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태리가 영화 ‘외계+인’ 2부(감독 최동훈)로 관객 앞에 선다. / CJ ENM
배우 김태리가 영화 ‘외계+인’ 2부(감독 최동훈)로 관객 앞에 선다. / CJ ENM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지난해 드라마 ‘악귀’로 연기대상까지 꿰차며 자신의 진가를 또 한 번 입증한 배우 김태리가 영화 ‘외계+인’ 2부(감독 최동훈)로 새해 포문을 연다. 관객과의 만남에 설레는 마음을 내비친 그는 “사랑받고 사랑한 작품”이라고 진심을 전하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오는 10일 개봉하는 ‘외계+인’ 2부는 치열한 신검 쟁탈전 속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는 가운데 현재로 돌아가 모두를 구하려는 인간과 도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최동훈 감독의 첫 시리즈 연출작으로, 지난해 7월 개봉한 1부를 잇는 시리즈 완결편이다.

김태리는 신검을 찾아 모두를 지키기 위해 미래로 돌아가려는 이안을 연기했다. 1부에서 고난도 액션까지 탁월하게 소화하며 한계 없는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김태리는 2부에서 더욱 다채로운 액션 연기는 물론, 이안의 외로운 내면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잃지 않는 강인한 모습까지 다층적인 면모를 섬세하게 표현해 호평을 얻고 있다. 

지난 4일 <시사위크>와 만난 김태리는 2부 개봉 소감부터 촬영 비하인드, 최동훈 감독과의 작업 과정 등 ‘외계+인’과 함께한 시간을 돌아봤다. 1부 흥행 실패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들을 수 있었다. 

김태리가 ‘외계+인’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 CJ ENM
김태리가 ‘외계+인’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 CJ ENM

-1부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는데, 어떤 마음으로 2부 개봉을 기다렸나. 

“아쉬움은 당연히 있었지만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그래서 2부는 어떻게 해?’라는 것에 치중했던 것 같다. 모두가 다 한마음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배우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으니까 그냥 감독님을 응원하고 그랬다. 작품이 흥하고 흥하지 못하고는 하늘의 뜻이라는 생각이 든다. 배우는 일단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 임한다. 그것까지가 배우의 역량이다. 이유라고 짚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작용하는 것 같다. 2부를 준비해야 하는 입장에서 감독님이 빨리 다시 마음을 잡고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응원하는 정도의 힘을 보태드렸던 것 같다.”

-완성된 2부는 어떻게 봤나. 

“진짜 관객처럼 잘 봤다. 보통은 아쉬운 것이 많이 보이고 내가 나오는 장면에서 ‘으악’ 하면서 눈도 가리고 못 보고 그러는데, 이번 영화는 정말 관객처럼 봤다. 시사회 때 본 게 3번째였는데 완성도 높은 영화를 본 것 같아 좋았다. 제일 좋았던 것은 사랑하는 두 신선(청운, 흑설)이다. 이 영화 전체를 통틀어 최동훈 감독님과 두 신선의 팬이다. 코미디가 어려운데 정말 잘 하시더라. (이)하늬 언니도 정말 좋았다. 너무 웃기고 진짜 잘한다. 새해를 여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있어서 그런지 설레는 마음이 크다. 편한 마음으로 와주셨으면 좋겠다. 워낙 세계관이 독특하고 시공간을 오가는 설정이다 보니 편안한 마음으로 와서 이야기 자체에 빠져서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이안에게 많은 일이 일어나고 여러 인물과 마주해야 하고 굉장히 표현해야 할 감정이 많았다. 어려움은 없었나.

“무조건 상황에 집중했다. 이 인물이 이 순간 가질 생각, 머릿속에 드는 생각이 뭘까 집중했다. 1부 때는 ‘죽고 싶지 않아’였고 2부에서는 ‘죽어야만 해, 하지만 두려워’였다. 굉장히 복잡한 감정이지만 그 생각 하나에만 집중해서 촬영했던 기억이 난다. 아쉬움이야 항상 남는 거지만 그런 경우에는 보통 감독님의 눈을 믿었다.”

-가장 고민한 지점은 무엇인가.  

“이 시점에서 표현해야 할 것이 어디까지인지 감독님에게 많이 물어봤다. 배우는 끝까지 알고 있으니까 뒷부분까지 다 섞은 ‘나’를 연기하려고 한다. 그런 점들을 감독님이 자꾸 빼려고 했다. 관객을 따라가야 한다는 말을 했다. 연기는 기세라고 생각하는데, 정답이 없는 문제니까 뻔뻔하게 하는 거다. 걱정을 떨쳐내고 내 것을 정답으로 만드는 것, 그렇게 관객을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외계+인’에서 이안을 연기한 김태리. / CJ ENM
‘외계+인’에서 이안을 연기한 김태리. / CJ ENM

-이안을 표현하는 데 중점적으로 가져가고자 했던 핵심은 무엇인가. 

“인간적인 모습이다. 굉장히 냉철하고 계산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발달된 신체 능력과 높은 지적 수준을 갖고 있어 비인간적인 면모가 있기도 한데, 그 안에서 이안이 갖고 있는 다정함이나 선함, 약간의 허술함 등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또 ‘감정’에 집중했다. 거의 기억에서 잊혔겠지만 계속해서 마음속에 있던 인연과 끊어지지 않은 실 같은 게 이어졌을 때 그 애틋함은 굉장한 강도였을 것 같더라. 그 지점을 표현하면 이안이 가진 외로움도 잘 표현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액션도 1부보다 더 다채로웠다. 과정은 어땠나.  

“몸 쓰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무술 감독님한테 뒤에서 ‘더요, 더 화려한 거요’라고 이야기했다.(웃음) 그런데 항상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안의 무술은 간결하고 정직한 동작이어야 했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화려함은 없었다. 아쉬웠다.(웃음) 부담은 당연히 있지만 액션이 전문이 아니니까 할 수 있는 것 안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열심히 연습했다. 특히 기본 동작을 열심히 연습했다. 확확 바뀌는 상황 속에서도 유연하게 동작을 할 수 있도록 잘 숙지하고자 했다.”

-무륵과 이안의 관계성도 흥미로웠다. 류준열과의 호흡은 어땠나. 

“‘또래’라는 게 있잖나. 나와 같은 세대의 배우가 함께하고 있지 않더라도 어딘가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기분 좋은 일이고 그 인연이 닿아 만나는 순간 너무 편안한 마음으로 의지하면서 작업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런 것만으로도 너무 좋다. (류)준열 오빠 역시 내게 그런 배우이자 좋은 친구다.” 

성장을 멈추지 않는 김태리. / CJ ENM
성장을 멈추지 않는 김태리. / CJ ENM

-최동훈 감독, 또 그의 현장에서 배운 점이 있다면.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이다.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잘 느껴졌다. 애정하는 마음과 사랑스러운 마음이 작품에 녹아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사랑스러운 영화를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정말 행복했고 사랑받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감독이 자신의 작품 속 배우를 사랑한다는 게 당연해 보일지 몰라도 어떻게 보면 대단한 일인 것 같기도 하거든. 그 사랑이 받는 배우에게는 굉장히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이번 작업을 하면서 느꼈다. 감독님과의 작업이 정말 행복했고 즐거웠다. 꼭 다시 만나고 싶다.”

-어느덧 연기 생활 8년 차다. 지난해에는 드라마 ‘악귀’로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대상은)작품이 받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대표로 받은 것뿐이다. 지난해 너무 감사히 ‘악귀’라는 작품으로 잘 마무리한 것 같아 좋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항상 불안했다. 보다 나은 지점이 분명히 더 있을 텐데 거기까지 못했다는 생각을 늘 했다. 그런 생각들이 촬영하는 과정 중 스트레스나 즐거움을 앗아가는 이유가 됐기 때문에 스트레스 없는 작업을 하고 싶었고 최대한 그 생각을 제거하고 싶었다. 그리고 많은 시청자를 만나면서 내가 했던 것이 정답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만약 그게 정답인 줄 알았다면 더 잘했을 수 있었을 텐데, 불안에 떨면서 덜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 의미에서 ‘기세로 밀고 나가자, 생각한 것을 잘 해내자’는 마음을 먹고 있다.” 

-올해 계획은. 

“올해는 드라마 ‘정년이’ 작업을 계속할 것 같다. ‘악귀’를 통해 동료와 소통하는 법을 배웠고 그렇게 소통했을 때 나온 결과물에 대한 믿음도 생겼다. ‘외계+인’에서는 (류)준열 오빠가 그 역할을 많이 해줬다. ‘정년이’에서는 또 어떤 걸 배울지 기대가 된다. 열심히 촬영해서 올해 안에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으니 기다려주면 좋겠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