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나라가 올해 상반기 적자전환하는 등 실적 부진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 깨끗한나라
깨끗한나라가 올해 상반기 적자전환하는 등 실적 부진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 깨끗한나라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3세 시대로의 전환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중견 제지업체 깨끗한나라가 실적 개선이란 당면과제를 좀처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거듭된 실적 부진 흐름 속에 재무구조 또한 갈수록 불안정해지는 양상이다. 신사업 추진 등의 움직임에도 개선을 향한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큰 가운데 오너 3세들이 위기를 타개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사라진 매출 회복세… 상반기 적자까지

매출액 2,602억원, 영업손실 95억원, 당기순손실 149억원. 깨끗한나라가 올해 상반기 남긴 연결기준 실적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면 매출액은 19.1% 감소했고, 영업손익 및 당기순손익은 적자전환했다.

깨끗한나라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정체 및 부진한 흐름을 이어오던 실적이 지난해 소폭의 회복세를 나타낸 바 있다. 2016년 7,000억원을 넘겼던 연간 매출액은 △2017년 6,599억원 △2018년 6,263억원 △2019년 5,941억원 △2020년 5,915억원 △2021년 5,787억원으로 내리막길을 걷다 지난해 6,064억원으로 모처럼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익성 측면에서도 들쭉날쭉한 흐름이 이어졌다. 2016년엔 18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017년과 2018년엔 각각 252억원, 292억원의 영업손실로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후 2019년 51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더니 2020년 52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영업이익은 다시 2021년 130억원, 2022년 37억원으로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이어 올해 매출이 감소세로 돌아서며 적자전환한 뒤 상황은 더욱 악화된 모습이다. 하반기에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깨끗한나라는 연간 매출액이 다시 5,000억원대로 내려앉고, 2018년 이후 5년 만에 적자전환할 수 있다.

깨끗한나라의 이러한 실적 추이는 경영 승계 사안과 맞물려 더욱 눈길을 끈다. 최근 수년간 이어져온 3세 시대로의 전환 행보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오너 2세 최병민 회장은 2019년 대표이사 자리를 내려놓은데 이어 이듬해에는 등기임원에서도 물러났고, 오너 3세 장녀 최현수 사장은 2019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으며 부친의 뒤를 이었다. 2014년 깨끗한나라 최대주주에 오른 장남 최정규 이사도 2020년 비상근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입성한데 이어 지난해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후계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승계 측면에서 중요한 시기에 실적 부진이란 당면과제는 더욱 무거워지고 있는 모습이다. 문제는 이러한 당면과제를 푸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깨끗한나라는 업종 특성상 매출의 변동 폭, 특히 성장 여지가 크지 않고 원자재 가격 등을 좌우할 외부요인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 국제 펄프가격이나 환율, 국제정세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하면 기대보단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깨끗한나라가 추진하고 나선 신사업도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긴 어렵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깨끗한나라는 올해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사업목적을 추가한 뒤 지난 7월 반려동물 전문브랜드 ‘포포몽’을 론칭했다. 본업에 기반을 둔 배변 패드와 펫 티슈 등을 우선 선보였으며, 향후 다양한 제품으로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반려동물 시장은 성장세가 뚜렷하긴 하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가격이 핵심 경쟁요소로 꼽히면서 출혈경쟁 양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 규모를 확보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은 과제이고, 수익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깨끗한나라의 실적 개선은 3세 시대를 여는 데 있어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속된 실적 부진은 승계 행보에 중대 악재 및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적자 비상등이 켜진 깨끗한나라가 위기를 타개해나가며 3세 시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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