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3세 임지선 대표가 이끄는 보해양조가 ESG평가 결과에서 아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 보해양조
오너 3세 임지선 대표가 이끄는 보해양조가 ESG평가 결과에서 아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 보해양조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광주·전남지역 향토기업이자 중견 주류기업인 보해양조가 올해도 ESG평가에서 큰 아쉬움을 남겼다. 취임 이후 줄곧 실적 관련 과제를 짊어져온 오너 3세 임지선 대표가 ESG경영 강화라는 또 하나의 과제를 마주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ESG기준원이 최근 발표한 2023년 ESG평가 결과에 따르면, 보해양조는 가장 낮은 D등급을 부여받았다. 부문별로도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 모두 나란히 D등급이다. 한국ESG기준원의 ESG평가는 S, A+, A, B, B+, C, D 등 총 7개 등급으로 분류되며, 이 중 D등급은 ‘지배구조, 환경, 사회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거의 갖추지 못해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됨’을 의미한다.

이처럼 ‘낙제점’을 마주한 보해양조의 ESG평가 결과는 갈수록 후퇴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보해양조는 지난해에도 통합 D등급을 부여받았으나, 지배구조 부문만큼은 C등급이었다. 그보다 앞서는 2021년 통합 C등급, 2020년 통합 B등급을 부여받은 바 있다. 해가 갈수록 평가결과가 뒷걸음질치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이는 ESG평가 기준이 갈수록 강화된데 따른 측면도 있지만, ESG경영이 강조되는 시대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에 따라 보해양조를 이끄는 오너 3세 임지선 대표는 당면과제가 하나 더 늘게 됐다. 임지선 대표는 상무로 입사해 2년 만인 2015년 대표에 올랐으며, 2018년부터는 단독 대표체제를 구축한 바 있다. 하지만 줄곧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취임 첫해인 2015년 1,237억원이었던 매출액이 △2016년 1,155억원 △2017년 995억원 △2018년 820억원 △2019년 760억원으로 뚝뚝 떨어진 것이다. 또한 이 기간 2016년과 2018년, 2019년에 적잖은 규모의 적자를 남기기도 했다.

보해양조의 추락하던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임지선 대표의 단독대표 체제가 전문경영인과의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된 2020년부터다. 코로나19 영향 속에 △2020년 785억원 △2021년 837억원 △2022년 908억원으로 매출이 회복됐다. 또한 이 기간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문제는 올해다. 보해양조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6% 증가했으나 2분기에만 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상반기 영업손익 역시 적자전환했다.

이처럼 취임 이후 실적 부진에 따른 고민이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ESG평가 결과마저 거듭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덧 취임 9년차에 접어든 임지선 대표가 실적과 ESG강화라는 두 당면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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