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시공사 선정 1차 입찰서 GS건설 및 삼성물산 모두 입찰 포기
최근 시공사 선정 위한 2차 설명회 개최… 조합, 기존 공사비 제시해 논란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을 위한 1차 시공사 선정이 지난달 중순 무산됐다. / 뉴시스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을 위한 1차 시공사 선정이 지난달 중순 무산됐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서울 재개발사업 중 ‘노른자’로 꼽히는 노량진1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이하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사 선정을 두고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에서도 최근 건설업계의 최대 현안인 공사비 증액 이슈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당초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됐던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 선정은 지난달 중순경 한차례 무산된 바 있다. 이후 조합은 지난 6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2차 현장설명회를 개최했다.

업계는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사 선정이 지연된 가장 큰 이유로 ‘공사비’ 이슈를 꼽았다. 지난달 시공사 선정 입찰 과정에서 단 한 곳의 건설사도 입찰하지 않은 것도 조합이 예상보다 적은 공사비를 제안했기 때문인 것으로 봤다. 

일각에서는 이번 시공사 재선정 과정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차 현장설명회에서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가 지난달 유찰된 시공사 선정 입찰 때와 동일해서다.

◇ 예상 외 난관 빠진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  

지난 2003년 서울시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대방동 일대 73만8,000㎡를 재개발하고자 2차 뉴타운지구(이른바 ‘노량진뉴타운’)로 지정했다. 이어 2009년 서울시는 이 지역을 6개 구역으로 나눴고 이듬해인 2010년에는 대방동 일대 1,000㎡가 7·8구역으로 추가됐다.

이 가운데 노량진1구역은 지하철 1·9호선 노량진역 존재에 따른 입지 조건, 총 2,992가구 규모의 대단지 등으로 인해 ‘노량진뉴타운’ 내에서도 ‘노른자’로 꼽히고 있다.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은 올해 들어 난관을 겪기 시작했다. 조합은 올해 3월 동작구청으로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뒤 시공사 선정에 착수하려 했으나 시공사 선정계획안과 관련해 마감재 품질 관련 문구 삽입 등을 두고 동작구청과 갈등을 빚었다. 결국 사업이 잠시 중단됐으나 7월 조합이 동작구청의 요구사항을 전격 수용하면서 사업은 재개됐다.

지난 9월 조합은 시공사 선정을 위한 1차 현장설명회를 열었고 시공사 수주전은 GS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으로 압축됐다. 지난달 17일 조합은 입찰마감일인 같은달 20일로부터 이틀 전까지 보증금 500억원을 납부해달라고 GS건설과 삼성물산에 요청했다. 하지만 두 건설사 모두 보증금을 납부하지 않았고 결국 시공사 선정 과정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조합은 지난 6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2차 설명회를 열었다. 당시 설명회에는 GS건설‧삼성물산‧호반건설‧포스코이앤씨‧효성중공업‧금호건설 등 6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 뉴시스
최근 국내 도시정비사업 현장 곳곳에서 공사비로 인한 조합과 건설사간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 뉴시스

◇ 노량진1구역서도 업계 최대 현안 ‘공사비 이슈’ 불붙기 시작 

건설업계는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사 선정 지연의 가장 큰 원인이 공사비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공사비 이슈가 해결되지 않는 한 향후 시공사 선정 과정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조합은 최초 3.3㎡당 공사비를 695만원을 제시했다가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730만원으로 올렸다. 하지만 지난 6일 2차 현장설명회에서도 동일하게 3.3㎡당 730만원을 또 다시 제시하면서 공사비 분쟁의 싹을 남겼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첫 시공사 선정 입찰 과정에서 두 건설사(GS건설·삼성물산) 모두 조합이 내건 입찰조건이 다소 불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공사비 변동이 적은 부분이 입찰 포기를 결정한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2차 현장설명회에서 참석한 건설사들도 기존과 마찬가지인 공사비를 보고 적잖이 당황했다”며 “노량진1구역은 입지조건에서는 당연히 월등하다. 단 최근 정비업계 여건이 전반적으로 좋지 못한 상황이기에 건설사들은 섣불리 결정하기보단 시간을 두고 내년 2월 입찰 때까지 여러 사안을 종합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노량진1구역이 서울 내에서도 대단지에 속하므로 건설사들은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를 수용해도 수익을 얻을 수 있을지 신중히 검토 중일 것”이라며 “앞서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펼쳤던 두 건설사가 입찰보증금을 납부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공사비에 대한 부담이 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시정비사업 뿐만아니라 리모델링, 물류센터 건설 등 전국 현장 곳곳에서 공사비로 인한 갈등이 터지고 있는 상황에서 적절한 공사비 수준에 대한 합의가 없다면 노량진1구역 역시 자칫 시공사 선정이 장기간 표류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두 건설사가 입찰을 포기했다는 것은 그만큼 공사비에 따른 리스크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럼에도 조합이 같은 규모의 공사비를 제시한 것은 대단지 규모 및 입지조건 등 노량진1구역 가진 강점을 바탕으로 자신감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뒤이어 “다만 지난 9월 알짜배기 중 한 곳인 여의도 공작아파트 재건축사업 시공사 선정 입찰도 1차에 이어 2차까지 실패한 만큼 더 이상 서울·수도권 지역이라 해서 공사비 이슈를 과거처럼 소홀히 넘길 수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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