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캐딜락·링컨 100대 미만… 1∼7월 누적 캐딜락 561대·링컨 731대
캐딜락 SUV 4종·세단 1종, 링컨 SUV 4종… 전동화 라인업 부재

미국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캐딜락과 링컨이 국내 시장에서 저조한 실적을 이어오고 있다. 사진은 올해 하반기 국내 시장에 출시 예정인 캐딜락 리릭. / 캐딜락
미국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캐딜락과 링컨이 국내 시장에서 저조한 실적을 이어오고 있다. 사진은 올해 하반기 국내 시장에 출시 예정인 캐딜락 리릭. / 캐딜락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에서 미국산 프리미엄 브랜드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그중 하나로 ‘빈약한 라인업’이 꼽힌다. 하반기 남은 기간 동안 캐딜락과 링컨이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7월 수입 승용차 등록통계 자료에 따르면 캐딜락과 링컨은 지난달 각각 73대, 50대 판매를 기록했다. 월간 판매 100대 미만을 기록한 브랜드를 살펴보면 벤틀리·람보르기니·마세라티·롤스로이스·GMC 등 다수가 억대를 호가하는 럭셔리카 또는 슈퍼카 브랜드다.

그에 반해 캐딜락과 링컨은 상대적으로 대중적인 프리미엄 브랜드임에도 부진한 성적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누적 판매대수도 캐딜락이 561대, 링컨은 731대다. 그나마 캐딜락은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21.4% 소폭 상승했지만, 링컨은 전년 대비 58.1% 줄어든 역성장을 기록했다.

양사의 공통점으로는 국내에 판매 중인 모델이 많지 않으면서 SUV 위주로 구성됐으며, 여기에 전동화 모델인 전기차가 전무하다는 점이다.

캐딜락은 현재 SUV 4종과 세단 1종을, 링컨은 SUV만 4종으로 라인업을 구성해 국내 시장에서 판매 중이다. 양사가 SUV 위주의 라인업을 구성한 이유로는 현재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SUV 인기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미국 본사에서부터 생산 모델을 SUV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한국 시장을 살펴보면 국산과 수입차를 가리지 않고 월간 및 누적 판매대수에서 세단 모델이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세단의 인기가 상당하다.

이러한 시장 상황과 달리 캐딜락은 한때 잘나가던 브랜드 플래그십 세단 CT6 리본을 국내 시장에서 판매 중단을 결정했고, 이어 최근에는 CT4까지 판매를 중단한 후 현재는 에스컬레이드·XT6·XT5·XT4 SUV 4종과 CT5 1종 등 총 5개 모델을 판매 중이다. 전부 내연기관 모델이며 전기차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중국 시장에서는 CT4·CT5을 비롯해 CT6 리본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까지 판매를 이어오고 있으며, 전기차 리릭도 출시해 판매를 개시했다.

이러한 점에 빗대보면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의 캐딜락 브랜드 판매 전략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 모습이다. 그나마 올해 4분기쯤 전기차 모델 리릭을 국내 시장에 출시할 계획을 밝힌 만큼 올해 연말쯤부터는 분위기를 반전할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링컨은 국내 시장에서 세단 모델을 전부 단종하고 SUV 모델만으로 영업을 이어오고 있지만 실적은 신통찮다. 일각에서는 빈약한 라인업과 연이은 가격 인상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떠나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사진은 에비에이터 제트 패키지 모델. / 포드코리아
링컨은 국내 시장에서 세단 모델을 전부 단종하고 SUV 모델만으로 영업을 이어오고 있지만 실적은 신통찮다. 일각에서는 빈약한 라인업과 연이은 가격 인상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떠나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사진은 에비에이터 제트 패키지 모델. / 포드코리아

이어 링컨 브랜드가 국내에서 판매하는 모델을 살펴보면 네비게이터와 에비에이터, 노틸러스, 코세어 4종 모두 SUV 모델임을 알 수 있다.

링컨이 SUV 중심의 라인업을 꾸린 이유는 미국 포드 본사가 지난 2021년쯤 포드·링컨 브랜드에 대해 포드 머스탱을 제외하고는 모든 세단 라인업을 단종하고, 포드·링컨 브랜드를 SUV 및 픽업트럭 모델만을 생산하는 SUV 전문 브랜드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지난 2016년 단종 14년 만에 부활시킨 플래그십 세단 링컨 컨티넨탈을 비롯해 MKZ 등 세단 모델을 2021년 순차적으로 단종했다.

브랜드 전략을 바꾼 당시(2021년)에는 링컨의 연간 판매 실적이 3,627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7.4% 성장했지만, 세단 소비자를 공략하지 못했기 때문인지 2022년에는 2,548대로 29.7% 감소하는 성적을 기록했다.

여기에 전동화 모델의 부재로 다른 수입차 브랜드와 경쟁에서 한발 뒤처지면서 올해도 역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더군다나 링컨은 캐딜락과 달리 아직 전기차 투입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다른 수입차 브랜드 대비 전동화 전환이 더딘 것으로 보이는 대목으로, 시장의 흐름을 타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 외에도 링컨은 연이은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외면 받고 있다. 지난해 3월 출시한 중형 SUV 모델 노틸러스의 경우 최근 가격을 470만원 인상했다. 국내 출시 1년 만이다. 이는 연식변경에 따른 가격 인상이다. 올해 연말 또는 내년 초쯤 투입 예정인 신형 노틸러스의 경우 한 번 더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또 준대형 SUV 에비에이터의 경우에도 지난해까지는 가격이 8,500만원 내외부터 9,500만원대 내외였으나, 올해 판매 모델은 9,200만원대부터 1억700만원대로 책정하는 등 가격이 크게 인상됐다. 이러한 연이은 가격 인상은 경쟁력 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캐딜락과 링컨은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독일 등 유럽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보다 인지도가 낮은데 여기에 라인업까지 빈약해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실적을 반등하기 위해서는 차량 가격을 재조정하거나,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신차)를 출시하고 라인업을 탄탄하게 재정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캐딜락, 링컨 2023년 7월 판매실적 자료
2023. 8. 7 한국수입자동차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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