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조1구역 및 잠실 진주아파트 등 정비사업장 곳곳에서 공사비 이슈 쟁점화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시공사업단, 공사비 추가 증액분 감액에 최근 합의

새해 들어서도 공사비 이슈로 인한 조합과 시공사간 분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새해 들어서도 공사비 이슈로 인한 조합과 시공사간 분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시작됐음에도 건설현장 곳곳에선 공사비를 둘러싼 분쟁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한 고금리‧고물가 기조, 건설경기 침체 지속 전망 등으로 인해 올해 역시 작년과 마찬가지로 ‘공사비’ 이슈는 업계 내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상황에서 공사비 증액 분쟁으로 과거 초유의 공사중단까지 겪었던 둔촌주공아파트가 최근 조합과 시공사업단과의 합의로 추가 공사비 증액에 합의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 ‘공사비 수령 제로(0)‘ 현대건설, 예고대로 새해 첫날 유치권 행사

2일 현대건설 및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1일 현대건설은 앞서 예고한 바와 같이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 재개발사업 공사를 중단했다. 당시 현대건설은 공사 중단과 함께 유치권 행사에 돌입했고 일부 공사 장비도 철수시켰다.

대조1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은평구 대조동 일대 11만2,000㎡ 부지를 재개발해 지상 25층, 28개 동 총 2,451가구의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지난 2017년 6월 조합은 총회를 열고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고 지난 2019년 5월 관리처분인가가 떨어지자 주민 이주 및 철거 작업을 진행했다. 계획상 지난 2021년부터 착공을 시작하려 했으나 조합 집행부 교체 등의 내홍으로 인해 지난 2022년 10월이 돼서야 착공이 이뤄졌다.

하지만 2022년 10월 착공 이후 조합장 직무 정지 및 관련 소송 등으로 인해 사업운영 주체인 조합이 사실상 사라지게 됐고 이에 따라 작년 상반기 예정됐던 분양도 수포로 돌아갔다.

현대건설은 착공 이후 1,800억원 가량의 공사비를 단 한푼도 받지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작년 12월 20일 현대건설은 토지등소유주(조합원)들에게 공문을 보내 공사 중단 이유와 함께 올해 1월 1일부터 공사 중단을 실시하겠다고 알린 바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말 조합원들에게 일일이 공문을 통해 공사 중단 이유, 현재까지 상황에 이르게 된 이유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며 “현재까지 신규 조합 구성과 관련해 들은 바는 없다. 단 조합이 신속하게 총회를 통해 조합 집행부를 새롭게 구성한다면 언제든지 공사 재개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HDC현산 시공, ‘잠실래미안아이파크’도 공사비 이슈 부상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 진주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잠실래미안아이파크’ 현장도 공사비 이슈로 인해 분양 지연·공사 중단 등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조합은 작년 12월 26일 임시총회를 열고 총공사비를 기존 7,947억원에서 1조4,492억원으로 약 82% 올리는 ‘공사계약 변경 약정서(2차)’ 안건을 상정했지만 절반 이상의 조합원들이 반대하면서 해당 안건은 부결됐다. 

다만 당시 총회에 올랐던 ‘공사계약 변경 약정서(2차)’ 안건은 공사비 증액 확정이 아닌 한국부동산원의 검증 대상 금액을 확정하는 안건이다. 즉 해당 안건이 통과됐다면 조합과 시공사는 올 상반기 한국부동산원에 추가 공사비 증액분 1조4,492억원에 대한 검증을 요청할 방침이었다. 

지난해 8월말 시공사인 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은 조합에 공문을 보내 문화재 발굴 지연, 물가상승 등을 이유로 공사비를 기존 3.3㎡당 660만원에서 889만원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통보했다. 이보다 앞선 작년 4월 조합은 이미 한 차례 시공사의 3.3㎡‘당 660만원 공사비 인상 요구안을 수용한 바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작년 12월말 공문을 통해 일정에 따른 마감재 등의 시공을 위해 공사비 증액 관련 부분을 빨리 조정해달라고 조합 측에 요청했다”면서도 “항간의 공사 중단 우려와 달리 지금도 최선을 다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합과는 원만한 합의를 통해 공사비를 조정하고자 계속 협의를 진행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공사비 분쟁으로 과거 공사가 중단됐던 둔촌주공아파트가 최근 조합과 시공사업단간 합의로 공사비 추가 증액 문제가 종결됐다. / 뉴시스
공사비 분쟁으로 과거 공사가 중단됐던 둔촌주공아파트가 최근 조합과 시공사업단간 합의로 공사비 추가 증액 문제가 종결됐다. / 뉴시스

◇ 둔촌주공, 공사비 추가 증액 문제 해결

이처럼 국내 여러 사업장이 공사비 이슈에 따른 분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업단은 추가 공사비 증액에 합의를 도출하면서 귀감이 되고 있다. 현재 사실상 공사비 증액 문제 해결책으로는 조합과 시공사간 합의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시공사업단(현대건설‧롯데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 및 조합 등에 의하면 조합은 작년 12월 27일 임시총회를 개최해 시공사업단과 협의한 공사비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공사비 증액분 중 변경된 금액은 기존 1조1,385억원에서 약 15% 낮아진 9,985억원이다.

둔촌주공아파트는 지난 2022년 4월 15일 공사비 증액 이슈로 인해 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 그러다가 양측이 공사비 증액에 합의하면서 같은해 10월 17일 공사가 재개됐다. 다만 문제는 공사 재개 이후 발생한 공사비 추가 증액분 1조1,385억원이 새로운 분쟁거리로 등장했다는 점이다.

이에 시공사업단과 조합은 한국부동산원에 공사비 증액분의 타당성에 대한 검증을 요청했다. 그 결과 한국부동산원은 전체 증액분 중 14% 수준인 1,621억원에 대해서만 검증 가능하다는 답을 내놓았고 이 중 377억원을 감액하라고 권고했다. 당시 한국부동산원 측은 “검증에서 제외된 9,764억원은 법리적 판단이 요하는 등 조합과 시공사업단간 합의가 필요한 금액적 부분과 금리 반영이 필요한 금융비용 등으로 본 기관이 임의로 검증할 수 없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 검증 이후 조합과 시공사업단은 지속적으로 협상을 이어오다 최근에서야 공사비 증액분 1조1,385억원 중 1,400억원을 감액한 9,985억원을 증액하기로 합의했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시공사업단에서 양보할 수 있는 부분을 충분히 배려했고 조합에서도 이를 수용하는 등 상호간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공사비 증액 관련 협의가 마무리됐다”며 “향후에도 조합과 꾸준히 대화를 통해 문제점을 협의하고 조합원들이 최대한 빠르게 입주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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