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도난 종합건설사 4년 만에 최다
경기 불확실성으로 내년도 불안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까지 건설사 12곳이 부도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까지 건설사 12곳이 부도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잠시나마 회복세를 보였던 부동산 경기가 다시 침체될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올해 모두 12곳의 건설사가 부도난 것으로 파악됐다. 

건설업계는 부동산PF 자금경색, 이-팔 전쟁,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향후 부도업체 수가 더욱 늘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4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전국의 부도 건설업체 수는 총 12곳(종합건설사 6곳, 전문건설사 6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전문건설사보다 사업 규모가 큰 종합건설사의 경우 지난 2019년(10곳) 이후 가장 많은 수다.

지역별 부도 건설업체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 2곳 △인천 1곳 △경기 3곳 △부산 2곳 △충남 1곳 △전남 2곳 △경북 1곳 등으로 나타났다.

올해 1~10월까지 전체 건설사 폐업신고 건수는 총 2,860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종합건설사 폐업신고 건수는 455건, 전문건설사는 2,405건이다. 종합건설사의 폐업건수는 작년 동기 260건에 비해 75% 증가했으며 전문건설사는 2,000건 대비 13%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전체 건설사의 폐업건수는 2,260건이다.

반면 올해 1~10월 종합건설사 신규 등록건수는 1,092건으로 작년 동기 5,292건에 비해 4,000건 가량 급감했다.

건설업계 내에서는 향후 부도 및 폐업에 나서는 건설사들 더욱 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부동산 경기 관련 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추세 속에서 내년 경기 전망 역시 어둡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말 국토부가 발표한 ‘올해 9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9월 주택거래량은 전달 대비 4.1% 줄어든 총 4만9,444호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9월 누계(1~9월) 기준 착공은 12만5,862호로 전년 동기 대비 57.2% 급감했고 분양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2.2% 줄어든 10만8,710호로 집계됐다. 준공은 25만1,417호로 작년 동기에 비해 12.5% 감소했다.

또 악성 미분양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은 9,513호로 전달 대비 1.3%(121호↑) 늘었다.

그동안 알짜배기로 꼽혀 회복세를 주도했던 수도권 지역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8월 매매계약 1만6,207건을 기록하면 정점을 찍었던 수도권은 이후 9월 1만4,450건, 10월 1만1,287건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10월의 경우 아직 거래 신고기간(이달 30일)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대략 1만2,000여건 내외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11월 넷째주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변동이 없으면서 3주 연속 보합세(0.00%)를 기록 중이다. 매수문의가 줄면서 재건축‧일반 아파트 가격 모두 움직임이 멈춰섰다. 최근 서울‧수도권 내 일부 아파트의 경우 고분양가로 인해 청약 미달 사태를 겪기도 했다. 

여기에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고금리 기조, 이-팔 전쟁에 따른 고유가와 이로 인한 원자재가격 상승 가능성, 부동산 PF 보증 확산에 따른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설 등으로 인해 일각에서는 내년부터 부도 위기를 맞는 건설사들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중순경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올 연말 건설사를 상대로 한 신용등급을 재검토해 부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신평은 각 건설사별 미분양 및 유동성 대응력, 중대재해 등 안전관리 능력, PF 우발채무 부담 등의 요인을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내년 경기를 전망하는 각종 지표가 모두 안좋게 나타남에 따라 많은 건설사들이 재무건전성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경기에 대한 불확실 요소가 많아 수익성이 보장된 사업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건설사들은 각종 비용 절감을 위해 보수주의에 입각해 내년 예산을 수립하려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기초체력이 충분치 못한 중견건설사의 경우 그간 다소 무리하게 추진했던 사업들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며 “수도권-지방 간 분양시장 양극화, 고금리 기조 장기화. 부동산 PF 부실화 등으로 내년 상반기 무너지는 중견건설사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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