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누적 859대, 2.5%↑… 4년 역성장 마침표 찍을까
CT4, 25∼26년식 끝으로 단종설… 韓 재출시 안갯속
전기차 리릭, 출시 일정 내년으로 연기… 문제는 트림과 가격

캐딜락이 올해 4년의 역성장을 끝으로 반등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캐딜락 전기차 리릭 앞모습. / 캐딜락 코리아
캐딜락이 올해 4년의 역성장을 끝으로 반등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캐딜락 전기차 리릭 앞모습. / 캐딜락 코리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미국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캐딜락이 국내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특히 캐딜락은 지난해까지 4년째 역성장을 기록해 올해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 지난해 8월부터 국내 판매를 중단한 중형 세단 CT4가 미국에서 단종설이 퍼지고 있어 국내 복귀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사실상 세단 라인업이 붕괴된 꼴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여기에 올해 연말 국내에 출시 예정이던 전기차 리릭은 내년으로 출시 일정이 연기됐다.

먼저 캐딜락은 올해 11월까지 국내에서 총 859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838대) 대비 2.5% 상승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다만 12월 판매 실적이 부진할 경우 올해도 역성장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도 존재한다. 지난해 연간 판매 실적은 977대다. 캐딜락이 이번달 118대 이상을 판매해야 역성장을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캐딜락의 올해 월 평균 판매 실적은 약 78대에 불과하며, 월 100대 이상 판매를 기록한 때는 6월(106대)과 11월(115대) 단 두 차례에 그쳤다. 사실상 12월 판매 실적이 118대 이상을 기록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 경우 캐딜락은 2017년과 2018년 2,000대 이상 판매(2,008대, 2,101대)를 기록한 후 2019년부터 5연속 역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2021년부터는 연간 실적이 1,000대 미만에 그치고 있다.

캐딜락이 연 2,000대 이상의 성적을 기록한 때는 플래그십 세단 CT6 모델이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가 될 때다. CT6는 2016년 7월 국내에 출시됐다. 당시 국내 판매가격은 7,880만원부터 책정돼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여기에 2017년 9월에는 ‘2.0ℓ 터보’ 엔진을 탑재한 다운사이징 모델을 6,980만원에 출시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CT6는 2017년 806대, 2018년 951대가 판매되며 캐딜락의 성장을 견인했다.

그러나 캐딜락은 2019년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리본 CT6’를 투입하면서 가격을 인상했다. 이로 인해 2019년 CT6의 판매 실적은 525대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으며, 2020년에는 CT6 국내 판매 중단을 위한 절차에 돌입하며 재고물량 떨이에 나서 731대 판매를 기록했다. 이어 2021년 1월 16대 판매를 끝으로 CT6는 국내 시장을 떠났다.

CT6 국내 판매 중단에 앞서 캐딜락은 2020년 9월 중형 세단 ATS와 준대형 세단 CTS의 후속모델로 각각 CT4, CT5를 새롭게 출시했지만 두 모델 모두 CT6의 빈자리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준대형 세단인 CT5는 2020년 93대 및 CTS 재고 17대까지 포함해 총 110대가 판매된 이후 2021년 160대로 판매가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76대로 판매가 급감했으며, 올해도 지난달까지 60대 판매에 그쳤다. CT5의 연간 실적은 2019년 CTS의 223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캐딜락 중형 세단 CT4는 지난해 7월 이후 국내 판매가 중단됐다. / 캐딜락 코리아
캐딜락 중형 세단 CT4는 지난해 7월 이후 국내 판매가 중단됐다. / 캐딜락 코리아

중형 세단 CT4는 CT5보다 더 부진하다. 2020년 CT4가 출시된 첫해 판매는 27대를 기록했으나 2021년 80대로 판매가 성장해 이전 모델 ATS의 2019년 실적(67대)도 넘어섰다. 그러나 2022년 들어 CT4는 상반기 16대 판매에 그쳤고, 7월 1대 판매를 끝으로 국내에서 판매가 중단됐다.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 측에서는 앞서 캐딜락 CT4의 판매 중단에 대해 “반도체 부품 수급 문제로 인한 일시적인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이후 약 1년 반이 흘렀음에도 CT4 재도입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소식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에서는 캐딜락이 CT4 모델을 단종할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 뉴스에서는 “The Cadillac CT4 compact sedan will be phased out in 2025 or 2026(캐딜락 CT4는 2025∼26년 단계적으로 단종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국 지엠 오토리티(GM Authority) 매체에서도 지난달 17일 “우리는 북미나 중국 등 CT4의 최대 시장에서 차세대 CT4 프로토타입 등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고, GM 측이 CT4의 모델 체인지를 진행하고 있다는 어떠한 징후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그에 반해 CT5 신형 프로토타입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는 점을 강조하면서 CT4의 단종에 무게를 실었다.

캐딜락 CT4의 단종설이 피어나는 이유로는 미국 내에서도 판매실적이 신통치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캐딜락은 올해 3분기까지 미국에서 총 11만836대를 판매했는데, CT4는 7,339대에 불과하다. 전기차 리릭을 제외하면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는 최저 판매치를 기록한 모델이다.

캐딜락 CT4의 국내 복귀 가능성은 희미해 보인다. 사실상 GM한국사업장이 캐딜락 모델을 하나둘씩 국내에서 철수시키는 모습이다. CT4가 많은 판매를 기록한 모델은 아니지만 중형 세단은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차종이다. 그럼에도 캐딜락이 CT4 판매를 중단한 것은 이 시장을 포기한 것으로 비쳐지기도 해 안타까운 점이다.

올해 연말 출시 예정이던 캐딜락의 전기차 리릭이 미국 본사의 사정으로 인해 한국 출시 일정이 내년 1분기쯤으로 연기됐다. / 캐딜락 코리아
올해 연말 출시 예정이던 캐딜락의 전기차 리릭이 미국 본사의 사정으로 인해 한국 출시 일정이 내년 1분기쯤으로 연기됐다. / 캐딜락 코리아

여기에 캐딜락의 신차 출시 일정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GM한국사업장은 당초 올해 4분기 캐딜락의 전기차 리릭을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미국 본사의 배터리 생산 지연과 전미자동차노조(UAW)의 대규모 파업이 얽혀 국내 출시 일정이 연기됐다. 현재 캐딜락 딜러사 영업사원들 사이에서는 리릭의 국내 출시 일정이 내년 3월쯤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직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전 예약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

리릭은 GM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얼티엄’을 기반으로 제조한 최초 모델이자 캐딜락이 처음 선보이는 순수 전기차(BEV) 모델이다. 북미 시장 인증 기준으로 완충 시 494㎞를 주행할 수 있으며, 차체 크기는 길이가 약 5m(4,996㎜), 너비(폭)가 1,976㎜, 앞뒤 타이어 사이 거리(축간거리, 휠베이스)가 3,094㎜에 달한다. 비슷한 크기의 전기차로는 BMW iX 정도가 있다.

캐딜락 리릭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그 이유는 해외 판매 가격이 합리적으로 책정됐기 때문이다. 미국 권장 소비자가격(MSRP)은 최소 5만8,590달러(7,725만원)부터며, 중국에서는 최저 29만7,700위안(5,456만원)부터 트림을 구성해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에 출시되는 리릭은 가격이 1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캐딜락이 국내 시장에 판매 중인 모델을 살펴보면 대부분 최고급 트림 스포츠 단일 트림으로 판매하거나, 그 바로 아래 프리미엄 럭셔리와 함께 2개 트림으로 판매하고 있다. 캐딜락 리릭도 럭셔리·스포츠 2개 트림의 미국 판매가격은 6만2,690달러·6만3,190달러부터로, 환산하면 약 8,300만원 내외다. 여기에 운송비 등을 고려할 시 9,000만원∼1억원 수준으로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캐딜락이 내년 반등을 통해 부흥기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신차 가격을 보다 합리적으로 책정하기 위해 다양한 트림을 국내 시장에 출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GM한국사업장 관계자는 “리릭은 원래 연내 출시 예정이었으나 미국 본사의 내부적인 사정 등으로 인해 출시 시기가 조금 조정됐다”며 “국내 도입 트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는데, 부품의 수급 문제나 배터리 등 가격 인상 등 요인이 존재해 면밀히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CT4는 미국에서도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 국내 재출시 일정이 아직까지는 확정되지 않았다”며 “내년 초쯤에 국내 사업계획 등을 발표할 시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때 관련 내용을 발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캐딜락 11월 판매실적
2023. 12. 11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 뉴스 및 GM오토리티 캐딜락 관련 보도
2023. 12. 11 오토모티브뉴스, GM오토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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