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 수주 및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건설사간 실적 격차 예상

오는 20일 현대건설을 시작으로 국내 대형건설사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질 전망이다./ 뉴시스
오는 20일 현대건설을 시작으로 국내 대형건설사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질 전망이다./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이달 20일 현대건설을 시작으로 시공능력평가순위 상위권에 속한 국내 대형건설사들이 속속 3분기 실적을 연이어 발표할 예정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진 올해도 어느덧 하반기에 접어든 만큼 어떤 건설사가 3분기 동안 실속 있게 사업을 운영했는지를 두고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대규모 해외사업 수주에 성공한 건설사들의 실적이 크게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부실공사 등과 같이 악재가 터진 건설사의 경우 이전에 비해 실적 하락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았다.

◇ 현대건설과 DL이앤씨, 3분기 실적 전망 온도차 커

증권업계는 가장 먼저 올 상반기 사우디 등에서 해외수주 사업을 활발히 수행한 현대건설이 3분기 무난히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10일 보고서를 통해 현대건설의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전분기 대비 0.9% 감소한 7조1,000억원을,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3.2% 증가한 2,307억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시장전망치)를 11% 상회한 수치다.

한화투자증권도 현대건설이 올 3분기 매출 7조1,000억원, 영업이익 2,302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동기 대비 매출·영업이익이 각각 30.5%, 49.8%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중 영업이익은 컨센서스 2,079억원보다 10.8% 높은 수준이다.

삼성증권·한화투자증권은 지난 6월 현대건설이 수주한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 사우디 자프라 가스전 2패키지 수주 등 대규모 해외사업 수주실적이 올 3분기 호실적 달성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반해 DL이앤씨는 올 3분기 컨센서스를 하회한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DL이앤씨가 올해 3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을 각각 1조9,000억원, 754억원으로 예상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은 2.7% 올랐으나 영업이익은 35.2% 급감한 수치다. 특히 추정 영업이익의 경우 시장 컨센서스인 1,059억원보다 28.8% 낮은 규모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은 주택 매출 및 마진 하락으로 전년동기 대비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며 DL건설의 도급증액 지연 등으로 전분기대비 개선도 뚜렷하지 못한 상황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착공 물량 위축에 따른 주택 매출 감소가 우려되긴 하나 플랜트 부문의 고성장 기조, 비주택 부문의 수주 증가 등으로 탑라인(Top line, 매출) 방어는 충분히 가능할 전망”이라며 “주택 부문의 마진도 1분기 저점을 딛고 점진적인 개선이 나타나고 있어 향후 실적 개선의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 이미지 / 뉴시스, GPCA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 이미지 / 뉴시스, GPCA

◇ 주요 건설사, 외형성장세 유지…영업이익은 소폭 하락 전망

대우건설은 외형성장세는 유지하나 영업이익은 다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은 대우건설의 올 3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기간보다 16.9% 오른 2조9,000억원을,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3,6% 내려간 1,775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측했다. 

영업이익 감소 전망에 대해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3분기 해외현장에서의 환입 및 예정원가율 조정(약 300억원)과 주택 부문 마진의 베이스 부담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보증권 또한 한화투자증권과 비슷한 전망치를 내놓았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올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2조9,000억원을, 영업이익은 12.3% 감소한 1,800억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업계 1위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은 상승하지만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보증권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올 3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을 각각 4조4,360억원, 2,820억원으로 추정 집계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5.90% 오른데 비해 영업이익은 12.96% 감소한 규모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건설부문은 빌딩 주요 프로젝트의 사업종료에 따른 이익 소폭감소로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올해 전체 실적은 건설부문 중심의 전 사업부 이익 개선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4월말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를 겪은 GS건설도 올 3분기 실적이 이들 건설사와 유사할 전망이다. 최근 한국투자증권 보고서에 의하면 GS건설은 올해 3분기 매출 3조1,862억원, 영업이익 1,064억원을 각각 거둘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7.9%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14.9% 줄어든 것이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의 경우 영업정지 처분이 최종 확정되기까지 신규 주택 영업 결과가 불확실한데다 플랜트부문 수주성과도 단기간 동안 극적 반전하는 것이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GS건설이 미분양위험이 적은 지역 위주로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 중인 점과 오는 2025년까지 매년 평균 2만8,000여세대의 현장이 준공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건축·주택부문 외형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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