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대표이사가 교체된다.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는 최근 자진 사임 의사를 전달한 가운데 대표이사 교체를 계기로 키움증권이 흔들린 신인도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키움증권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키움증권 대표이사가 교체된다. 영풍제지 관련 대규모 미수금 발생 사태 이후 경질설에 시달려온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는 최근 자진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 대표이사 교체를 계기로 키움증권이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고 흔들린 신인도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영풍제지 미수금 후폭풍’… 황현순 대표 결국 자진사임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오는 16일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후속 인선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는 황현순 대표가 자진 사임 의사를 밝힌 데 따른 조치다. 지난 9일 키움증권은 “황현순 대표가 대규모 미수채권 발생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기 위해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0일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고객 위탁계좌에서 4,943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영풍제지는 지난달 18일 급락세를 보인 후 불공정거래 의혹에 휩싸여 거래가 정지됐다가 같은 달 26일 주식거래 재개된 종목이다. 하한가 사태 직후 영풍제지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며 부당이익을 챙겨온 일당들이 체포됐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주식거래가 재개된 후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 회수에 나섰지만 6일 기준 회수금은 610억원에 그쳤다. 키움증권은 4,333억원의 미수금을 회수하지 못한 상태다. 

키움증권 측은 “향후 고객 협의와 법적 조치 등을 통해 미수금을 회수하겠다”고 밝혔지만 회수 작업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은 미수 채권 손실을 4분기 실적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에 해당 분기 실적엔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키움증권은 이번 미수금 사태로 리스크 관리 미흡 논란에 휘말렸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증거금률을 40%로 유지했다가 사건이 터진 후에야 100%로 조정했다. 다른 증권사들이 올 상반기부터 석연치 않은 주가 상승 흐름을 포착해 영풍제지 증거금률을 100% 올려 사전에 미수거래를 차단해온 것과 비교됐다.

여기에 키움증권은 4월 차액결제거래(CFD) 사태에 이어, 또 다시 불미스런 사태에 연루됐다는 점에서 더욱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이에 일련의 사태로 ‘CEO 책임론’까지 부상하자 결국 황 대표는 자진 사퇴 수순을 밟은 것으로 보인다. 

◇ 내부 출신 인사 하마평 무성… 외부인사 수혈 가능성은?

키움증권은 경영 공백을 막기 위해 서둘러 후임 인선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는 여러 내부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는 엄주성 부사장과 박연채 부사장이다. 엄주성 부사장은 전략기획본부를, 박연채 부사장은 홀세일총괄본부를 각각 책임지고 있다. 

엄주성 부사장은 옛 대우증권 출신으로 2007년 자기자본투자(PI) 팀장으로 키움증권에 합류했다. 이후 투자운용본부 본부장, 전략기획 본부장 등을 거치며 재무 역량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보인 바 있다. 

박 부사장은 한일투자신탁, 메릴린치, 한누리증권을 거쳐 2006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으로 합류했다. 이후 키움증권에서 10여년간 리서치센터장을 맡은 뒤 홀세일 본부로 이동했다. 박 부사장은 지난해 키움증권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이사회에 합류했다. 엄 부사장은 미등기 임원이다. 

현재 키움증권 이사회 사내이사진에는 황현순 대표와 박연채 부사장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오너인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지난 5월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사내이사직도 내놨다. 김 전 회장은 지난 4월 무더기 하한가 사태 직전, 다우데이타 주식을 대거 매도했다가 논란에 휩싸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그룹 오너에 이어 핵심 경영진이 사퇴한 만큼 키움증권이 빠르게 리더십 공백 메우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그간 내부 출신 인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인사 관행을 이어온 바 있다. 이에 이번에도 내부 출신 중 한 사람이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진다. 

물론 외부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올해 키움증권은 갖가지 구설로 신인도에 치명상을 입었으며, 금융감독원과 검찰의 조사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대대적인 조직 쇄신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외부에서 인사를 수혈할 가능성도 있다. 

과연 잇단 악재로 흔들린 키움증권을 구원할 소방수가 누가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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