 대성홀딩스·서울가스·선광·삼천리·세방·다우데이타·하림지주 등 8개 종목이 일제히 하한가를 맞으면서 촉발된 사건이다. 해당 주가폭락 사태 당시, 주가 매입을 통해 2대주주로 부상한 슈퍼개미가 어떤 움직임을 보일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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